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다 추하다 당신의 친구
사와무라 이치 지음, 오민혜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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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 요쓰카도 고등학교에서 갑자기 자살사건이 일어난다. 사망자는 연예인을 뛰어넘는 미모와 최상위인 성적으로 학생들을 휘두르고 다니던 으교내 서열 1위의 여학생 하무라 사라사. 그녀의 죽음이 남긴 여파가 사라지기도 전에 뒤를 이어 왕좌에 오르는 소녀들을 학교에 전해 내려오는 공포의 주술에 휘말려 차례차례 모든 것을 잃기 시작한다. 학교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학생을 죽게 만든다는 주술.

이 책은 '보기왕이 온다' 시리즈로 유명한 사와무라이치의 신작이다. 흔하디 흔한 '학교괴담'이 '저주'가 되어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호러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하다. 무섭기보다는 미스터리로 가득 찬 친구들과 학교를 다니는 일드를 보는 기분이랄까.

사실 프롤로그를 보고 화가 너무 나서 이야기를 시작하기 싫었다. 결국 완전히 몰입하여 수많은 감정들이 오갔지만. 가장 큰 감정은 '그 아이는, 마이카는 얼마나 자존감이 떨어졌을까? 어떻게 회복시켜 줘야 하지?'였다. 아무래도 매일 중학생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다보나 자연스럽게 등장인물들의 상처와 망가진 자존감, 등장인물들의 삐뚤어진 시선들에 대해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못생겼다는 이유로 구박하는 부모나 여학생들을 외모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남학생들이나 그것를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듯한 학교 선생님들의 행동에 치가 떨리도록 화가 나기도 했고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마이카에게 답답함을 느꼈으며 '저주'의 재물이 된 학생들이 불쌍하기도 했다.

매우 불편한 이야기일 것 같고 현실에는 이런 일이 없겠지 싶었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현실에도 있을 법한 일인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흔하디 흔한 '학교괴담'이 '저주'가 되어 돌아온다는 것만 빼면 현실에는 차별이 몸에 벤 못난 부모도 외모지상주의에 찌든 변태 선생님들도 남의 불행을 그저 가십거리로 삼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더 불편하고 불편한 건 현실에서 이런 '저주'가 일어난다면 '저주'가 일어날 때마다 무서워하면서도 본인이 '저주'의 주인공이 아님에 기뻐하고 '저주'를 당하는 친구들을 놀리거나 즐거워하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른다는 거지.

중반부터는 범인찾기에 몰두했는데 몰입감이 장난이 아니다. 반전에 반전에 반전이다. 사실 범인이라고 생각했던 등장인물이 범인이 아니라고 판별되고 '범인이 여자아니고 남자아니야?'라며 실망하기도 했다.

진짜 생각지도 못한 등장인물이 범인이었다. 진짜 생각도 못 했다. 이렇게 생각지도 못 한 인물을 범인으로 만든 작가는 억지스럽지도 않게 이야기를 잘 해결해 나간다.

책 제목에서도 존재감 뚜렷한 작가의 메시지는 불편하겠만 마주해야 할 이야기이다. 그저 외모는 환각일뿐이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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