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지키는 바운더리 - 모든 문제는 선을 넘으면서 시작된다, 인간관계가 인생을 망치기 전에 선을 그어라
쑤쉬안후이 지음, 김진환 옮김 / 시옷책방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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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서 “선”을 넘지 말아야 할 때 이를 잘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감정적으로 상처를 주거나 어쩔때는 내가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여기서 “선”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서양에서 말하는 “프라이버시(privacy)”일까? 아니면 그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걸까?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바운더리”는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말하는 선과 동일한 의미일까? 




저자는 푸청 심리상담소에서 현재 심리상담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죽음은 이렇게 가까이 있다>, <이제는 작별할 수 있습니다>, <나를 찾기 위한 7일간의 심리학> 등 심리와 관련된 책을 24권이나 저술하였다. 


저자는 저술 외에도 심리학 교육강좌를 열고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파트 1에서는 관계의 경계선이 무너진 사람을 10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있다.


  1. 책임감이 지나친 자기희생형

  2. 보상심리로 강제하는 불균형형

  3. 경계선의 개념이 부족한 막무가내 요구형

  4. 인간관계를 위협하는 위선적인 도덕형

  5.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는 책임 전가형

  6. 이성과 감정을 구분하지 못하는 혼란형

  7. 노력으로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자책형

  8. 타인을 도구화하는 나르시시즘형

  9. 심리전 안전을 방치하는 포기형

  10. 타인과 나의 거리를 가늠하지 못하는 무례형


당신이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은 어떤 유형이 가장 많은가? 개인적으로는 경계선의 개념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는 형, 그리고 타인을 도구화하라는 유형이 가장 많았다. 


물론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우리는 특히 책임을 전가하거나 경계선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사람들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파트2에서는 선을 넘는 관계의 함정에 대해서 다루는데, 이 역시도 저자는 10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1. 사랑과 통제의 모호한 영역

  2. 친밀한 관계일수록 함부로 대하는 유형

  3. ‘다 너를 위해서야’의 본심

  4. 책임과 무책임 간의 타협점

  5. 관계도 변한다는 사실

  6. 거절을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

  7. 누구를 위한 ‘호의’인가

  8. 타인의 감정으로 나의 내면을 채우지 마라

  9. 각자의 ‘인생 과제’를 분리해야 한다

  10. 관계가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이 중에서도 특히 흔히 겪는 경우가 친밀한 관계일수록 함부로 대하는 상황이다. 가까울수록 더 귀하게 여기고 예의를 차리며 존중해야 한다는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도 책 속에서 언급하지만, 관계가 가까워지면 상대방을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한 도구로 보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살다보면 금전적인 것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부탁을 받는 경우가 흔히 일어난다. 이 때 거절을 아예 하지 못하거나 거절하는 것을 미안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거나 나의 이익을 심히 침해하는 부탁이라면 당연히 거절할줄 알아야 한다. 


나 역시도 거절하지 못하여 나중에 가서는 내가 감당하기 힘들어 후회한 적도 있고, 거절하는데 미안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파트 3 ‘관계의 점선을 실선으로 바꾸기’에서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저자의 여러가지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와닿았던 내용은 ‘모든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는 없다’였다. 실제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도 없지만, 모든 사람들이 나와 공감해주지도 않는다. 그건 내가 이상해서라기보다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모든 사람들에게 집중하지 마라”고 조언하며, 특히 ‘관계의 리스트’를 정리하라고 강조한다. 저자가 말하는 ‘관계의 리스트’는 무엇일까?


저자는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고,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것도 자아를 재구축하는 과정이다”라고 말한다. 결국 인간관계는 고정불변이 아니라 계속해서 업데이트해야 하는 유동적인 것이다.


우리가 독립적이고 완전한 인격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저자는”감정의 경계선을 세우고 내면의 방어선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결국 이 말은 나만의 선을 긋고 그 선을 타인이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게 아닐까?


파트 4 ‘인생의 바운더리 세우기’에서는 저자는 나만의 ‘선’. 즉 인생의 바운더리를 세우기 위한 연습으로 10가지를 제시한다.


첫번째로 ‘너는 너, 나는 나’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서양의 개인주의 사상과도 같은 맥락이다. 집단주의에 길들여진 우리의 동양적 사고로는 다소 어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내 인생을 책임지고 나의 인생을 오롯이 살기 위해서는 ‘나’와 ‘너’가 다름을 인정하고 나만의 영역, 즉 선을 그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익숙했던 삶의 경계를 뛰어넘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왜냐면 집단주의에 익숙한 동양적 사고로는 나만의 ‘선’을 긋는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대로 ‘내 목소리에 집중’해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이에 걸맞게 나만의 ‘선’, 즉 이 책에서 말하는 ‘바운더리’를 구축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파트 4에 나온 여러가지 <바운더리 훈련>이었다. 아마 저자가 심리상담연구소에서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실시한게 아닐까 싶다.


나만의 바운더리를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나 스스로를 위로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기 전에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답하라”라고 저자가 던진 질문이었다. 과연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었는지 내 스스로도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생 때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대학을 졸업할 때 쯤에는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직장에 가서는 승진하고 돈을 벌기 위해, 그러다보니 어느새 인생의 절반이 지났다. 


이것이 내가 원했던 삶이었나?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왔는가?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바운더리’를 잘 구축하여 인간관계 또한 잘 유지하고 있었는가?




이 책에서 말하는 ‘바운더리’는 단순한 ‘경계선’을 의미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저자는 “개인의 내재적 공간으로, 자주권과 독립권을 유지하고 보장할 수 있는 방어선이자 마지노선이다”라고 말한다.


어찌보면 참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한마디로 우리가 일상에서 말하는 ‘선’이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만의 심리적 경계선을 세우고 잘 유지해야 한다”


그렇게 말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타인이 나의 삶을 책임져주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나에게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만의 선(기준)을 세우고, 그 선을 넘는다면 가족이더라도 “선 넘지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내용 중 이 경계선이 인간관계에서 어떻게 무너지는가에서부터 시작형 어떻게 침범당하고 파괴되는지, 그리고 이로 인해 타인과의 관계까지 무너지는 부분에 대해서 다양한 예시를 들어 다루어서 ‘선’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결국 험난한 세상에서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고 제대로 살아 남으려면 저자의 말대로 ‘내 마음 속에 뚜렷한 경계선’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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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내공 - 인생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채우는 것
조용헌 지음 / 생각정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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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읽으면서 나의 상식과 혜안이 넓고 깊어지는 느낌을 주는 이 책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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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내공 - 인생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채우는 것
조용헌 지음 / 생각정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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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랜기간 경험을 많이 쌓은 사람에게 내공이 높다고 말한다. ‘내공’은 소싯적에 읽던 무협지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단어였는데, 어른이 된 지금은 특정 분야나 업무에서 경험과 연륜이 상당한 경지에 오른 경우 상당한 내공을 지녔다고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국내의 유명한 동양학자 중 한 분인 조용헌 교수의 ‘내공’이란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공’은 무엇을 의미할까? 개인적으로 조용헌 교수의 글이나 책을 흠모하는 터라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동서양 고전과 역사서를 섭렵한 국내에서 상당히 유명한 동양학자로, 현재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로 있으며, 사주명리학의 대가이기도 하다. 


그의 책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대표적인 저서로는 <조용헌의 인생독법>, <조용헌의 고수기행>, <조용헌의 영지순례>, <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등이 있다.


 


 

이 책은 각각의 소제목에 따라 2페이지 분량의 칼럼을 모은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소제목을 다시 소주제로 모아 총 일곱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관점이 내공이다’


“한 생각이 운명을 바꾼다”라는 주제로, ‘홍수에 떠내려오는 소’라는 소제목으로 시작한다. 


‘우생마사’라는 사자성어가 있지만, 잔잔한 강이나 호수에서는 말이나 소나 둘다 잘 헤엄쳐 살아나오지만, 홍수가 났을 때는 말은 물살을 거슬러 가려다 힘이 빠져 죽고, 소는 물살에 몸을 맡기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살아남는다는 의미다. 


회사에서 최근 대대적인 인사와 숙청(?)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나는 이러한 상황에서 말이 아닌 소의 지혜를 배워서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재미난 소주제는 ‘인생청구서’였다. 누가 인생은 돌고 돌며, 공짜가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저자는 “돈, 인기, 권력, 이 세 가지가 내 손에 들어올 때는 반드시 그 이면에서 청구서가 붙어온다고 예상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여기서 말하는 청구서는 전방위적인 질투와 시기심, 그리고 공격이 가해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나 또한 돈과 권력(솔직히 ‘인기’는 없었다)이 들어오니 얼마 뒤 (정확히는 1년이다) 청구서가 날라왔다. 그냥 내가 잘난 줄만 알아서 영원히 이어질 줄 알고 개인적으로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고, 결국 돈도 그렇지만 권력 또한 잃었다. 그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과연 그 청구서를 대비할 수 있었을까?



2장 ‘사람에게 기대다’


이장은 “다른 인생이 나에게 복을 불러온다”라는 주제에 관한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의 40~50대라면 홍성대씨가 쓴 <수학의 정석>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해방 이후 책을 써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사람이 홍성대씨라고 한다.


일제강점기에 적지 않은 국내 부자들은 교육사업에 투자하였다고 한다. 왜 부자들은 교육에 투자하였을까? 아마 그 이유는 교육이야 말로 가난을 벗어나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흙수저로 태어나도 배움을 통해 충분히 자수성가 부자가 될 수 있음을 여러 사람들이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품은 비싸다. 그래서 명품은 세일하지 않는다. 물론 세일하는 명품 브랜드도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소위 찐명품은 오히려 가격을 올린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 부자들 중에 문화재로 애국한 분이 있다고 한다. 바로 간송 전형필씨라고 한다. 지금은 삼성이나 현대, LG, SK 등의 재벌이 있지만, 일제 때 조선 부자 중 한 사람이 간송이라고 한다. 그는 논을 팔아 고려청자와 같은 문화재를 사모았다고 한다. 


어쩌면 그가 아니였으면 우리는 지금쯤 런던 박물관이나 파리 박물관, 뉴욕 박물관에 가서 우리나라 문화재를 구경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3장 ‘밝은 곳으로 가라’


“공간이 정신을 바꾼다”라는 주제다. 


“용서는 하지만 잊지 않는다(Forgive without forgetting)” 남아공의 위대한 정치가 넬슨 만델라가 한 말이다. 그는 27년이나 옥살이를 하였는데, 정권을 잡고도 백인들에게 보복하지 않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이나 그 아들, 형님이 옥살이를 해야 하는 우리나라와는 딴판이다.


그의 이러한 정치 철학은 다름 아닌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있는 테이블 마운틴에서 온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테이블 마운틴은 정산이 평탄한데, 그 길이가 무려 3.2km나 된다고 한다. 물론 저자가 틀릴 수도 있지만, 어쩌면 27년간 테이블 마운틴을 보고 지낸 만델라라면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4장 ‘축적된 시간에 귀 기울이다’


“오래된 것들에는 견뎌온 힘이 있다”


차례(차를 마실 때 예의)가 우리나라 전통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놀랍게도 차례는 일본에 그 전통이 남아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차례는 어떤게 된걸까? 차 대신에 조선시대에 유교가 흥하면서 <온주법>이 전해졌다고 한다. 이 책에는 무려 57가지 종류의 술을 만드는 법을 기록해 놓았다고 하니 가히 놀랄만 하다.


왜 그렇게 조선시대에는 술, 즉 주례를 중시한걸까? 그것은 바로 양반가에서는 봉제사접빈객, 즉 제를 모시고 손님을 맞이하는데 술이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하는데,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은 우리 술하면 떠오르는게 막걸리 아니면 소주에 불과하지만, 조선시대에는 무려 50가지가 넘는 술이 있었다고 하니 과연 조선은 주례를 중시한 나라였음에 틀림없다.



5장 ‘하늘의 뜻을 이해하다’


“신은 늘 다른 길을 열어둔다 우리가 보지 못할 뿐”


중국의 지도자상은 ‘후흑’, 즉 낯가죽이 두껍고 마음은 시커메야 하는데, 이러한 중국의 리더십에 대한 철학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나오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낯가죽이 얇고 마음이 여리거나 솔직하면 지도자가 될 수 없고, 설사 지도자가 되더라도 단명한다고 하는데, 나 또한 후흑학을 배우지 못해 단명한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후흑학>이라는 책을 먼저 읽고 익혔더라면 작년에 사임하지 않고 조금 더 오래 버틸 수 있었을까?


저자는 새해는 4번 시작한다고 주장한다. 동지와 양력설, 음력설, 그리고 입춘, 이렇게 네 번이란다. 동지, 그리고 양력설과 음력설은 그렇다치고 왜 입춘까지 포함시킬까? 저자는 명리학에서 입춘부터 새해가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기후론적 관점이라고 말한다.


작년에 별일들이 다 있었는데, 올해부터 나의 운세가 좋아진다고 한다. 벌써 음력설까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운세가 좋아진다고 느끼지 못하는 이유가 사주명리학에서는 입춘부터 새해 첫날을 계산하기 때문인걸까?



6장 ‘이야기로 마음을 부드럽게 갈아두다’


“상상력으로 우리는 더 멀리, 더 높게, 더 깊이 산다”


언젠가 동물과 사람을 구별하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상상력의 차이라고 읽은 적이 있다. 인간에게 상상력이 없었다면 어쩌면 우리는 현재에만 머물러 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상상력은 중요하다.


얼마 전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구경하러 간 잠수정 타이탄 호가 침몰하여 그 안에 타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놀랍게도 타이탄 호의 승객 5명은 모두 슈퍼리치였다고 하는데, 그들은 왜 그런 무모한(?) 여행은 한 걸까?


저자는 수조원의 부자라면 일반적인 오락이나 왠만한 자극으로 만족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더 센 자극을 찾다가 목숨을 거는 놀이를 찾게 되고, 더 멀리 더 높게 더 깊이 가다 못해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는 것이 아닐까?




7장 ‘산천에 내려놓다’


“자연은 좋은 인생으로 가는 가장 짧은 길을 알려준다”


요즘 TV를 켜면 뉴스 외에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이 나온다. 그 중에 2012년 8월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꽤나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은 다름 아닌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다.


세상을 등지고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개개인의 사연이 있다. 멀쩡한 직장을 다니다가,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도 있고 정말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자연인으로 살고 있다.


어쩌면 늘상 일이나 학업 등에 치여 바쁘게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여유롭게 살고 있는 ‘자연인’이 부러워서 일 수도 있다. 


저자는 “꽃이 마음 속에 들어와 자리 잡는다는 것은 내가 좀 한가해졌다는 뜻이다”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이라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머리 속에 당장 해결해야 할 난제들에 생각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출세’란 불교의 ‘출세간’이라는 어휘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출세간’은 “세상을 떠난다”라는 의미인데, 불교에서 말하는 세상을 떠난다는 뜻은 바로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는거다. 


어쩌면 고려시대(불교가 국교로써 가장 융성하던 시기)에는 맞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하고 있으니 세상만사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은 인생의 4대 과목을 이수하기 전에 예비고사용으로 읽을 용도”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인생의 4대 과목’은 무엇일까? 바로 ‘감방’, ‘부도’, ‘이혼’, ‘암(cancer)’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감방’에 투옥(?)된 적은 없으나 면회를 가 본적은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펜데믹  때에는 인생의 ‘부도’에 이를 정도로 밑바닥까지 찍어봤다.


그리고 ‘이혼’은 아직 해보지는 않았지만, 요즘 우리나라 이혼율이 OECD 국가 중 1위에 달하는 명예(?)를 기록하고 있으니 나 또한 먼 미래, 어쩌면 가까운 미래에 이혼하거나 이혼당할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암’.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인 83.5세까지 (2022년 기준) 생존하면 암에 걸릴 확률이 36.9%에 달한다고 한다. 전체 국민의 ⅓ 이상이 암에 걸린다는 통계에 비추어 보면, 나 또한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참 느낀 바가 많았다. 저자의 문장은 책뿐만 아니라 컬럼으로도 만나고 있는데, 읽을 때마다 느끼지는 거지만, 참 박학다식하고 배울 점이 많은 분이다.


새벽에 혼자 않아 한장 한장 읽지는 않았지만, 틈틈히 읽으면서 나의 상식과 혜안이 넓고 깊어지는 느낌을 주는 이 책이 참 좋았다. 


책 표지에 적힌 것처럼 인생은 흐르는 데로 내버려두는 게 아니라 어쩌면 내가 스스로 채워나가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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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 경영·경제 - 자녀를 어떤 인물로 키우고 싶은가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김병도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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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 대한 경제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칠 내용과 함께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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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 경영·경제 - 자녀를 어떤 인물로 키우고 싶은가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김병도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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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라면 가장 큰 관심사 중에 하나가 자녀 교육이다. 오죽했으면 맹자의 어머니가 자녀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맹모삼천지교’를 가장 열심히 따르는 국가가 중국이 아닌 다름 아닌 우리나라일까?


하지만 우리나라는 입시공부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어 학교나 학원에서 경제교육에 대해서는 별도로 교육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은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자녀를 둔 부모라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파격적인 제목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끈다.




이 책의 저자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 후 모교인 서울대로 돌아와 교수로 재직하였고, 지금은 서울대 명예교수이신 김병도 교수님이 쓴 책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 외에도 <도전력> <경영학 두뇌> 등 다양한 책을 저술하였는데, 자녀교육에 관한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이 책은 총 1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용돈이나 직업 선택에 관한 주제뿐만 아니라 자녀의 경제적 독립에서부터 주식투자나 신용관리에 대한 내용과 기업의 역할이나 기부와 부모로부터의 독립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목차>


우리나라의 자녀교육법은 명문대나 의대를 가기 위해 학원이나 과외와 같은 사교육을 받고, 대학에 들어가면 고시에 도전하거나 대기업 입사를 염두에 두고 스펙 쌓기에 매진한다.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교육에 관한 연설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교육열에 대해 자주 언급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 교육이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지고 있는가?


우리 돈으로 환산하여 약 140조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부자 중 한 사람인 워렌 버핏의 아들 중 막내아들인 피터 버핏이 작곡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리고 피터 버핏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늑대와 춤을>이라는 영화의 주제곡을 작곡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더욱 드물다.


왜 이 이야기를 꺼내는가 하면 저자가 이 책의 첫 장에서 저자가 워렌 버핏의 아들 교육으로 화두를 던지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경제교육과 관련되어 저자가 던지는 질문이었다.


첫째, 경제교육을 시작하기에 적합한 시기는 언제인가?


둘째, 경제교육에서의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가?


셋째, 경제 문제와 관련해 자녀가 당혹스러운 질문을 할 때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놀랍게도 저자는 ‘용돈은 경제교육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언젠가부터 애들 엄마가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고 있었다. 하지만 용돈을 주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용돈을 관리할 지를 가르쳐주지 않고 용돈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교환의 개념을 이해하면 용돈을 주기 시작해야 하는 적절한 시점이라 한다.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 아이들은 중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돈 관리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 그래서 용돈을 주면 일주일이 아니라 2~3일 내로 다 써버린다.


무엇이 문제일까? 저자는 “용돈 기입장을 작성하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초기에는 작성 그 자체에 의의를 두라고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용돈 기입장’을 잘 작성하면 기업에서도 사용하는 툴인 Plan-Do-See를 활용하라고 말한다.



교육심리학 분야에서 유명한 실험인 1970년대에 실시된 마시멜로 이야기를 아는가? 놀랍게도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았던 자제력이 높은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대인관계도 좋고 성적도 좋았으며, 나아가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고 한다.


저자의 말대로 어느 부모가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제대로 된 생각이 박힌 부모라면 당연히 자녀의 자제력을 키우는 것에 중점을 두고 경제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한다. 아니 우리는 그렇게 초등학교때 배웠고, 그것을 진리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놀랍게도 이미 1893년에 경제학자 리처드 일리가 각 직업의 사회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했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서구에서는 사장 생산적인 일을 하는 직업 순으로 농부, 제조업자 그리고 비생산적 일을 하는 직업이 상인이라고 생각하였다.


현대에서 직업의 순위는 다름 아닌 돈을 많이 버는 직업순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 듯 적지 않은 어린 아이들은 돈을 많이 버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유튜버와 같은 직업을 꿈꾼다.


물론 의사나 한의사, 약사 같은 전문직을 꿈꾸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결국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라기보다는 돈을 많이 벌 수 직업이라 그렇다.


현실은 직업에는 귀천이 있다. 아니 주위를 둘러봐도 그렇고,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60%가 넘는 응답자들이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답변한다.


경영학 인사조직론을 배운 사람은 아마 기억하는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벽돌공에 관한 이야기다. 


세 명의 벽돌공 중 한 명은 “벽돌을 쌓고 있다”고, 다른 한 명은 “교회를 짓고 있다”고 말했으며, 나머지 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전을 짓는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같은 벽돌을 쌓고 있지만, 세 사람은 서로 다른 마음가짐으로 일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다름 아닌 직업의 귀천은 정해지는게 아니라 스스로 정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숭고한 목표를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


저자는 책 속에서 심리학자 엔젤라 더크워스의 ‘그릿 척도’를 소개한다. 놀랍게도 그릿 점수가 높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다름 아닌 삶을 살아가는데 필연적으로 직면하게 되는 어려움을 견뎌내는 끈기였다고 한다.



이 책의 끝부분에 저자는 말한다.


“자녀를 방목하라”


자녀가 자유롭게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자녀를 그냥 뒤에서 지켜보라고 강조한다. 왜 저자는 자녀를 자유롭게 해주라고 할까?


저자는 “간섭과 통제 속에서 자란 아이들로부터는 혁신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아이에게 경제적 자립심을 키워주고 올바른 소비 습관과 저축, 투자에 대해서 충분한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 학교나 학원에서는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자녀교육은 단지 입시교육에 매달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무리 좋은 학교를 가고 좋은 직업을 가져도 올바른 경제관을 가지지 못한다면 인생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책의 내용은 부모의 자녀 경제교육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경제에 관한 기본개념을 많이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에 관한 개념에 대한 설명보다는 왜 자녀에게 경영경제를 가르쳐야 하는지와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좀더 초점을 맞췄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좀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자녀에게 경제경영에 관한 지식을 쌓도록 도와주는 취지를 잘 살리고 있어서 자녀교육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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