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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 '무진기행' 김승옥 작가 추천 소설
다자이 오사무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스타북스의 '인간실격'은 책표지가 인상적인 책입니다. 처음 책표지를 보고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어 인간에서 실격되어 돌처럼 굳어버린 것일까, 아니면 원래 인간이 아니였다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하는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날개에 있는 다자이 오사무의 사진에서도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예전에 봤던 일본드라마 '인간실격'이 생각나서, 그 드라마의 원작인가 싶었던 책이 였습니다. 그 일본드라마에서는 학교폭력이 메인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그 일본드라마가 너무 임팩트가 있었던지, 그 후의 인간실격은 다 같은 내용이겠지 싶어 관심이 생기지 않았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또 비슷한 이야기겠지 하고선 읽기를 시도하지 않았더라면 후회할 뻔 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은 학교폭력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입니다. '인간실격'은 액자형 구조입니다. '머리말'을 시작으로 세 편의 수기가 이어지고, 뒤에 '후기'로 마무리 됩니다. '너무나도 부끄러운 인생을 살아왔다.'로 시작하는 요조의 이야기는 뭔가 철학적이여서 천천히 요조의 삶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요조'의 삶은 '익살'인 듯 싶습니다. 요조는 '익살꾼'이 되었습니다. 요조는 머슴들과 하녀들에게 나쁜 짓을 당하고도 호소하지않고, 묵인해버리는서글픈 짓을 배웠고, 호소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배웠기에 진실을 묵인하고 익살을 합니다. 이야기의 초반, 요조는 '익살'하는 것에 필사적이다라고 느껴졌습니다. 왜 익살을 하여야 하는지, 도대체 익살이 무엇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요조'는 남을 속이고 살아가면서도 조금의 상처도 받지 않은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인간이라는 존재를 믿을 수 없어 익살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요조에게 '익살'은 그 공포를 숨길 수 있는 도구인 것 같습니다.
아니면, 요조는 남을 속이지 못해서, 그 공포를 극복하지 못해 익살을 하는 자기의 모습이 인간으로서 실격이라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 '익살'은 요조가 세상을 버틸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간실격은 일본의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다자이 오사무의 고독하고 소외된 현대인의 모습을 훌륭하게 그린 자전적 소설로 평가되고 있으며, 다자이 오사무는 '자기혐오의 대표 주자'라고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자기혐오의 대표 주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인간실격에서 요조가 말하고 있는 것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되고, 그건 자기혐오가 아니라 남들보다 조금 우울한 성향을 가진 사람으로 보입니다.
이 책은 어느날 문득 인생의 허무함을 느낄 때 읽어보면 좋을 책인 듯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