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선의 인터뷰집 《우리는 sf를 좋아해》에서 김초엽과 심완선의 대화를 읽고 알게 된 sf평론집이다. 캐서린 헤일즈의 전작과 방향성이 조금 다르다는 로쟈 서평을 읽고 읽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예상했던 대로 완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닐 스티븐슨의 소설을 읽어봐야겠다. 내가 견디기 힘들어하는 남성향의 냄새가 느껴지지만, 그래서 더 궁금해지는 건 어째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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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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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소설을 읽다가 울었다. 추천사의 김미월의 말이 과장은 아니었다. 그런데 눈은 울고 입은 웃었다. 내가 왜 이러나. 그러면서.

이건 소설인데 소설이 아니다. 작가의 말을 읽으면 알 수 있다. 허구의 요소가 있겠지만 캐릭터들이 살아있다. 빨치산 아버지, 혁명운동가 어머니,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 현대사의 질곡을 지극히 비루하고 비근한 개인의 삶 속에서 버텨내야 했던 사람들.
무엇보다 화자가 살아있다. 이 화자는 건조한 서술이 현대소설이라 믿는 근래 소설들의 모든 화자들을 엿먹인다. 냉소적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비겁한 지식인들의 방어기제인 것이다.

정지아. 이 이름을 앞으로 사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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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새는 울지 않는다 부크크오리지널 6
김설단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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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입소문 날 만한 소설입니다. 첫 장 펼치시면 끝까지 책을 못 놓으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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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 지음, 김유진 옮김 / 프란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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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로랑과 베르제, 두 사람의 관계는 살균된 관계가 아니었고, 이 편지들도 살균된 글이 아니다. 그들의 믿음, 지지, 교감, 배신, 반목과 애증, 그럼에도 끝끝내 남은 그리움, 그 모든 것이 진짜 삶을 산 사람들, 진짜 사랑을 한 사람들의 것이었다. 그래서 아름답고 질투가 난다. 그들은 남들처럼 살기 위해 부부를 연기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그저 생로랑과 베르제였고, 생로랑의 베르제, 베르제의 생로랑이 되기를 매순간 선택했을 뿐이었다.

옮긴이 김유진은 옮긴이의 말을 "누군가의 연인으로 기억되는 삶"에 대한 언급으로 끝냈다. 그런가? 이 편지-작고 단정하며, 그 판형에 비해 기이하게 묵직한 이 책이 없었다면 그러했겠지. 그러나 그는 이 책을 통해 '누군가를 연인으로 기억하는 삶'이 된 게 아닌가. 어쩌면 이 책이 없었더라도, 그는 이미 그러했을 것이다. 베르제가 없이는, 베르제 없는 이브 생 로랑으로는, 전혀 다른 결말에 다다랐을 터이니.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표지의 이브를 바라보았다. 책을 펼치기 전에 느낄 수 없었던 많은 감정이 휘몰아친다. 잠시 내가 베르제가 되는 기분. 나쁘지 않았다. 브라보, 무슈 생 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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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뛰어난 작품은 <예쁜이 수술>.
그러나 밑줄 그은 곳은 전체적(구조적)으로는 뛰어나다고 여기지 않은 <입주 작가>의 마지막 부분.

나에게는 불행히도 다음의 것을 배울 기회가 있었다.
소설이란 어떠해야 하고, 좋은 소설이란 어떠한 요소를 가져야 하며, 소설을 소설다운 좋은 소설로 만들기 위해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

그리고 나는 운 좋게도 그 후에 커먼 마리아 마차도를 읽었다.

이제 때가 된 것이다. 배운 것을 깡그리 잊어야 하는 때가.




독자들이여, 나는 여러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 여러분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 여자가 우리의 입주 공간에 들어와 신경질을 부리면서 지금까지 이 글을 이렇게 말아먹은 거야? 정말이지 이 여자는 다른 예술가들 사이에서 먹고 자고 일하기엔 너무 예민하고 너무 허약하고 완전 미쳤어. 아니면, 여러분이 좀더 옹졸하다면 나를 클리셰로 여기고 있을 것이다?고딕소설에서 뛰쳐나온 듯한, 어이없는 사춘기 트라우마를 지니고 벌벌 떠는 박약한 것.
그러나 독자들이여, 한번 물어보자. 지금껏 여러분이 배심원 심의를 해오면서, 자기 자신을 진실로 마주한 사람을 한 번이라도 마주친 적이 있는가? 몇 명쯤은 있겠지만, 장담하는데, 많지는 않을 것이다.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람을 알고 지냈지만, 전보다 더 건강히 다시 자라도록 스스로 나뭇가지를 일찌감치 솎아낸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숲속에서의 밤은 선물이었다고, 나는 한 점 거짓 없이 말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단 한 번도 어둠 속에서 제 자신을 마주하는 일 없이 살다가 죽는다. 언젠가 어느 날, 여러분이 호숫가를 빙 돌다가, 물위로 허리를 굽히고는, 스스로를 운좋은 사람으로 여길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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