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을 바꾸는 데이터의 힘 - 숫자를 넘어 고객의 마음을 읽는 데이터 마케팅의 모든 것
백승록 지음 / 갈매나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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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설문지 형태로 고객들로부터 데이터를 모아서 마케팅을 실시하였다면 이제는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나 유행, 즉 트렌드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자를 분석하기 위해 사용되는 소스는 다름 아닌 빅데이터이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들을 분석하여 마케팅하는 것을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 마케팅이다. 그런데 왜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에 관련 업계나 종사자들은 열광할까? 


책 표지 하단에도 적혀있지만, 다름 아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은 ‘숫자를 넘어 고객의 마음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마케팅 업계에서 25년을 종사해온 마케팅 전문가다. 그는 중앙대에서 광고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와튼스쿨과 캐나다 브리티시콜롬비아 대학에서 브랜드 전문가 과정을 밟았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 외에도 <광고론>,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 101> 등을 집필하였고, 삼성그룹, 현대기아차 그룹, SK 그룹 , 롯데그룹, CJ그룹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에서 100여회 이상 강의를 진행한 진정한 마케팅 고수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데이터 마케팅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왜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이 중요한지, 데이터는 어떻게 마케팅을 혁신하는지 그리고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어떻게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지 설명한다.


2부에서는 요즘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 속에서 마케터로 살아남기 위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저자가 꼭 집어 알려준다. 저자는 데이터는 단지 가공하지 않은 거친 원석에 불과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잘 갖고 놀아서(?) 고객을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3부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소비자 구매경험을 파악하며 고객의 마음을 알아주고,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데이터가 없는 퍼포먼스 마케팅은 광고 효율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생기는 오류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4부에서는 마케터의 데이터 활용 능력의 중요성을 말하며,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새로운 데이터 생태계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이 책에서 AARRR 분석에 관한 내용이 유독 많이 나온다. AARRR은 Acquisition, Activation, Retention, Referral, Revenue 5 단계의 약자이다.


AARRR은 아래 그림과 같이 깔대기 형태인데, 다음 단계로 넘어갈수록 전환되는 모수가 줄어드는 구조이다.



여기서 AARRR 모형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내용이 방대하여 생략히자만, AAARRR 분석이 필요한 이유는 고객 구매경험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다. 


또 저자는 마케터라면 ‘아하 모멘트’와 ‘북극성 지표’에 주목하라고 강조하는데, 여기서 ‘아하 모멘트’란 신규 소비자가 제품에서 처음으로 가치를 느끼는 순간을 의미하는데, 그로스 해킹에서 핵심적인 성장 요소다. 


그리고 ‘북극성 지표’란 단기적 성과를 넘어 팀의 목표와 방향성, 그리고 이를 측정하는 지표를 의미한다. 북극성 지표는 비즈니스 성장에 중요한 지표인 만큼 고객이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의 핵심가치를 발견하고 충족 고객이 되는 조건을 충족한다면 그 지표는 북극성 지표로 삼을만 하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내용 중 하는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기업은 무엇이 다른 지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었다.


물론 개별 기업마다 다소 차이가 나는 부분은 있겠지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특징 10가지를 저자가 언급하는데, 이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사업 준비 단계에서부터 데이터 분석을 위한 체계를 설계한다.

  2. 비즈니스를 MVP에서 시작한다.

  3. 데이터 관련 조직, 인원, 프로세스를 일상 업무에 적용한다.

  4. 문제 발견과 해결 중심의 협업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5. 제품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으로 데이터를 바라본다.

  6. 부서 간 데이터 파편화를 해소하고 통합적으로 활용한다.

  7. 누구나 쉽게 데이터를 접근하고 분석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8. 끊임없는 테스트와 빠른 적용으로 개선을 일상화한다.

  9. 책임 영역 내의 이슈는 실무자 스스로 의사결정을 한다.

  10. 철저하게 데이터 기반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한다.


위 10가지 내용을 한마디로 종합해보면, 누구나 데이터를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공유하여 업무와 의사결정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결국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여 이를 겨냥하는 차별화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필수라는 것인데, 현재 디지털 광고 캠페인에서 뿐만 아니라 기존에도 유사한 노력은 이어져 왔었다.




또 하나 이 책에서 참 유용했다고 생각한 내용은 ‘우리 조직의 데이터 활용 체크리스트’였다. 어느 조직이나 의도적이든 의도하지 않았던 적지 않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하지만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하지 않으면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없어 활용가치가 떨어진다.


특히 저자는 “데이터는 잘게 쪼개어 볼수록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커진다”라고 하여 고객의 경험의 모든 과정을 데이터로 연결하는 전략을 통해 진정한 브랜딩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데이터 마케팅의 본질은 무엇일까?


데이터의 힘은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을 VIP로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초개인화 마케팅이 가능해지록 하는데 있다.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를 선행지표로서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성공적인 마케팅이 가능하지 않을까?


저자는 마케팅의 효율을 높이려면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삼스럽지 않은 얘기다. 이미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은 관련 업계에서는 서당개도 다 아는 얘기가 되었다.


마케팅의 본질은 고객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그리고 데이터는 마케터들에게 고객의 마음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인 것이다. 결국 수집한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해석할 지는 마케터의 몫인 것이다. 


데이터가 왜 마케팅에서 중요한 지,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를 만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왜 사람들이 구글 애널리스틱스나 네이버의 데이터랩을 찾아보는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이 책은 그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것이다.


데이터 마케팅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25년 넘게 마케터로 살아온 저자의 노하우를 담은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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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대화술 - 속마음 들키지 않고 할 말 다 하는
이노우에 도모스케 지음, 오시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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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개인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홀로 살 수 없으며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은근히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업무 자체보다는 주변에 함께 일하는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책은 표지 하단에 적힌 ‘어디에나 있는 오피스 빌런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과 같이 어떻게 처신하거나 말을 하여 주변에 나를 괴롭히는 오피스 빌런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하니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의대를 졸업 후 내과, 외과, 응급의학과, 피부과를 거쳐 산업의로 그리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의사로 활동 중이다.


특히 그는 산업의로서 매월 30개가 넘는 회사를 방문해 정신건강 상담 등을 통해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이 책 외에도 <이 회사는 더는 못 다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만둘 수 없는 당신에게>, <생각 비우기 연습> 등 다양한 저서를 저술하였다.




이 책은 크게 6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1 ‘거침없이 다가와 내 마음을 무너뜨리는 심리’에서는 주변에 있는 오피스 빌런 - 회사에서 나를 특별한 이유없이 괴롭히는 상사나 동료, 후배 등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키는 상황별 대화법을 알려준다.


이 파트에서 유용했던 내용은 ‘첫 대면할 때 일단 선을 그으라’라는 조언이었다. 생각해보면 대개 첫 인상이 계속 간다고 하는데,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낮추면 만만한 사람으로 여기기 때문에 오히려 거리를 두고 선을 긎는게 현명하다는 저자의 조언이 무척이나 공감이 갔다.


파트2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심리적 거리 두기 대화법’에서는 내가 싫어하거나 나를 괴롭히는 상대방에게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모르게 거리를 두는지 알려준다.


이 파트에서 공감이 갔던 내용은 성가신 사람, 즉 오피스 빌런으로부터 만만한 먹잇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여유로운 포식자가 되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저자는 천천히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묻는 질문 외에는 먼저 말하지 않고 대답도 2초 정도 틈을 뒀다가 말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바른 자세를 취하고 상대의 눈이나 미간을 보면서 말하여 당당하게 보이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파트3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소통하는 심리 대화’에서는 요즘 직장 상사보다 MZ세대 후배들이 오히려 오피스 빌런인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와, 인사를 하지 않거나 업무 지시를 듣지 않아서 지적하면 오히려 직장내 괴롭힘이라고 신고하겠다는 역갑질을 하는 빌런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이 파트에서 유용했던 내용은 역갑질을 대응하는 대화 포인트였다. 은근히 부하 직원에게 시달리는 상사가 많다는 내용에 개인적으로는 심히 놀랐는데, 이러한 역갑질에 대응하기 위해서 저자는 무엇보다 증거를 수집하고 제3자와 함꼐 움직여서 사태를 해결하라고 조언한다.


파트4 ‘자기 밖에 모르는 동료를 내 편으로 만드는 법’에서는 지나치게 주위 사람들에게 보조를 맞추거나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적당히 거리를 두고 무난한 관계를 맺으며 거절도 미움받지 않고 잘 거절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파트에서 유용했던 부분은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고 잘 거절하는 방법이었다. 누구나 살다가 보면 요청이나 부탁을 받는데, 이 때 거절하고 싶은데 관계가 나빠지거나 상대방이 불쾌할까 싶어 거절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아래와 같이 3단계 거절법을 소개하는데, 꽤나 유용한 것 같아 소개한다.


  1. 감사의 뜻을 전한다.

  2. 거절하는 이유와 사과의 뜻을 전한다.

  3. ‘다음에’라고 암시한다.



파트5 ‘자존감을 지키면서 거절하는 심리 대화’에서는 회사 밖, 대개 거래처나 고객과의 응대에서 필요한 스킬이나 꿀팁을 알려준다. 그리고 관계를 깨지 않으면서 거절하는 기술이나 화내는 상대방을 응대하는 팁을 설명해준다.


이 파트에서 개인적으로 참 와닿았던 내용은 ‘상대방의 요구에 휘말리지 않는 요령’이었다. 저자는 세 가지를 제시하는데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혼자 해결하려 들지 않는다.

  2. 대답을 서두르지 않는다.

  3. 상대의 이야기를 10분 이상 듣지 않는다.


왜 10분일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저자는 이에 대해 곤란한 상황에 혼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10분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내부 검토 후 혹은 윗사람과 상의 후 다시 연락주겠다고 상황을 정리하라고 한 점은 상당히 공감이 갔다.


파트 6 ‘어떤 상황에서도 내 마음 먼저 보호하기’에서는 부담없이 편한게 부탁하는 법이나 큰 성공 한 번보다 작은 성공을 여러 번 하여 자신감을 키우고 유연한 사고를 가져서 스트레스를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파트에서 유용했던 내용은 메타인지를 연습하라는 조언이었다. 여기서 메타인지라 함은 제3자의 시점에서 자신을 보는 것인데, 한마디로 한 발짝 물러서서 상황을 바라보면 보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어서 해결책이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디를 가도 사람이 문제다. 소위 ‘신이 내린 직장’이나 ‘신도 모르는 직장’을 가도 나름 고충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 그 고충은 사람으로부터 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사람들 속에서 부딛히고 도움도 받고 살아가는게 인간의 숙명인 것을. 오죽했으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 않는가?


TV 프로그램 ‘자연인’이 되지 않고서야 누구나 사람들과 함께 지내야 하기 때문에 충돌은 불가피하다. 특히나 돈을 벌기 위해 나가는 직장이야말로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밖에 없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도 저자가 말하지만, 결국 나를 힘들게 하는 오피스 빌런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그냥 신경을 꺼야 한다. 




저자는 말한다.


“네가 나갈래, 내가 나갈까?”


똥은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거라고 한다. 


흙발로 다가와 내 마음을 진흙탕으로 만들어버리는 사람들을 마냥 피하거나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방법이 실전에서는 아무래도 이론과 괴리가 있을 수 있어서 과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냥 회사에서 잡도리 당하지 말고 그래도 무언가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회사에서 상사나 선배, 동료 혹은 후배, 갑질하는 거래처 등 주변 오피스 빌런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는다면 적지 않은 꿀팁을 얻을 수 있어서 추천할 만한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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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의 배신 - 대중의 욕망인가, 기업의 마케팅인가
이호건 지음 / 월요일의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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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을 찾아보면 트렌드란 “사상이나 행동 또는 어떤 현상에서 나타나는 일정한 방향”이라고 나온다. 요즘에는 트렌드, 특히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MZ세대의 관심사가 무엇인지에 기업들은 유난히 관심이 크다.


이러한 요즘 분위기에 편중하여 언젠가부터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낸 책인 <트렌드 코리아 2022>나 <트렌드 코리아 2023>는 교보문고 집계 베스트 셀러로 매년 등극한다. 


그만큼 소비자뿐만 아니라 기업들이나 마케팅 업계에서는 최근 트렌드에 열광하는데,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저자의 질문 “대중의 욕망인가 기업의 마케팅인가”에 눈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관련 업계에서 경영학 박사로 불릴 정도로 박식하다. 무엇보다 그의 소개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다름 아닌 그가 ‘경영학 박사’라서가 아니라 “동일성보다는 차이와 다양성을 지향한다”라는 문구다.


저자는 교육컨설팅 회사인 휴비즈코퍼레이션(주)를 경영하면서 작가와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그리고 2016년부터 KBS1 라디오 <라디오매거진 위크앤드>에서 ‘생활 속의 인문학’ 코너를 진행 중이고, 유튜브와 팟캐스트에서 <직장인을 위한 출근길 인문학>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다섯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1 ‘대투자 시대, 돈을 향한 질주는 계속된다’에서는 요즘 불고 있는 물질만능주의 트렌드인 파이어족, 영끌빚투, 자본주의 키즈와 N잡러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 파트에서 유난히 눈길을 끈 대목은 ‘영끌빚투’였다. 저자는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골드러시’에 빚대어 ‘머니러시’라고 명명하였는데, 몇 년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코인가격이 폭등하자 MZ세대는 물론이고 다른 X세대를 포함한 구세대들도 앞다투어 영끌빚투로 코인을 사들였다.


물론 10배를 벌었네, 50배를 벌었네 하는 사람들도 봤다. 그리고 1억 넣어서 수십억 벌고 조기은퇴했다는 럭키 가이(?)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코인 가격의 폭락과 잡코인의 상장폐지로 빚더미에 앉았다. (이하 중략)


한마디로 골드러시를 쫒은 광부들처럼 나 또한 인생 한방을 노리다 쫄딱 망했다. 후회한들 어쩌리.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나 또한 너무 트렌드를 쫓아 한심하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더라. 


영끌빚투의 실패로 언젠가부터 월급으로 한달 생활이 빠듯한 정도가 아니라 빚만 늘고 있다. 그래서 요즘 트렌드에 맞춰(?) N잡러를 꿈꾼다. 물론 회사 근무시간 중에는 다른 무언가를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내 방(독립된 공간)이 있지만, 회사라는 곳은 인건비 이상의 뽑아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곳이기 때문에 소위 막내들이나 아싸가 아닌 이상에서야 업무 외에 다른 것을 하기에는 언감생심이다. 그렇다고 퇴근 후 2~3시간 짬내어 N잡을 하기에는 유튜버들의 어그로에 넘어가는 호갱(?)이 되는거다. N잡러 해보겠다고 강의니 전자책이니 구매해보고 시도했지만, 머릿속에 남는 건 결국 2~3시간으로 N잡 하기는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파트2 ‘욕망의 진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에서는 편리미엄, 펀슈머, 업글인간, 뉴트로, 그리고 감정대리인 등 요즘 유행하는 트렌드 중 사람들의 욕망에 관한 것들을 살펴본다.


요즘 레트로가 유행이다. 책에서 레트로와 뉴트로의 차이점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는데,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두 개념의 차이점을 정확히 몰랐다. 


저자는 요즘 MZ세대를 중심으로 부는 과거 향수 열풍이 결국 실패한 낙원으로 돌아가려는 몸부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과거는 실패한 낙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과거가 현재보다 나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과거에 대한 향수가 생기고 이로 인해 뉴트로 열풍이 부는 건 아닐까?



파트3 ‘행복이라는 이름의 트렌드 상품’에서는 소확행이나 욜로족, 한 달 살기 등 사람들로부터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워 트렌드 상품을 팔고 있다고 말한다.


이 중에서 소확행은 요즘 내가 추구하는 바이기도 한데, 과거에 너무 욕심을 부린 탓인지 요즘에는 욕심도 내지 않으려고 하고, 무언가 새로운 것 시도하려고조차 하지 않는다. 


에피쿠로는 행복해지려면 갖고 싶은 것을 줄이거나 실제 가진 것을 늘리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는데, 실제 가진 것을 늘리는 것은 어려우니 갖고 싶은 것을 줄여나가고 있는 소확행이 더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서다.


일상의 작은 행복에서 기쁨과 만족을 찾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데, 저자는 오히려 “평소 삶에서 여유를 가진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에 가깝다”고 하여 나와는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파트4 ‘진짜 나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서는 멀티 페르소나, 혼밥혼술족, 나나랜드, 아싸/인싸 등 ‘나’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파생된 트렌드가 과연 진정한 나를 위한 삶인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나간다.


요즘 혼밥하는 사람을 많이 본다. 오죽했으면 혼밥족을 위한 테이블을 따로 만든 식당이 카페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여럿이 먹는 것에 익숙한 나 역시도 처음에는 혼밥이 참 어색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혼밥이 편할 때가 있다. 과거에 내가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했던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진부한(?) 원리에 너무 얽매여 있었던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혼술은 쉽지 않은 것 같다. 고독을 즐기면서 진정으로 혼자 술을 마신다는 건 보통의 내공이 필요한 게 아니지 않을까? 결국 바텐더와 얘기를 나누거나 도우미를 부르니까 말이다.



파트5 ‘일상,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시작됐다’에서는 메타버스나 언텍트, 조용한 퇴사, 인공지능 등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일상 트렌드에 대해서 살펴본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이 많이 바뀐 것 같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메타버스나 언텍트가 일상에 성큼 다가왔고, 그 이후에 등장한 인공지능도 어느새 챗GPT 등이 일반인에게 익숙하다.


이 파트에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조용한 퇴사’가 아닐까 싶다. 회사에 의외로 MZ세대를 중심으로 ‘조용한 퇴사’를 한 직원들이 종종 눈에 띈다. 본인들은 아니라고 부인할 지 모르지만, 누가봐도 사표를 내지 않았지만 이미 심리적으로 퇴사한 상태다.


시키는 일만 하고, 심지어 시키는 일도 딴 생각을 하고 했는데 엉성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퇴근시간이 임박하면 무슨 ‘레디… 고우’도 아니고 정말 땡돌이 땡순이다. 퇴근 후 N잡에 뛰어드는지 아니면 자기계발에 열중인지는 알 수 없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결국 ‘조용한 퇴사’를 한 그들은 결국 가까운 시일 내에 ‘진정한 퇴사’를 하지 않을까? 결국 저자가 지적하는 것처럼 회사에게도 그렇고 조용한 퇴사를 한 당사자도 그렇고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이 책은 트렌드라는 이름의 마케팅으로 우리가 세뇌당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한 의심으로 쓰인 책이다. 유행이나 트렌드를 쫓지 않고 나다움을 찾아서 자기의 의지대로 자기 인생을 사는게 진정한 의미의 인생이 아닐까 싶다.


저자의 말대로 트렌드라는 이름의 마케팅에 휘둘리지 않고 합리적인 소비와 기업들에게 개인의 생각과 지갑을 빼앗기는 우를 범하지 말자. 트렌드의 홍수 속에 저자가 일깨워주는 것처럼 올바른 길을 찾고 나만의 길을 찾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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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의 배신 - 대중의 욕망인가, 기업의 마케팅인가
이호건 지음 / 월요일의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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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라는 이름의 마케팅의 홍수 속에 휩쓸리지 않고 올바른 길을 찾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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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치킨의 탄생 - 국민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스티브 로빈슨 지음, 김정혜 옮김 / 이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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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드위치 업계에서 국민브랜드로 자리를 잡은 ‘칙필레’가 어떻게 국민브랜드로 등극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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