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의 파라솔
후지와라 이오리 지음, 민현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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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디자인이 색다른 '테러리스트의 파라솔'은 에도가와 란포상과 나오키상을 최초로 동시 수상한 작품이다. 두개의 상을 동시에 받았다는 것에 궁금증이 생겨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다가 점점 무거워 지는 책이다. 초반에 호기심을 극대치로 끌어올리고, 점점 호기심이 흥미로움으로 바뀌는 책이었다.

평화로운 휴일에 다들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고 나온 신주쿠의 공원에서 알콜 중독자 중년의 바텐더 '기쿠치 도시히코'는 위스키를 마신다. 무언가을 잊으려는 듯이. 술에 점점 취해갈 쯤에, 어린 여자아이가 그에게 말을 건다.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다는 시덥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잠깐동안의 대화는 기쿠치를 미소짓게 했다.

기쿠치에게도 평화가 오려나 싶은 찰나에 폭발음이 들린다. 공원 한폭판에 폭탄이 터진 것이었다. 한순간에 공원은 아수라장이 되고 여기저기 비명 소리가 들린다. 기쿠치는 잠깐 대화를 나눈 어린 여자아이와 아이의 아버지를 찾아서 공원을 배회한다. 아수라장 속에서 여자아이를 발견하게 되지만,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고, 기쿠치는 마치 뭔가 쫓기듯 급하게 자리를 뜬다.

기쿠치는 불안하다. 공원에서 마시던 위스키병과 컵에 본인의 지문이 남아있을까 불안에 떤다. 뭔가 엄청난 비밀과 음모가 숨어있기라도 한 듯이 말이다. 기쿠치는 불안에 떨면서도 계속해서 뉴스에 나오는 '신주쿠 폭발 사고'에 대해 관심을 두고 정보를 얻으려 한다. 신주쿠 폭발 사건과 본인의 과거에 어떠한 연결점이 있기라도 한 듯이.

이야기 초반 기쿠치의 과거가 너무 궁금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기쿠치 도시히코'가 아닌, '시미무라 케이스케'로 살고 있을까. '신주쿠 폭발 사고'와는 무슨 연관이 있길래 저리도 불안에 떠는가. 이야기가 너무나도 흥미로워 읽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기쿠치의 과거는 생각보다 빨리 밝혀진다. 일본의 정치 상황은 어떤지 몰라서 이해하는 게 어려웠지만, 영화 '1987'이 생각났다. 대학생들이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고, 국가권력들은 어떻게해서든 막으려고 하는 그런 상황이 생각났다. 당시 일본의 상황을 이해할 순 없지만, 분명한 것은 기쿠치와 구와노, 유코는 굴복하지 않았고,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고, 각자의 비극속에서 살았다는 것이다.

그 신주쿠 공원 폭발장소에 기쿠치와 유코가 있었다. 그리고 그 두친구는 폭발로 인해 죽었다. 기쿠치는 용의자로 지목되고, 사건을 해결하려고 고군분투한다.

형사도 폭력단원도 아닌, 그저 비극을 안고 사는 알코올 중독자 바텐터 기쿠치가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 궁금하지 않은가?. 사실, 스포는 책표지에 다 있다. 힌트라면, '위스키'와 '파라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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