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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의 여름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5월
평점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몽환적인 느낌이 드는 표지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호박의 여름'은 데뷔 18년차의 베테랑 작가 '츠지무라 미즈키'의 작품이다. 츠지무라 미즈키작가님은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성장소설, 가족소설, 호러소설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창작력을 선보이는 거장이다. '얼음고래',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와 같은 전작에서는 섬세하고 신비로우며 차갑고 날카로운 아이들의 심리가 매력적으로 그려진 것은 물론이고, 어른이 필요했던 아이가 어른이 되고, 한 아이의 부모가 된다는 순환의 고리를 통해 저자는 아이와 어른이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누구나 아이였으므로. 그래서인지 '호박의 여름'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커졌다.
시즈오카의 옛 여름학교 터에서 어린 소녀의 것으로 추정되는 백골 사체가 발견된다. 요시즈미 다카노부는 이 백골이 자신의 손녀가 아닌지 확인해달라고 변호사 노리코에게 의뢰한다. 노리코는 대리인의 자격으로 '미래학교'에 방문한다. 사실 이 여름학교는 노리코에게도 추억이 깃든 장소였다. 노리코를 맞이한 '다나카'라는 여자는 자신의 지위나 직함은 밝히지 않으며, 자신들과 관계없는 일이라며 무례하게 행동한다.
곧이어 '미카'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카는 '쓸쓸한 아이'이다. 미카는 유치부이지만, 초등부의 요시에와 미치에의 귀여움을 받으며, 시게루오빠의 밤톨머리를 좋아한다. 보통의 여자아이처럼 순진하고 귀염성이 있는 아이였다. 평소와 같던 어느날, 미카는 미래학교 근처의 샘에 소중한 물건을 흘려보내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일종 학교괴담같은 이야기이지.
미카는 소원을 빌기위해 이른 새벽애 몰래 학교를 빠져나와 샘으로 간다. 부모님이 주신 소중한 물감을 흘려보내며 소원을 빈다. '시게루오빠와 이루어지게 해주세요~'라고 소원을 말 할 줄 알았는데, 미카의 소원은 '엄마,아빠를 만나게 해주세요~','엄마의 죽을 다시 먹게해주세요~'였다. 그 소원을 미카는 쓰러질때까지 빈다.
엄마,아빠가 미카를 버린 것이 아닐까. 미래학교의 아이들은 부모와 떨어져 아이들끼리만 지내야하고, 자로 잰 듯한 규칙들을 지켜야 했다. 심지어 선생들은 기슭의 아이들과 구별하며 스스로가 우월성을 느끼도록 했다. 어떤 것이 미래인가. 진정으로 부모들은 아이들을 버린 것이 아닌란 말인가. 아이들을 외로움에 던져 놓은 것이 아닌가. 그 외로움이 분노, 공포가 되어버란 것은 아닌가.
처음에는 '호박의 여름'이 스릴러, 모험, 미스터리일 줄 알았다. 하지만 '호박의 여름'은 어른들의 이상한 이념때문에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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