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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을 막는 제방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7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21년 8월
평점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뛰어난 예술성과 경이로운 언어 구사로 독보적인 문학 세계를 창조해 낸, 현대 프랑스 문학의 대표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태평양을 막는 제방'은 1950년에 발표한 '철면피들'로 인상적인 데뷔를 한 뒤라스가 세 번째로 세상에 내놓은 작품이다. '태평양을 막는제방'은 작가 스스로 “두 책은 한 몸”이라고 고백할 만큼 자전적 요소와 주제에서 '연인'과 같은 뿌리를 가진다. “열여덟 살에 나는 이미 늙어 있었다.”라고 고백한 '연인'의 ‘나’와 '태평양을 막는 제방'의 쉬잔은 청춘기에 사랑과 절망을 동시에 경험한 작가 뒤라스의 분신들이라 할 것이다.
쉬잔은 캄보디아 남중국해 캄 평야의 불하지에서 한때 교사였던 어머니, 오빠 조제프와 가난하게 살아간다. 아버지 없이 가족을 건사하던 어머니는 돈을 끌어모아 식민지를 지배하는 은행 토지국으로부터 땅을 샀고 곧 그 땅이 작물을 키울 수 없는 토지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 땅으로 바닷물이 흘러들어와 단하룻밤 사이에 모든 작물들을 쓸고간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지. 어머니는 어떻게해서든 그 땅을 살려보려고, 그 땅으로 밀려 들어오는 바닷물을 막기 위해 제방을 쌓으려한다. 하지만 제방을 쌓는 것도 쉽지 않았고 전 재산을 탕진했다. 그 후 엄마는 망상에 사로잡혀 조제프, 쉬잔 남매를 힘들게 한다.
조제프는 쉬잔이 숨을 쉴 수 있게 해 주는 유일한 존재이지만 조제프도 정상적인 사람 같아보이진 않는다. 화,분노, 절망 등 부정적인 느낌이 많이 든달까.
어느 날 람의 군회관에서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을, 돈 많은 북부의 농장주 조 씨가 쉬잔에게 반한다. 조 씨는 못생겼지만 다이아몬드가 있었고 멋진 자동차가 있었다. 조 씨는 쉬잔에게 구애하며 물질 공세를 퍼붓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 쉬잔의 방갈로를 들나들기 시작한다. 그런 조 씨를 쉬잔 가족들은 무시와 천대를 한다.
여기서 조 씨와 쉬잔을 보면 아주 불쾌하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쉬잔의 알몸을 보기위해 매달리는 조 씨. 결국 알몸을 보고 그 댓가로 축음기를 선물했지. 그 축음기에 손도 못 대게하는 조제프.
조 씨는 돈으로 쉬잔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꺼라 생각했나. 맞아. 조제프도 어머니도 쉬잔도 조 씨를 돈으로 보고 있으니. 그래도 조금만 더 젠틀하고 매너있을 순 없었나. 조금만 더 매력적으로 행동할 순 없었나. 왜 다들 싸구려처럼 굴지. 내가 식민지에서의 삶을 이해 못 하는 건가.
다이아몬드. 진짜 비도적이고 비양심적인 쉬잔 가족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마지막으로 갈수록 쉬잔가족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가난이 심해 돈이 전부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결국 미쳐버린 것도.
사실 돈이 있어야 배움도 있고 여유도 있는 것이지 않나.
뒤라스의 '연인'도 읽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