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지키는 바운더리 - 모든 문제는 선을 넘으면서 시작된다, 인간관계가 인생을 망치기 전에 선을 그어라
쑤쉬안후이 지음, 김진환 옮김 / 시옷책방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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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서 “선”을 넘지 말아야 할 때 이를 잘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감정적으로 상처를 주거나 어쩔때는 내가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여기서 “선”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서양에서 말하는 “프라이버시(privacy)”일까? 아니면 그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걸까?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바운더리”는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말하는 선과 동일한 의미일까? 




저자는 푸청 심리상담소에서 현재 심리상담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죽음은 이렇게 가까이 있다>, <이제는 작별할 수 있습니다>, <나를 찾기 위한 7일간의 심리학> 등 심리와 관련된 책을 24권이나 저술하였다. 


저자는 저술 외에도 심리학 교육강좌를 열고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파트 1에서는 관계의 경계선이 무너진 사람을 10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있다.


  1. 책임감이 지나친 자기희생형

  2. 보상심리로 강제하는 불균형형

  3. 경계선의 개념이 부족한 막무가내 요구형

  4. 인간관계를 위협하는 위선적인 도덕형

  5.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는 책임 전가형

  6. 이성과 감정을 구분하지 못하는 혼란형

  7. 노력으로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자책형

  8. 타인을 도구화하는 나르시시즘형

  9. 심리전 안전을 방치하는 포기형

  10. 타인과 나의 거리를 가늠하지 못하는 무례형


당신이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은 어떤 유형이 가장 많은가? 개인적으로는 경계선의 개념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는 형, 그리고 타인을 도구화하라는 유형이 가장 많았다. 


물론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우리는 특히 책임을 전가하거나 경계선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사람들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파트2에서는 선을 넘는 관계의 함정에 대해서 다루는데, 이 역시도 저자는 10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1. 사랑과 통제의 모호한 영역

  2. 친밀한 관계일수록 함부로 대하는 유형

  3. ‘다 너를 위해서야’의 본심

  4. 책임과 무책임 간의 타협점

  5. 관계도 변한다는 사실

  6. 거절을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

  7. 누구를 위한 ‘호의’인가

  8. 타인의 감정으로 나의 내면을 채우지 마라

  9. 각자의 ‘인생 과제’를 분리해야 한다

  10. 관계가 멀어지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이 중에서도 특히 흔히 겪는 경우가 친밀한 관계일수록 함부로 대하는 상황이다. 가까울수록 더 귀하게 여기고 예의를 차리며 존중해야 한다는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도 책 속에서 언급하지만, 관계가 가까워지면 상대방을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한 도구로 보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살다보면 금전적인 것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부탁을 받는 경우가 흔히 일어난다. 이 때 거절을 아예 하지 못하거나 거절하는 것을 미안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거나 나의 이익을 심히 침해하는 부탁이라면 당연히 거절할줄 알아야 한다. 


나 역시도 거절하지 못하여 나중에 가서는 내가 감당하기 힘들어 후회한 적도 있고, 거절하는데 미안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파트 3 ‘관계의 점선을 실선으로 바꾸기’에서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저자의 여러가지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와닿았던 내용은 ‘모든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는 없다’였다. 실제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도 없지만, 모든 사람들이 나와 공감해주지도 않는다. 그건 내가 이상해서라기보다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모든 사람들에게 집중하지 마라”고 조언하며, 특히 ‘관계의 리스트’를 정리하라고 강조한다. 저자가 말하는 ‘관계의 리스트’는 무엇일까?


저자는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고,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것도 자아를 재구축하는 과정이다”라고 말한다. 결국 인간관계는 고정불변이 아니라 계속해서 업데이트해야 하는 유동적인 것이다.


우리가 독립적이고 완전한 인격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저자는”감정의 경계선을 세우고 내면의 방어선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결국 이 말은 나만의 선을 긋고 그 선을 타인이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게 아닐까?


파트 4 ‘인생의 바운더리 세우기’에서는 저자는 나만의 ‘선’. 즉 인생의 바운더리를 세우기 위한 연습으로 10가지를 제시한다.


첫번째로 ‘너는 너, 나는 나’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서양의 개인주의 사상과도 같은 맥락이다. 집단주의에 길들여진 우리의 동양적 사고로는 다소 어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내 인생을 책임지고 나의 인생을 오롯이 살기 위해서는 ‘나’와 ‘너’가 다름을 인정하고 나만의 영역, 즉 선을 그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익숙했던 삶의 경계를 뛰어넘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왜냐면 집단주의에 익숙한 동양적 사고로는 나만의 ‘선’을 긋는게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대로 ‘내 목소리에 집중’해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이에 걸맞게 나만의 ‘선’, 즉 이 책에서 말하는 ‘바운더리’를 구축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파트 4에 나온 여러가지 <바운더리 훈련>이었다. 아마 저자가 심리상담연구소에서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실시한게 아닐까 싶다.


나만의 바운더리를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나 스스로를 위로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기 전에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답하라”라고 저자가 던진 질문이었다. 과연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었는지 내 스스로도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생 때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대학을 졸업할 때 쯤에는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직장에 가서는 승진하고 돈을 벌기 위해, 그러다보니 어느새 인생의 절반이 지났다. 


이것이 내가 원했던 삶이었나?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왔는가?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바운더리’를 잘 구축하여 인간관계 또한 잘 유지하고 있었는가?




이 책에서 말하는 ‘바운더리’는 단순한 ‘경계선’을 의미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저자는 “개인의 내재적 공간으로, 자주권과 독립권을 유지하고 보장할 수 있는 방어선이자 마지노선이다”라고 말한다.


어찌보면 참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한마디로 우리가 일상에서 말하는 ‘선’이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만의 심리적 경계선을 세우고 잘 유지해야 한다”


그렇게 말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타인이 나의 삶을 책임져주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나에게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만의 선(기준)을 세우고, 그 선을 넘는다면 가족이더라도 “선 넘지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내용 중 이 경계선이 인간관계에서 어떻게 무너지는가에서부터 시작형 어떻게 침범당하고 파괴되는지, 그리고 이로 인해 타인과의 관계까지 무너지는 부분에 대해서 다양한 예시를 들어 다루어서 ‘선’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결국 험난한 세상에서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고 제대로 살아 남으려면 저자의 말대로 ‘내 마음 속에 뚜렷한 경계선’을 가지고 살아야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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