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니카의 황소
한이리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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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니카의 황소'는 폭력으로 분열된 심리의 표면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웰메이드 심리스릴러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와 몰입감 있는 전개, 매우 입체적이고 광기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제9회 대한민국콘텐츠대상(舊 스토리공모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한이리'의 작가님의 작품이다. 욕망과 트라우마 사이를 오가는 한 여성의 심리를 세련되게 그려내면서 '게르니카의 황소'는 스타일리시한 심리스릴러의 전범을 보인다.

케이트의 어머니는 남편과 딸을 죽이고 자살하라는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는다. 어머니는 부엌칼을 들고 남편에게 다가가 남편을 거의 둘 또는 1/2로 만들었다. 곧이어 집에 들어오던 딸 케이트 또한 죽이려 시도했지만, 딸의 뺨에 흉터를 남기고 실패했다. 그 후 정신병원에 갇힌 어머니는 딸를 계속해서 찾았다. 정신병원에 정신 차렸나 싶었는데, 딸에게 용서를 구하는가 싶었는데, 그냥 하느님의 임무를 완수하려고 했던 듯. 이렇게 '게르니카의 황소'는 초반부터 임팩트가 강했다.

이후 미국인 양아버지에게 입양된 케이트는 가족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피카소의 그림 '게르니카'에 매료된다. 케이트는 '게르니카'에서 ‘황소’가 튀어나와 자신을 공격하는 환영을 보고 황소에 매료되어 알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화가가 되기로 한다.

피카소의 '게르니카'는 황소는 아니다. 케이트가 '게르니카'에서 튀어나온 황소를 보았다길래, 아주 강렬한 황소일 것 같아 이중섭 작가님의 '황소'를 생각했다. 하지만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찾아보니 황소보다 '말'같아 보였지. 예술적 감각의 차이인가 싶었지.

'황소'를 본 케이트는 황소에 집착한다. 황소와 비스무리하게 생긴 남자에게 집착한다. 케이트의 양아버지 칼은 이를 환각이라 여겨 케이트에게 약을 준다. 약을 먹기 시작한 케이트는 점점 영혼이 죽어가는 듯하다.

케이트는 더 이상 영감을 얻을 수 없게 되자 자발적으로 투약을 중단한다. 그러자 서서히 꿈과 현실의 구분이 흐릿해지기 시작한다.

어느 날 케이트는 꿈속에서 '에린'이라는 여자의 걸작을 보게 되고 에린의 그림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 꿈속의 에린과 거래를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에린은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치고, 케이트는 그동안 꿈인 줄 알았던 일들이 사실은 모두 현실이었을지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꿈이 현실인가, 현실이 꿈인가.

'게르니카 황소'는 달달한 카페라떼 한잔과 함께 밤을 지새우게 만든 책이다. 주말이라 다행이었지. '게르니카의 황소'는 한시라도 딴 생각을 하거나,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거나 하면 상당히 짜증나는 그런 책이다. 뭐, 몰압감이 장난아니라 한시도 딴 생각이 안날꺼고 누가 말을 걸어도 모를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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