익명소설

익명 소설
앙투안 로랭 지음, 김정은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4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소설 속의 살인이 현실이 되었다’는 문구는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기에 읽기 시작했다. 책의 두께가 얇은 편인데 내용은 묵직하고 무게감이 있다. 프랑스 문학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위 작품말곤는 처음인데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원고 검토부라는 곳도 새롭고, 등장인물들도 매력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비올렌’은 성공한 편집장이다. 그녀는 비행기 사고를 당해 죽을 고비를 겨우 넘기고도 ‘설탕꽃들’이 콩쿠르트상을 받을 수 있을까를 걱정하는 진정한 워커홀릭이다. 그런 그녀는 부상을 당해 온전치 못한 다리로 출근을 한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무언가 되게 낯설다. 해비스모커였다는 그녀는 자신이 즐기던 담배가 낯설기만 하다. 이상함을 감지한 그녀는 자신의 상담가를 찾아가 낯선 일상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상담가에게 들은 비올렌의 모습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설탕꽃들. 원고 검토부에서 해를 받고 출판된 설탕꽃들은 콩쿠르트상 후보로 올랐다. 콩쿠르트상을 받게 된다면 한마디로 인생역전. 완전 대박인 셈이다. 그런데 작가는 그런 대박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본인의 작품이 엄청난 상을 받게 될지도 모르는데...어떠한 흥분이나 관심이 없다. 그저 본인의 신분을 감추고만 싶어한다. 도대체 왜 카미유는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는 것인가. 콩쿠르트상을 받개된다면 작가로서 인정받는다는 것인데...카미유는 작가로서의 삶보다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것인가.

이야가 초반에는 원고 검토부라는 부서가 흥미로웠다. 매일 출판되지 않은 책들을 읽으며 돈을 버니 얼마나 행복한 직업일까 생각했다. 아, 하지만 맥락없는 거지같은 이야기도 많겠지...라는 생각을 하다가 단비처럼 나타난 ‘설탕꽃들’.

사실, 설탕꽃들이 성공하는 이야기였음 했다. 하지만, 설탕꽃들의 작가 카미유는 뭔가 작가로서의 명성보다는 다른 일에 관심이 많아보였다. 왜 정체를 밝히고 콩크르트상을 받지 않은지 그 이유가 궁금해 읽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이야기 마지막에 모든 의문이 풀린다. 비행기 사고 후 이상행동을 보이던 비올렌의 비밀까지도.

‘익명소설’은 살인에 포커스를 맞춘 다른 미스터리 소설과는 다르게 인물에게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다. ’누가 그들을 죽였을까?‘라는 생각보다는 ’카미유가 왜 자신의 정체를 숨길까‘, ’비올렌은 왜 기억을 잃고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할까‘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작품이다.

유수의 프랑스 문학상 ‘랑데르상’ 수상을 수상한 작품 ‘익명소설’. 원고 검토부라는 흥미로운 곳에서 펼쳐지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묵직한 살인을 느끼고 싶다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절대로 실망하지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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