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 - 죽을 만큼, 죽일 만큼 서로를 사랑했던 엄마와 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진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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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위대하다고 한다. 인간의 모성도 그렇지만 동물 또한 모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모성은 본능일까? 


의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이지만 모성은 출산 후 프로락틴의 영향을 받으면서 생겨난다고 한다.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의 실험에서 입증된 사실이지만, 암컷 생쥐의 뇌에서 프로락틴 수용체를 제거하자 정상적으로 임신하고 새끼를 낳았지만 24시간 안에 새끼들을 내팽개쳤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책은 투다 에리카 주연의 영화 <모성>의 원작이자 10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로, ‘모성’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외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딸의 이야기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의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다가 결혼 후 글쓰기를 시작하였다. 2007년 <성직자>라는 단편을 발표하고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정식으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듬해 <고백>이라는 장편소설을 출간하였는데, 일본에서만 350만부 이상이 팔리는 기록을 세우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후에도 <야행관람차>, <N을 위하여>, <조각들> 등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였고, 이 책 <모성>은 2013년에 발표하였는데, 이 책도 100만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였다.




이 소설의 시작은 다른 소설들과는 달리 파격적이다. 


주인공 중 1인이어야 할 딸(17세 여고생)이 공영주택 4층에서 추락사를 당하고 응급실로 실려갔다. 자살을 시도한 여학생은 학교에서 성실하였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신뢰가 두터웠으며, 특별한 고민도 없어 보였다고 한다. 그리고 여고생의 엄마 또한 자신의 모든 걸 바쳐 정말 애지중지 키웠다고 진술한다. 


여고생이 추락한 것은 사고일까 자살을 시도한 것일까?




소설은 사고가 난 여고생의 엄마의 과거 회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엄마의 회상은 결혼 전 아이의 아빠 타도코르를 처음 만났을 때에서 시작한다. 아이의 아빠는 세 번째 데이트 때 아이의 엄마에게 프로포를 하고,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지지하여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주인공인 아이의 엄마에게 용기를 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그녀의 어머니였다. 이야기 속에서 그녀는 “어머니야말로 나의 태양입니다”라고 말할 정도다.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 같은 전업주부가 되고 싶어 결혼 후 직장도 그만둔다.


그녀는 결혼 후 반년 정도 지나 임신을 하게 된다. 임신을 하게 된 그녀를 그녀의 어머니는 안심시키는데, 그녀를 안심시키는 어머니의 말빨(?)에 놀라울 뿐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내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음으로써 역사 속에 점이 아닌 선으로 존재할 수 있게 된거야. 이 정도로 멋지고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라고 그녀를 설득하는데, 아마 이 말에 설득되지 않을 딸은 없을 것 같다.


주인공인 엄마는 딸 아이를 세상에 내놓은 날에 어머니의 사랑으로 충만해졌고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날 이후 그녀의 불행은 시작된다.


딸아이는 영특하고 건강하게 자란다. 딸아이를 사랑하고 어머니의 사랑을 받는 그녀는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그녀의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딸의 관점에서 소설은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딸은 꿈같은 집에서 살아왔는데, 왜 돌연 사망한 것일까? 


딸은 주변 사람, 어른들의 반응에 무척이나 신경쓰는 아이였다. 그리고 그녀는 고등학생이 되는데, 그녀의 머릿속에는 “융서받는다 = 사랑받는다”라는 공식이 뿌리박고 있었다. 


그녀의 기억은 평범한 생활이 8할, 그리고 특별히 기억에 남는 2할로 구성되어 있다. 딸에게 그녀의 존재는 엄마가 꿈꾸는 행복이라는 그림에서 일부분, 소품 같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11년 전 태풍이 불고 산사태가 일어나고 집이 불타서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였다. 셋다 살아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고, 엄마는 자신의 어머니를 구할지, 딸을 구할지 망설이는데 그녀의 엄마는 그녀에게 말한다.


“부모라면 당연히 자식부터 구해야지”


여기서 우리는 할머니의 모성을 느낄 수 있는데,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며 손녀를 구하고자 할머니의 숭고한 마음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이 소설은 아이의 엄마가 신부님에게 고해성사를 하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딸아이는 자신의 회상을 독자에게 말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이야기는 딸의 남자친구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고, 딸의 고모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결국 경찰은 딸아이의 유서를 찾지 못하였으나, 딸의 책상 서랍 속에 들어있던 노트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엄마, 용서해주세요”라는 글이 적혀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 글을 보고 혹자는 이 문장이 유서라고 하는데, 과연 딸이 엄마에게 용서를 해달라고 적은 글귀가 유서일까? 그리고 그 문장이 엄마가 딸을 죽였다는 단서가 될 수 있을까?


소설의 하단부에서는 딸아이가 자신 때문에 태풍으로 자신의 집이 불탔을 때 외할머니가 죽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로인해 무척 심적으로 괴로워한다. 


엄마는 자신의 어머니를 사랑했고, 또 어머니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하지만 사고로 자신의 삶의 터전과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게 되자 달라진다. 


할머니가 죽고 나자 갈등하는 딸과 엄마. 과연 모성에 뒤틀린 건 딸인가? 아니면 엄마인가?  


결국 모성애를 발휘하여 자신의 희생으로 손녀를 구한 할머니의 선택이 오히려 비극을 낳은 것은 아닐까?




엎친데 덥친 격으로 딸의 아빠는 대학때 만나던 여성 히토미와 자취를 감추어버린다. 태풍으로 언덕집에 불이 났을 때 그림부터 챙겼고, 그래서 장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죄책감에 현실을 도피하고자 달아난 것이다.


자기 편한데로 현실을 도피한 아빠는 용서받을 수 있을까? 결국 아빠는 15년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 이듬해 딸은 결혼하면서 집을 나간다. 그리고 임신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은 엄마의 관점에서 시작해서 딸의 관점으로 막을 내리는데, 딸은 엄마로부터 사랑과 평온을 느낀다. 마치 엄마가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사랑과 평온, 그리고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소설의 마지막 장에 적혀 있는 문장이 여운으로 남는다.


“시간은 흘러간다. 흘러가기 때문에 엄마에 대한 마음도 바뀌어 간다. 그럼에도 사랑을 갈구하는 존재가 딸이며, 자신이 갈구했던 것을 자식에게 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바로 모성 아닐까?”


어쩌면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모성은 바로 이게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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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나요 - 명랑한 척하느라 힘겨운 내향성 인간을 위한 마음 처방
양스위엔 지음, 박영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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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본심을 드러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험적으로도 그렇지만 학교나 사회에서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이다. 대체로 본심을 드러내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원래 내향적인 사람이 외향적인 사람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면 우리 사회는 명랑하고 쾌활하며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들 환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명랑한 척하느라 힘겨운 내향성 인간을 위한 마음 처방’이라는 부제와 같이 내향적인 사람이 외향성을 지닌 것처럼 행동하지 말라고 말한다. 억지로 내 감정을 숨긴채 남의 감정을 챙기는게 과연 바람직한 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이 책의 저자는 7년간 수많은 내담자를 상당해온 경력을 지닌 베테랑 심리상담사다. 무엇보다 저자가 온라인에 쓴 수십 편의 컬럼이 1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5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위챗 계정을 운영하고 있고, <건강시보> 등 다양한 매체에 원고를 개재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다섯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파트 ‘외향성 고독 - 알고 보면 내향형 인간입니다’에서는 힘들어도 웃어야 하는, 쾌활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 내심은 그렇지 않은, 나의 기분보다 남의 기분을 우선시해야 하는, 정서적으로 불안하지만 겉으로는 안정된 것처럼 행동해야 하는.. 내형적인 사람들에게 불공평한 세상을 이야기한다. 


두 번째 파트 ‘내적 치유 - 마음의 상처는 어떻게 돌봐야 할까요’에서는 인간관계가 어려운 데는 이유가 있다면서, 혼자 짊어질 필요가 없으며, 성격을 유연하게 바꾸면 삶을 바꿀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성격 유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의 방어를 내려놓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과 어울리라고 말한다.


세 번째 파트 ‘경계 의식 - 내 중심을 잡으면 휘둘리지 않아요’에서는 경계 의식이 부족한 관계는 재앙이라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뚜렷한 경계 의식을 구축하지 못하면 삶이 재앙이 된다고 경고한다. 그 이유는 공격자와 동일시하게 되는 방어기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네 번째 파트 ‘관계의 실체 - 친밀한 관계 속에서 더 나은 내가 됩니다’에서는 제대로 싸우고, 솔직하게 말하고, 진실한 자신을 드러내라고 조언한다. 솔직한 대화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다섯 번째 파트 ‘단단한 자아 만들기 - 진짜 행복은 단단한 자아에서 옵니다’에서는 자기 정체성을 갖고 있다면 힘겨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앞으로 나갈 수 있으며, 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실망을 받아들이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느 모임이나 행사에 갔다고 치자. 조용히 홀로 구석에서 눈치만 보고 있는 내향적 성향자를 좋아할 사람은 없다. 그 반대로 적극적으로 나서서 인사하고 말을 걸며, 억지로라도 웃으면서 주변 분위기를 맞춰주는 사람을 환영한다. 


외향성과 내향성은 심리학자 칼 융이 그의 저서 <심리유형>에서 처음으로 내향성과 외향성에 대해 개념을 제시하였다고 한다. 요즘 MZ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마이어스 브릭스 유형 지표(MBTI) 테스트에서도 에너지 방향에 따라 I(내향성)와 E(외향성)으로 나누고 있다.


이처럼 내향적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세상에서 내향적인 사람이 살아가는 팁을 저자는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1. 성격을 바꾸려고 하지 말라

  2. 성격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라

  3. 자신의 성격을 온전히 느끼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라


저자는 조언과 함께 내향적 성격을 지닌 사람이 성격을 바꿀 수도 없고 바꿀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그 이유로 저자는 내향적 성격이었던 빌 게이츠가 아무리 사교 기술을 갈고 닦아도 빌 클린턴이 될 수 없다고 비유를 드는데, 무척이나 공감이 되었다.


그렇다면 내향적인 성격의 사람은 모임이나 행사에 가면 긴장하고 불안해야만 할까? 


저자는 문제는 내향적인 성격이 아니라 유연성이 부족해서라고 말한다. 성격이 유연하다는 것은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았을 때 자아의식과 자아통합을 잘 유지한다거란다. 한마디로 새로운 상황에 잘 대처하고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적지 않은 사람들은 부모의 기대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내 인생의 주도권을 쥐고 있지 못한다. 그러다보면, 저자의 말대로 삶을 도둑맞게(?) 되는데, 이는 다름아닌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닌 부모가 원하는 삶을 살게 되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어리고 젊었을 때에만 해도 부모님께 반항하면서도 내심 그렇게 내 삶을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한 반발심으로 지금은 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자기만의 인생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의 기대나 기준에 내 삶을 끼워 맞추지 말자.





인간관계는 어렵다. 내향적 성향의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그렇겠지만, 외향적 성향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인간관계는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거미줄보다 복잡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뭘해도 행복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작은 소망부터 확실하게 충족시키는 것부터 시작해 서서히 담담하게 큰 소망을 마주한다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심리학 분야에서는 유명한 1970년대에 스탠퍼드대에서 실시한 마시멜로 실험을 들어봤을 것이다. 어린 아이들에게 마시멜로 주고는 연구팀이 돌아올 때까지 안 먹고 기다리면 마시멜로 1개를 더 준다고 하였으나,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 중 1/3만이 자기통제력을 보여주며 참고 버텼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자기통제력을 보여준 아이들이 실험 후 추적 관찰해보니 성인이 되어서 다른 아이들보다 더 성공하였다는 것이다.


결국 자기통제력, 즉 만족 지연 능력이 있으면 더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인데, 저자는 만족지연력을 키우는 방법을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1. 자신의 리듬을 찾아라

  2. 자신의 목표를 마음 깊이 새겨라

  3. 작은 일에 순종하라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는데 다른 사람들의 기대 속에 살거나 눈치를 살피거나 내 기분보다 타인의 기분을 챙긴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의 진실한 감정을 무시하지 말고 충실하라고 조언한다.


책 제목과 같이 명랑한 척하지 말자.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기분에 솔직해지자. 가면을 벗자.


이 책은 내향적 성향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 베테랑 심리상담사가 구체적이고 다양한 예를 들어가며 조언해주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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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 경험이 글이 되는 마법의 기술
메리 카 지음, 권예리 옮김 / 지와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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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자기계발서보다는 자서전을 쓰거나 시, 수필을 쓰고자 하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아서 도움도 많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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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 경험이 글이 되는 마법의 기술
메리 카 지음, 권예리 옮김 / 지와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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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는 “The Art of Memoir”인데, 사실 memoir의 의미는 회고록이란 뜻으로, 원제목을 직역하면 “회고록 작성의 기술” 정도 되겠다. 실제로 책의 앞부분 ‘이 책을 펴내며’에서도 옮긴이도 “작가 메리 카가 알려주는 ‘자전적 글쓰기’에 대한 조언”이라고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이 끌리는 점은 미국 아마존과 뉴욕타임즈에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책이고, 이미 국내에도 과거에 출간되었다가 절판되었는데, 다시금 출판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시대를 초월하여 적지 않은 독자들가 사랑을 받는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들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쓰기나 자신의 경험을 모은 전자책 쓰기 열풍에 이 책이 적지 않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리라는 기대감에 책을 열어본다.




저자는 시라큐스대 영문과 교수다. 그녀가 쓴 어릴적 이야기 인생록인 <거짓말쟁이들의 클럽>은 출간 후 1년 넘게 뉴욕타임즈 베스트 셀러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그리고 이후에 출간한 <체리>, <리트>도 연이어 베스트 셀러에 올랐고, 특히 이 책 <인생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는 미국에서 30여년 동안 저자가 대학에서 작가가 되고자 하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가르친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한다.




이 책은 크게 1부 ‘인생은 어떤 가치를 품고 있나’와 2부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공감되었던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지독하게 강렬한 경험을 할 때면 오로지 감정만 뚜렷하게 새겨지고 나머지 측면은 흐리멍덩한 그림자로 남을 때가 많다고 한다. 문제는 오히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그 흐리멍덩한 잃어버린 기억이라는 사실이다.”


이 문장은 공감이 가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찬성할 수 없는 주장이었다. 강렬한 경험이 기억속에 강하게 남아있는 점은 누구나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강렬하지 못했던 흐리멍덩한 그림자는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강렬하지 못했고 평범한 이벤트였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런 평범하고 무관념한 사건까지 기억하려 한다면 나의 두뇌는 저장용량 초과라 터져버릴지 모르겠다.


저자는 인생 이야기를 쓰고자 한다면 10가지 과제(?)를 통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10가지 과제 모두를 이 글에서 소개할 수 없지만, 그 중에서 나름 인상적인 것 하나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절대로 남에게 사과할 줄 모르고 자기 생각을 바꿀 줄 모르는 고집쟁이는 지혜로운 영혼이 잡아끄는 순간에 깊은 진술을 알아볼 수 없다. 좋은 글을 쓸 수 없다는 뜻이다.”


주변에 보면 간혹 사과를 안하거나 자기 고집을 굽히지 않는 꼰대(?)를 보곤한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만일 내가 저자가 말한 그런 사람(?)이라면 좋은 글을 쓸 수 없다는 말인가?


저자가 아닌 제임스 우드가 한 말을 책속에 인용하였지만, “삶은 한층 잘 읽어낸다는 것은, 삶의 구체성을 더 잘 알아차리는 일에 달려있다.”라는 말은 무척 인상 깊었다. 결국 구체적으로 쓰는 것, 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리고 저자는 “화려한 거짓보다 소박한 진실이 힘이 세다”라고 말하는데, 이 말은 결국 논픽션 장르의 글을 쓸 때 거짓말로 화려한 글을 쓰지 말라고 이해하고 싶다. 논픽션이 거짓말로 가득차 있다면, 그 글은 픽션이 아니겠는가?


책 속에 “가족은 서로 실망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존재한다”라고 로라 설리먼의 말을 인용한 부분이 있는데,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친구나 지인, 애인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은 보이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것 같다. 이에 반해 가족에게는 이와는 반대로 좋은 모습보다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어쩌면 훨씬 더 많이 보여주었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 다른 문장은 “훌륭한 작가와 훌륭한 기자는 거짓의 경계가 불분명하다고 여기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 속에서 시종일관 거짓이 아닌 진실을 쓰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또 “진솔한 목소리에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어조는 달라질 수 있지만 어휘 선택과 구문에 통일성이 있어야 한다. 독자가 보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이 말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진솔함을 갖기 위해서는 글에서 일관성과 통일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에 관한 일부 결정적 사실들을 반드시 숨기거나 부정해야 한다는 은밀한 두려움을 품고 있다”라고 말하는데, 솔직히 나 역시도 진실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다소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저자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가족에게조차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일지는 몰라도 진실을 모두 밝히기에는 꺼림직하다. 왜냐면 나를 드러낸다는 것은 그만큼 큰 용기가 필요한데,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약점이나 추한 면을 타인에게 보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저자는 모든 작가에게는 두 가지 자아가 필요한데, 글을 생산하는 자아와 편집하는 자아라고 말한다. 이 주장에 대해서는 다른 저자들에게 많이 들은 얘기인데,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 쓴 글을 편집, 즉 수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옮긴이 분(아님 편집자)께서 나름 자신이 생각하기에 중요하거나 강조하고 싶었던 내용을 밑줄치고 색상 또한 검정색이 아닌 파란색으로 표시하였다는 점이다. 


물론 누군가는 밑줄치고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한번 읽었던 내용도 책장을 넘기기 전에 다시 한번 밑줄치고 파란색으로 된 부분을 읽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되씹을 수 있었다.


저자는 “평범한 경험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숨기고 싶은 자신의 내면을 끝까지 대면하고, 타인과 깊이 공감하려는 태고, 그 위에서 오직 나만이 말할 수 있고 쓸 수 있는 진실의 언어를 찾을 때, 삶의 모든 순간이 반짝이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끝으로, 저자가 작가 지망생들에게 조언하는 ‘삶의 모든 순간을 빛나게 하는 진실한 글쓰기 기술’을 소개하면 글을 맺는다.


  • 실패를 겁내지 말라. 다시 쓰면 된다

  • 멋진 이야기가 아닌 잘 아는 이야기를 써라

  • 불행을 억지로 욱여넣지 말라

  • 육체적 감각을 키워라

  • 현재의 욕망을 과거에 덧씌우지 말라

  • 외부가 아닌 내면의 적과 싸우는 글쓰기를 하라

  • 내 인생의 모든 등장인물을 존중하라

  • 글 속에서 변화하고 성장하라


부제 ‘경험이 글이 되는 마법의 기술’과 같이 ‘경험의 중요성’을 저자는 강조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책은 소설이나 자기계발서보다는 자서전을 쓰거나 시, 수필을 쓰고자 하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아서 도움도 많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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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패턴 베트남어 회화 - 내 인생 첫 번째 베트남어 내 인생 첫 번째 시리즈
윤선애 지음 / PUB.365(삼육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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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제시하는 컨셉처럼 어렵지 않게 베트남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해주는 이 책은 베트남어를 배워야 하는 학생이나 직장인, 일반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한마디로 어렵게만 느껴지는 베트남어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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