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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8가지 법칙 - 너와 나, 우리를 사랑하는 이유
제이 셰티 지음, 이지연 옮김 / 다산초당 / 2023년 10월
평점 :
사랑은 인간이 느끼는 ‘희노애락’의 네 가지 감정을 다 겪게 해준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때문에 기쁨을 느끼고 즐거울 때도 있으며, 화가 날 때도 있고 슬픔의 감정을 느끼는 경우도 생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표지에 적혀 있는 것처럼, ‘너와 나, 우리를 사랑하는 이유’에 대해, 그리고 제목과 같이 사랑의 여덟 가지 법칙에 대해서 알려준다고 하니 궁금증이 더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의 저자, 제이 세티는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작가이다. 그의 첫 작품인 <수도자처럼 생각하기>는 뉴욕타임즈 베스트 셀러 1위에 올랐다.
저자의 경력은 특이하다. 엘리트 집안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버리고 인도로 건너가 수도자의 길을 걷다가 ‘사람들에게 경험과 지혜를 나누라’는 스승의 조언에 따라 런던으로 돌아와서 ‘On Purpose’라는 행복 건강 분야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저자는 <Making Wisdom Go Viral> 라는 영상 시리즈로 소셜미디어에서 100억 뷰를 기록하고 5천만명이 넘는 팬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인플루언서다.
현재는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의 온라인 강의를 듣고, <Genius Coaching Community>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8개의 사랑의 법칙을 설명하고 있는데,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나를 이해하며 사랑을 준비한다’
‘고독’이라는 주제로, 제1법칙 ‘홀로 지내며 나를 관찰하라’와 제2법칙 ‘내 과거를 먼저 돌아보라’를 설명한다.
저자는 “사람들은 혼자가 되는 걸 두려워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나 역시도 홀로 무언가를 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한마디로 타인 의존형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불안하고 절박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거나 관게를 지속하고 싶은가?”라고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무척이나 와닿았고 공감되는 문장이었다.
저자는 성숙한 사랑을 위해서 혼자일 때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 돌이켜보라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먼저 ‘혼자 보내는 시간을 기록’하고, 그리고 ‘해보지 않은 활동을 시도’해보라고 말한다.
이렇게 혼자 보내는 시간을 평가하는 이유는 나에게 좀더 편안해지고 나 자신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라고 지적한다.
1부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미디어가 남긴 사랑의 환상’이라는 내용이었다. 현대인이라면 TV나 영화, 음악, 스마트폰에서 보는 유튜브 등 여러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는데, 저자는 현대의 미디어가 ‘이상적인 사랑인 이런 것’이라는 낭만적인 사랑의 개념을 심어 놓았다고 주장한다.
생각해보면, 옛날부터 구전되어오던 신데렐라나 콩쥐팥쥐와 같은 동화에서는 멋지고 마음씨 좋은 왕자님이나 왕을 만나 결혼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그리고 <포레스트 검프> 영화에서도 주인공 검프는 첫 스쿨버스를 타는 날, 운명의 여성 제니에게 첫 눈에 반한다.
이처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사랑에 대한 이미지가 정립되어 이를 맹목적으로 잘못된 생각을 갖게 되는 건 아닐까?
1부의 마지막 부분인 <나에게 쓰는 러브레터>에서는 나에게 편지를 쓰면 나 자신과 대화를 하여 몰랐던 생각이나 감정을 자각할 수 있도록 하여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또 ‘고독을 위한 명상’이라는 코너에서는 자기애를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명상법을 알려준다. 명상은 되도록 저녁에 잠들기 전이나 아침에 일어나기 전에 시도해보라고 권한다.
2부 ‘너를 이해하며 사랑을 실천한다’
공존’이라는 주제로 다음의 3가지 법칙에 대해서 설명한다.
제3법칙 ‘함께 사랑을 정의하라’
누군가에게 ‘사랑해’라고 말해 본 적이 있는가? 그런 적이 있다면 왜 ‘사랑해’라고 말했는가?
저자는 ‘여생을 함께 보내고 싶어서’, 그리고 어떤 사람은 ‘잠자리를 함께 하고 싶어서’ 등 사람마다 각기 다른 이유로 ‘사랑한다’고 말한다고 한다. 이처럼 사람마다 ‘사랑’에 대해 정의하는 바가 다르다.
놀라운 점은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사랑한다’는 말을 이성을 만난지 평균 88일만에 한다고 하는 반면, 여성의 경우에는 평균 134일이 걸린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나의 경우에는 내가 상대방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적은 있어도 아직 누군가로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본 기억은 없다. 그만큼 여성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물론 나는 나의 어머니도 사랑하고, 나의 자식들도 사랑하고, 심지어 친구들도 사랑한다. 나에게 사랑이란 의미는 ‘진심으로 좋아하고 아낀다’는 의미같다.
제4법칙 ‘거울처럼 보고 배우고 가르쳐라’
생택쥐페리는 말했다. “사랑은 서로 응시하는 게 아니라 밖으로 한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사랑은 같은 방향, 즉 지향하는 바가 같아야 한다는 의미 같다.
나의 그간 인생을 살아온 짧은(?) 경험으로는 아무리 상대방이 예쁘고 잘생기고 멋있고 간지나도 같은 방향을 보지 않는 사람과 오래 관계를 지속하기는 힘들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의미에서 제4법칙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이 부분에서 좋았던 문장은 “좋은 관계는 서로 주고받는 관계다”였다. 영어에서 말하는 give and take가 아닌 일방적인 관계, 예컨대 한쪽만 주거나 한쪽만 받는 관계는 오래갈 수 없다.
이 파트에서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하기’였다. 저자는 이를 판단하기 위해 7가지 질문을 던진다.
자기 자신을 알고 싶어 하는가?
본인의 감정을 잘 이해하는가?
당신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가?
혼자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가?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문제 해결책을 찾는가?
다른 사람의 성장을 응원하는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도록 당신을 자극하는가?
스스로 채점해보니 나는 만점을 받지 못했다. 무엇보다 타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
제5법칙 ‘서로의 삶의 목적을 헤아려라’
저자는 <베다>에서 사람들은 삶에서 아래의 네 가지를 추구한다고 한다.
물론 인도에서 전해지는 지혜(?)이기 때문에 한국의 정서나 상황에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네 가지 중에서 순서적으로 ‘다르마’가 제일 먼저 오는 것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삶에서 ‘목적’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저자는 “목적은 삶의 나침반이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추구하는 삶의 목적이 같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앞서 1부에서 ‘나’에게 러브레터를 썼다면, 2부에서 저자는 사랑하는 사람 ‘너’에게 러브레터를 쓰라고 조언한다. 나에게서 출발해 너에게로 발전하는 것이다.
3부 ‘치유’에서 저자는 서로 부딪치지만 보듬으면서 사랑을 지키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어지는게 제6법칙 ‘충돌을 두려워하지 마라’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끼리라도 다툼, 소위 충돌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럴 생각이나 의도가 없었어도 상황이 그렇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충돌하는 관계만이 지속된다”라고 말한다. 왜 그런걸까? 솔직히 늘 다툼이나 논쟁을 피하려고 하는 ‘평화주의자’인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결코 내가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자주 다투면 오히려 큰 다툼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돌이켜보니 집에서 하루도 바람잘날이 없었던 터라, 작은 다툼이 많으면 큰 다툼은 없다.
인도의 고서 <바가바드 기타>에서는 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루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말하는 적은 다름 아닌 무지나 자존심, 탐욕, 그리고 거만함 같은 사람의 생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두 사람이 다툴 때도 사실은 이러한 서로 간의 생각 차이나 잘못된 생각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언쟁을 피하고 협력을 기르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공동의 목표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상대방을 학대하지 말고 사랑하기 위해 다투라고 말한다. 이 말은 어찌 보면 어패가 있을 수 있지만, 서로 건강한 방식으로 화를 표출하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 사람은 반드시 중립을 지키라고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참 동감한다. 서로 자존심을 긁거나 상처만 주는 언행으로 다투는 것은 두 사람의 관계만 오히려 악화될 뿐이다. 저자는 성숙한 사랑을 위해서는 다음 번 다툼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하라고 조언하는데, 나름 합리적인 것 같다.
4부 내 곁의 모두를 아끼며
제8법칙 ‘스치는 모든 것을 사랑하라’
불교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불교의 ‘타생지연’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소매를 스치는 사소한 일이라도 전생의 인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4부에서 특히 유용하다고 생각된 부분은 ‘직장의 악어와 어울리는 지혜’였다. 어느 직장이나 ‘악어’는 있다. 아니 오히려 ‘악어’떼가 득실거린다. 하지만 좋든 싫든 퇴사할게 아니라면 직장에서 ‘악어’들과 공존하며 일을 해야 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기운을 나눠주면서 내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사랑을 나누라는 의미인데, 보통의 사람이라면 이러한 삶을 살아가기가 쉽지만은 않다.
결국 사랑의 영역을 계속 확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옭기 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얘기다.
이 책은 결국 ‘세상에 쓰는 러브레터’와 ‘교감을 위한 명상’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세상의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라는 사뭇 불교의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궁극적인 목적은 ‘사랑’ 때문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매우 중요한 이유이다.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차이가 무엇일까?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밝힌다. 꽃을 좋아하면 꺾지만, 꽃을 사랑하면 물을 준다고 한다. 참 좋은 예시인 것 같다.
이 예시를 읽으면서 스스로를 돌이켜보면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기보다는 좋아했던 것 같다. 아니 단지 소유욕이 강했던 것 같다.
저자는 어떻게 나의 마음을 알고 책 속에서 말한다. “우리는 아름다운 것에 끌리고 그것을 갈망하며 소유하고 싶어한다.”
우리는 왜 타인을 사랑할까?
결국 내가 타인에게 사랑받고 싶어서가 아닐까?
가족을 사랑하고 친구를 사랑하며, 동료를 사랑하고 주변 공동체를 사랑하며, 더 나아가 지나치는 사람들과 세상의 모든 사람들, 그리고 지구를 사랑하면 반대로 나 역시도 그들에게 사랑을 받을 것이라는 게 이 책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인 것 같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책인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