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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PTO.AI - 블록체인과 AI의 본질을 이해하고, 트렌드를 파악하다
김기영 외 지음 / 키랩스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이 IT업계에서 화두가 된지는 꽤나 시간이 흘렀다. 국제대회 세계 2위를 기록한 프로 9단 바둑 기사인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로 대중의 시선과 관심을 끌었고, 이후 챗GPT(텍스트 기반)와 미드저니(이미지 생성), Suno(음악 생성) 등 다양한 AI가 대중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면서 우리들의 일상에 어느 순간 AI가 깊숙이 파고 들고 대중화되었다.
사실 AI 이전에는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인 디지털 화폐로 세상이 시끌벅적했는데, 그 유행이 지나고 지금은 인공지능이 대세이기는 하다. 하지만 IT나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필요성이 제기되어 도입되었다.
이처럼 어느덧 디지털 경제의 중심축은 웹에서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으로 이동하였고, 앞으로 꿈의 컴퓨터라 불리는 양자컴퓨터가 일반 대중들에게 상용화될될 때까지 당분간은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이 IT업계에서 화두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이라는 두 가지 핫이슈를 다루는 이 책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세 사람이 공동으로 쓴 참여하여 완성된 작품이다.
대표 저자인 김기영 작자는 미국 명문고와 명문대에서 학사와 석사, 그리고 MBA(경영학석사)까지 취득한 인재다. 그는 VC와 스타트업 CEO를 거쳐 다시 VC업계로 컴백하여 현재는 건국대 겸인교수로 활동하며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에 힘쓰고 있다.
다른 공저자인 이정석 작자는 효성과 SK에서 전략기획, 사업개발 및 투자업무에 종사하다가 지금은 VC업계에 합류하여 블록체인 및 에너지 스타트업에 투자심사역으로 활동 중이다.
세 번째 저자인 한정석 저자는 GBA(Government Blockchain Association)에서 서울지부 부대표를 맡았고, <이토록 쉬운 블록체인 & 암호화폐> 집필진으로 참여하였으며, 현재는 싱가포르 블록체인 스타트업에서 근무 중인 블록체인 전문가다.

이 책은 다섯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1과 파트2에서는 블록체인과 크립토에 대해 다룬다. 블록체인, 특히 분산형 네트워크에 대한 개념을 예시를 통해 간단하고도 쉽게 설명하고 있다.
파트3와 파트4에서는 인공지능 AI에 대한 개념과 본질, 역사 그리고 현재 AI의 글로벌 트렌드를 다룬다.
파트5에서는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내내 궁금했던 왜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이 필연적으로 서로 결합하여 미래의 먹거리, 즉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밖에 없는지를 설명한다.

블록체인은 한마디로 신뢰할 수 있는 탈중앙화 네트워크다. 이를 분산형 네트워크라는 기술로 해결한다. 블록체인이 기술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네트워크 참여자에게 모든 거래의 투명성과 보안성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블록체인의 핵심 인사이트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블록체인의 발전은 미국 정부와 같은 대형 조직 및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둘째,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이라는 거대한 인프라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블록체인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메일’과 같은 킬러 앱이 필요하다.
블록체인은 이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지만, 이미 금융업계나 유통업계에서 도입하고 그 유용성을 증명한 바 있다.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변조나 위조를 방지하며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 및 공유하게 해주는 등 그 활용범위는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이메일이 그 사용을 촉발한 것처럼 블록체인은 아직 그런 킬러앱이 등장하지 못하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 화폐가 킬러 앱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나, 이미 개당 10만 달러가 넘는 비트코인이 과연 블록체인 기술의 킬러 앱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 이유는 비트코인이 최초의 암호화 화폐라는 상징성이 있을지는 모르나, 사용자에게 주는 가치가 무엇인지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래서 좋은게 뭔데?”라는 의문을 제기하면 뚜렷하고 마땅히 답변을 할 게 없는 게 현실이다.
이제 인공지능 AI로 넘어가보자.
AI는 과거에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넘어 챗GPT라는 생성형 AI가 출시되면서 큰 전환점을 맞이하였다. 이 책에서도 언급하지만 이제는 BC (Before Cha GPT)와 AC(After ChatGPT)로 나눌 정도니 말 다했다.
인공지능, 정확히는 챗GPT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아래와 같이 앞으로 AI가 할 수 있는 일을 본질적으로 변화시켰다.
첫째, ‘믿을 수 있는 조력자’로서의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둘째, 인간 수준의 ‘복잡한 문제 해결사’로서의 역할이 가능해졌다.
셋째, ‘소통 파트너’로서의 경험이 현실화되었다.
다만 챗GPT가 과연 킬러 앱인지는 개인적으로 모르겠다. 물론 챗GPT가 방대한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된 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상황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판단하는 추론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활용하고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챗GPT 이후에도 MS의 코파일럿, 오픈 AI의 소라, 구글의 제미니 등 생산성을 높여주는 여러 도구들이 출시되기는 했다. 하지만 과연 사람들이 돈이 드는지도 모르고 시간 가는지도 모르고 빠져들어서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인지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킬러 앱은 말 그대로 특정 플랫폼의 가치를 입증하고 그 플랫폼의 구매를 유도할 만큼의 압도적인 인기와 사랑을 받는 응용 프로그램이다.
‘이메일’이라는 킬러 앱이 처음 등장하였을 때, 내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 보면, 사람들은 이메일을 사용하기 위해 인터넷 서비스를 앞다투어 가입하였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코파일럿이나 제미니, 소라 등을 사용하기 위해 지갑을 정말 기꺼이 열고 있는가?
이 책에서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애플과 구글, 그리고 삼성의 AI 관련 전략에 관한 부분이었다. 애플은 Siri라는 AI를 아이폰에 탑재하였고 삼성은 Bixby라는 AI를 탑재하였다. 물론 Siri의 성능은 삼성과 구글의 제미나이에 비해 소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솔직히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 중인 1인으로써 말하면, 애플의 AI 기능은 삼성 갤럭시에 온디바이스로 탑재된 AI에 비해 성능면에서 많이 부족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서 저자도 서술하고 있지만, 애플은 Apple Intelligence에 오픈 AI의 챗GPT를 통합하고 구글의 제미나이까지 탑재하려는 움직임이다.
애플이 AI 분야에서 구글이나 삼성에 뒤쳐진 이유는 지난 2024년초까지 10년 동안 애플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인 ‘애플카’에 회사의 총력을 기울였다. 물론 2024년 2월에 애플은 뒤늦게 잘못을 깨닫고 ‘애플카’ 프로젝트에 대한 중단을 선언하였으나 이미 늦어버렸다.
애플 리더의 잘못된 판단으로, AI 분야에서 애플은 소위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범하게 된 것이다.
이에 반해 구글과 삼성은 애플과 달리 AI에 집중했다. 삼성은 하드웨어 제조 분야에서, 그리고 구글은 제미나이를 업그레이드하여 기술적으로 진보된 AI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AI 기술이 발전하고 상용화됨에 따라 AI가 빅데이터를 수집하여 학습하는 것에 대해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뉴욕타임즈가 오픈AI와 MS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다시 한번 기존 AI 회사들의 불투명한 데이터 수집 관행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수백만 건의 기사를 학습한 오픈AI는 뉴욕타임즈의 유료 구독자만 볼 수 있는 기사 내용을 요약된 형태로 제공할 수 있다. 저자도 문제 제기를 하고 있지만, 그렇게 되면 적지 않은 사용자들은 뉴욕타임즈의 유료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신에 챗GPT의 요약 기사만 보게 될 것이다.
또 음악 생성 AI 플랫폼인 Suno를 상대로 유니버설, 소니, 워너 등 세계 3대 메이저 음반사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용자들은 AI로 쉽고 빠르게 음악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할지는 모르나, 실제로 Suno의 AI는 이들 음반사 아티스트들의 고유한 스타일을 학습하고 복제하여 ‘위조 음원’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초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개념뿐만 아니라 양 기술이 발전해온 역사, 그리고 관련 용어들을 따로 정리하여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이 융합하면 인공지능의 데이터 분석 능력과 블록체인의 투명성 및 보안성을 결합하여 적지 않은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특히 금융이나, 공급망 관리, 콘텐츠, 헬스케어 산업에서는 이미 신뢰성 강화와 운영의 효율성 및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두 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 중이다.
인공지능은 단순히 데이터 분석을 넘어 블록체인이 더 효율적이고 신뢰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스마트 컨트랙의 의사결정을 도울 것이다.
반대로 블록체인 기술 또한 인공지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처리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지속적으로 필요로 한다. 그래서 GPU의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GPU의 가격이 올라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블록체인 기술은 제공한다.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로 유휴 GPU를 활용하여 기존의 컴퓨팅 리소스를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인공지능의 연산 부하를 여러 기기에 분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은 서로 동떨어진 별도의 독립적인 기술이 아니라 융합하여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관계다.
차세대 꿈의 컴퓨터라 불리는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될 때까지는 비용적인 문제 등 현실적인 부분 때문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 전에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을 결합한 융합기술이 다양한 분야에서 도입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우리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AI가 상용화되면서 이미 기존 컴퓨팅 성능의 한계와 전력 소모, 발열 등의 현실적인 문제들이 하나씩 제기되고 있다. 이를 ‘분산’이라는 키워드의 블록체인 기술이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부정투표 논란과 블록체인>이나 <AI는 대학을 대체할 수 있을까?> 등과 같은 최근 온라인 상에서 뜨겁게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시사적인 이슈도 별도의 코너를 통해 상세히 다루고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AI 하드웨어, NVIDIA GPU 말고는 없을까?>라는 코너를 관심을 갖고 흥미롭게 읽었다.
AI 구현을 위해 필수라 할 수 있는 GPU를 개발하여 생산하응 엔비디아는 2020년말 기준으로 주가가 주당 13달러에 불과하였으나, 지금은 한때 주당 210달러를 넘고 지금은 매분기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내며 시가총액만 4.53조원에 달하는 거대기업으로 변모하였다.
엔비디아가 이렇게 5년 동안 급성장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엔비디아에 대적할만한 GPU나 AI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을 대체할 만한 회사가 마땅히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AI 인프라 산업에서 독점력을 행사하면서 엔비디아는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기업 중 한 곳이 된 것이다.
물론 앞으로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는 AI칩에 도전장을 내미는 기업들이 계속 나올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말하고 있지만,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의 어떤 변곡점과도 다른,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 서있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술은 기존에 우리의 삶에 변화를 준 이상으로 앞으로는 더 큰 변화를 불러 올 것이다. 무엇보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노동의 가치, 창작의 의미, 소유의 개념, 그리고 인간 정체성의 본질에 대한 질문까지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 책의 부제 “블록체인과 AI의 본질을 이해하고 트렌드를 파악하다”라는 것처럼 이 책은 충실하고 상세히 블록체인과 AI에 대해 설명해준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에 대한 개념뿐 아니라 역사나 트렌드, 앞으로의 전망까지 잘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양대 기술에 대한 단순 소개를 넘는 개론서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을 잘 알고 싶은 독자라면 한번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