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일상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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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가 끝나고 지치고 피곤한 일상의 연속이었던 나에게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은 단비와도 같았다. 조금만 읽으려던 나는 밤이 깊어지는 줄도 모르고, 하루동일 괴롭히던 두통을 잊어버리게 만들었다.

와카타케 나나미는 사내보를 편찬하는 일을 맡게 된다. (주인공이름이 작가님 이름과 같다) 사내보에 소설형식의 오락성을 가진 글이 실렸으면 하는 상사의 지시로 나나미는 지인이 추천한 익명의 제보자에게 단편글을 받아 기재한다. 열두개의 단편이 모두가 흥미롭다. 마지막엔 이 열두개의 단편이 하나로 합쳐져 큰그림을 만들어 낸다. 열두개의 단편 속에 떡밥들이 뿌려져 있으니 추리하면서 읽는 것도 재미있다. 사실, 사내보의 다른 글들도 궁금하다. 스핀오프처럼 나와주면 좋겠다.

12개의 단편 중의 하나인 <길상과의 꿈>은 특히나 더 인상적이다. '나'는 템플스테이 중에 신비한 분위기를 내뿜는 여자와 같이 식사를 하게된다. 그 여자는 어느 산부인과에서 의심스럽지만 가여운 한 여자를 만나 탐스러운 석류을 나누어 준 이야기를 해준다. 식사를 나눈 그 다음날 그 여자는 탐스러운 석류만 남겨둔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 이야기가 인상깊었던 이유는 일본의 귀자모신을 이야기하고 있어서이다. 일본이 모시는 신이라면, 으레 일제강점기 때에 생겨난, 절대로 공양드려선 안될 나쁜 의도로 똘똘 뭉쳐진 신사들만 생각났다. <길상과의 꿈>에서 나쁜 의도가 아닌, 순수한 일본 불교 속 신을 만날 수 있어 흥미롭다. 이렇듯 코스모스 귀신이라던가, 점괘라던가하는 일본의 설화나 신화, 일본 드라마에 나오는 탐정이나 각 지역을 대표한 꽃이름 등 일본문화들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더 흥미롭다.



와카타케 나나미의 데뷔작인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6위에 오르며 신인 와카타케 나나미를 스타 작가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책제목과는 무색하게 소소한 일본의 정감을 느낄 수 있어 흥미로운 책이며, 하나의 거대한 퍼즐을 맟추는 듯한 짜임새는 쾌감까지 선사하는 책이다. 만약 일상에 너무 지쳐 피로감을 느낀다면,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금세 피로감따위는 잊고 빠져들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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