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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 경영·경제 - 자녀를 어떤 인물로 키우고 싶은가 ㅣ 서울대 석학이 알려주는 자녀교육법
김병도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23년 11월
평점 :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라면 가장 큰 관심사 중에 하나가 자녀 교육이다. 오죽했으면 맹자의 어머니가 자녀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맹모삼천지교’를 가장 열심히 따르는 국가가 중국이 아닌 다름 아닌 우리나라일까?
하지만 우리나라는 입시공부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어 학교나 학원에서 경제교육에 대해서는 별도로 교육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은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자녀를 둔 부모라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파격적인 제목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끈다.

이 책의 저자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 후 모교인 서울대로 돌아와 교수로 재직하였고, 지금은 서울대 명예교수이신 김병도 교수님이 쓴 책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 외에도 <도전력> <경영학 두뇌> 등 다양한 책을 저술하였는데, 자녀교육에 관한 책은 이 책이 처음이다.

이 책은 총 1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용돈이나 직업 선택에 관한 주제뿐만 아니라 자녀의 경제적 독립에서부터 주식투자나 신용관리에 대한 내용과 기업의 역할이나 기부와 부모로부터의 독립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목차>
우리나라의 자녀교육법은 명문대나 의대를 가기 위해 학원이나 과외와 같은 사교육을 받고, 대학에 들어가면 고시에 도전하거나 대기업 입사를 염두에 두고 스펙 쌓기에 매진한다.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교육에 관한 연설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교육열에 대해 자주 언급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 교육이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지고 있는가?
우리 돈으로 환산하여 약 140조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부자 중 한 사람인 워렌 버핏의 아들 중 막내아들인 피터 버핏이 작곡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리고 피터 버핏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늑대와 춤을>이라는 영화의 주제곡을 작곡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더욱 드물다.
왜 이 이야기를 꺼내는가 하면 저자가 이 책의 첫 장에서 저자가 워렌 버핏의 아들 교육으로 화두를 던지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경제교육과 관련되어 저자가 던지는 질문이었다.
첫째, 경제교육을 시작하기에 적합한 시기는 언제인가?
둘째, 경제교육에서의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가?
셋째, 경제 문제와 관련해 자녀가 당혹스러운 질문을 할 때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놀랍게도 저자는 ‘용돈은 경제교육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언젠가부터 애들 엄마가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고 있었다. 하지만 용돈을 주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용돈을 관리할 지를 가르쳐주지 않고 용돈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교환의 개념을 이해하면 용돈을 주기 시작해야 하는 적절한 시점이라 한다.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 아이들은 중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돈 관리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 그래서 용돈을 주면 일주일이 아니라 2~3일 내로 다 써버린다.
무엇이 문제일까? 저자는 “용돈 기입장을 작성하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초기에는 작성 그 자체에 의의를 두라고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용돈 기입장’을 잘 작성하면 기업에서도 사용하는 툴인 Plan-Do-See를 활용하라고 말한다.
교육심리학 분야에서 유명한 실험인 1970년대에 실시된 마시멜로 이야기를 아는가? 놀랍게도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았던 자제력이 높은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대인관계도 좋고 성적도 좋았으며, 나아가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고 한다.
저자의 말대로 어느 부모가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제대로 된 생각이 박힌 부모라면 당연히 자녀의 자제력을 키우는 것에 중점을 두고 경제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한다. 아니 우리는 그렇게 초등학교때 배웠고, 그것을 진리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놀랍게도 이미 1893년에 경제학자 리처드 일리가 각 직업의 사회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했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서구에서는 사장 생산적인 일을 하는 직업 순으로 농부, 제조업자 그리고 비생산적 일을 하는 직업이 상인이라고 생각하였다.
현대에서 직업의 순위는 다름 아닌 돈을 많이 버는 직업순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 듯 적지 않은 어린 아이들은 돈을 많이 버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유튜버와 같은 직업을 꿈꾼다.
물론 의사나 한의사, 약사 같은 전문직을 꿈꾸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결국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라기보다는 돈을 많이 벌 수 직업이라 그렇다.
현실은 직업에는 귀천이 있다. 아니 주위를 둘러봐도 그렇고,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60%가 넘는 응답자들이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답변한다.
경영학 인사조직론을 배운 사람은 아마 기억하는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벽돌공에 관한 이야기다.
세 명의 벽돌공 중 한 명은 “벽돌을 쌓고 있다”고, 다른 한 명은 “교회를 짓고 있다”고 말했으며, 나머지 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전을 짓는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같은 벽돌을 쌓고 있지만, 세 사람은 서로 다른 마음가짐으로 일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다름 아닌 직업의 귀천은 정해지는게 아니라 스스로 정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숭고한 목표를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
저자는 책 속에서 심리학자 엔젤라 더크워스의 ‘그릿 척도’를 소개한다. 놀랍게도 그릿 점수가 높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다름 아닌 삶을 살아가는데 필연적으로 직면하게 되는 어려움을 견뎌내는 끈기였다고 한다.
이 책의 끝부분에 저자는 말한다.
“자녀를 방목하라”
자녀가 자유롭게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자녀를 그냥 뒤에서 지켜보라고 강조한다. 왜 저자는 자녀를 자유롭게 해주라고 할까?
저자는 “간섭과 통제 속에서 자란 아이들로부터는 혁신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아이에게 경제적 자립심을 키워주고 올바른 소비 습관과 저축, 투자에 대해서 충분한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 학교나 학원에서는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자녀교육은 단지 입시교육에 매달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무리 좋은 학교를 가고 좋은 직업을 가져도 올바른 경제관을 가지지 못한다면 인생에서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책의 내용은 부모의 자녀 경제교육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경제에 관한 기본개념을 많이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에 관한 개념에 대한 설명보다는 왜 자녀에게 경영경제를 가르쳐야 하는지와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좀더 초점을 맞췄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좀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자녀에게 경제경영에 관한 지식을 쌓도록 도와주는 취지를 잘 살리고 있어서 자녀교육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