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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심리학 수업
황양밍 지음, 이영주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4월
평점 :
일상생활에서 심리학이 얼마나 유용하고 쓰임이 될 수 있을까?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 학부때 교양수업으로 심리학 관련 강의를 몇 개 수강하여 들은 적이 있다. 물론 학점은 생각만큼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 당시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이나 파블로프의 개, 스키너의 학습에 관한 실험 등은 상당한 흥미를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심리학은 실생활에서 적용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느꼈다. 그런데 이 책은 부제와 같이 직장, 사랑, 인간관계, 자아찾기 등 일상에서 청춘들이 직면하는 공통적인 4개 주제에 대해 32개 문답으로 해답을 알려준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황양밍은 영국 요크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를 받고 현재는 푸런대학 심리학과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심리학이 불안에 답하다> <마음의 나이, 당신이 정한다>, <아이가 공부를 좋아하는 만드는 방법> 등 다양한 심리학과 관련 저서를 저술하였다.
그리고 <생활 속 심리학 박사>, <심리학 박사가 당신의 육아를 도와줍니다> 등 일상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인터넷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크게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섹션인 ‘나와 다른 타인의 삶과 어우르기’
두 번째 섹션 ‘일터에서 마모되지 않기’
세 번째 섹션 ‘일상에서 감정에 맞춰 춤추기’
네 번째 섹션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기’

첫 번째 섹션에서 인상적으로 읽었던 내용은 ‘애착유형에 관한 부분이었다. 안정 애착, 불안정 회피 애착, 불안정 저항 애착, 불안정 혼돈 애착 등 총 네 가지 유형이 있는데, 나는 어떤 유형에 속할까 궁금했다.
읽어보니 나는 불안정 저항 애착 유형에 속하는 것 같았는데, 불안정 저항 애착 유형의 사람들은 타인과 온라인으로 교류하는게 더 유리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교류하면 오프라인에서도 애착 관계가 개선된다고 한다.
실제로 돌이켜 생각해보니, 낯을 상당히 가리고 먼저 다가가 말을 쉽게 걸지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처음으로 소통할 때 이메일이나 전화, 혹은 카톡으로 소통하고, 익숙해지면 나중에 대면으로 교류하는 것이 편한 것 같기는 하다.
두 번째 섹션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직업에 관한 사회의 고정관념이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좀 더 고정관념이 심한 편인데, 대표적인 예로 남자가 전업주부인 경우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게, 고등학교 때 우리반에 어머니가 경찰이고, 아버지가 전업주부인 친구가 있었다. 물론 지금 그 친구의 이름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어머니가 여경인 것도 놀라웠지만, 아버지가 집에서 살림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상당히 신선하다 못해 충격적이었던 거로 기억한다.
요즘에는 MZ세대 사이에서는 맞벌이가 워낙 많아서 아내가 돈을 벌고 남편이 집안살림을 사는 경우가 드물겠지만, 어쨌든 주변의 시선이 달갑지만은 아닌게 사실이다. 하지만 특정 성별의 사람이 특정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올바르지 않다.
세 번째 섹션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내용은 ‘죽도록 사랑해도 함께 사는 건 죽을 만큼 힘들다’라는 장이었다.
‘연애할 때와 결혼하고 나서는 많이 다르다’라는 말이 있는데, 돌이켜보면 이 말은 정말 잘 맞는 말인거 같다. 주변에도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그리고 가까운 지인들을 둘러봐도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같이 사는 건 그렇게 행복하지만은 아닌 것 같다.
저자는 “친구든 연인이든 함꼐 생활한다는 건 단순히 친구 사이로, 또는 단순히 연인 사이로 지내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서로 방귀를 틀 정도가 되야 정말 친하다고 말할 수 있다”라는 말에서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나의 기대와 상대방의 기대를 맞춰가는 것이 사랑이다”라고 말하는데, 안타깝게도 나를 포함한 주변에 적지 않은 커플들이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바가 서로 달라서 힘들어 한다.
저자는 “연인 간에 관계를 유지하려면 양쪽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최우선이다”라고 강조하는데, 참으로 공감이 된다.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대화를 나눠도 지루하지가 않다. 공감대가 없으면 대화를 이어가기 어렵고 결국 대화가 논쟁이 되고 싸움이 된다.
네 번째 섹션에서 인상에 깊게 남은 내용은 ‘내가 나일 수 있는 건 선천적 혹은 후천적 요소 중 어느 것 때문인가’였다.
이 주제는 ‘발달심리학’에서 주목하는 주제라고 저자는 말하는데, 아무래도 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유전적인 것이 강하다보니, 선천적 요소 때문이라고 많이들 생각한다.
실제로 1960년에 피터 뉴바우어라는 심리학자가 일란성 세 쌍둥이를 완전 다른 배경의 가정으로 입양을 보내는 잔인한(?) 실험을 한다. 놀라운 점은 세 쌍둥이 중 두 명이 같은 대학에 입학해서 만나게 되고, 나중에 나머지 한 명도 찾아내어 서로 상봉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더욱 놀라운 점은, 세 명의 쌍둥이가 외모는 당연히 똑같고 심지어 취향까지 똑같았다고 한다! 그리고 셋은 후천적으로 형성된 서로 다른 성격 탓에 불화가 계속되었고 결국 셋 중 한 명이 우울증으로 생을 마감하였다.

이 책은 흥미로운 심리학적 주제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그런걸까?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 책은 젊은 청춘들이 고민하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과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어서 유용하다. 그리고 독특하고 흥미로운 주제나 이슈를 다루기 때문에 책이 술술 읽히는 재미까지 갖추고 있다.
32개의 각 주제마다 ‘더 쓸모 있는 심리학 연구’나 ‘삶을 통찰하는 찰나의 생각’, 그리고 ‘한밤의 조언’이라는 코너를 통해 저자는 독자들에게 심리학 박사로서 아낌없는 해설과 조언을 해준다.

이 책에서 요즘 청춘들이 앓고 있는 고민을 모두 다룰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름 요새 젊은 친구들이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 저자 나름의 심리학적 관점에서 해답을 제시하고 있어서 참 유용한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