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책읽기 - 지식을 경영하는
스티브 레빈 지음, 송승하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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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때 모 프로그램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책을 얼마나 가까이하고 있는지를 조명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 취재에 응한 대부분이 젊은이들은 한 달에 책 한권조차 읽은 적이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더 놀라운 것은 선진국의 도서관을 우리와 비교해 보여주는데 무슨 할 말이 필요했으랴. 문자화된 책에 대한 흥미와 관심도가 하락하면서 그저 즉흥적으로 보고 듣는 시스템에 익숙해진 사회적인 풍토도 문제이리라. 물론 이것은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아주 극소수의 일변도라 믿고 싶다.


내 주변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참 많다. 저마다의 이유로 책을 읽고 즐기겠지만 나에게 책을 읽는 순간은 정신을 집중하고 나를 재발견해갈 수 있는 시간이다. 갖가지 무수한 정보와 지식을 단 몇 시간만으로 마치 타입캡슐을 타고 여행하는 듯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보통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저마다 좋아하는 분야에 따라 달라진다. 나는 에세이를 즐겨 읽고 좋아하는데 이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좋은 책을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고 어떤 방법으로 내 것으로 터득할 수 있는 것일까. 오로지 책에 대한 흥미 위주로 책을 접하던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제목이나 겉표지의 문구를 토대로 책을 고르고 읽고는 했지만 읽고 난 후 만족한 적은 일부에 불과하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좋은 책을 선택할 수 있는 시야도 넓어지고 판단도 설까마는, 보다 전략적으로 책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어떻게 책을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는지 이에 대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엔 책을 읽는 중간마다 중요한 글귀를 체크한다. 메모지에 기억에 남는 구절에 해당하는 페이지수를 적어놓고 훗날 그 책에 대한 기억이 사라질 즈음, 그 책 첫 페이지에 붙여둔 포스트잇을 다시 확인하고 찾아 읽다보면 대략의 줄거리가 떠오른다. 그리고 그 책에 대한 나의 견해와 느낌을 글로 표현해두면 좀 더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게 되니 이 또한 좋은 습관이 아닐까.


책을 읽기 전 그리고 책을 읽은 후의 우리가 행할 수 있는 갖가지 방법을 제시해준다. 독서 리스트 작성, 효과적인 독서법 그리고 독서 모임을 행할 시 도움이 될 만한 점들을 포인트로 하여 설명해준다. 내가 해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 실행하여 이전 보다 나은 독서습관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말한 모든 이야기가 전적으로 옳다는 것은 아니니, 각자의 주관과 생활 방식에 맞게 효과적인 책읽기를 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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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꾸와 오라이 - 황대권의 우리말 속 일본말 여행
황대권 글.그림 / 시골생활(도솔)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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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우리말을 얼마나 정확하고 바르게 사용하고 있을까. 우리나라의 말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서 우리는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자 얼마나 혈안이 되어 있는지 모른다. 참으로 외국인들의 눈으로 봤을 때 어불성설의 모습이 아닌지!


그런 일부의 시각과 상응하여 공중파 방송에서는 우리가 흔히 많이 사용하고 또 누군가에게 들어온 갖가지 말에 대해 올바르게 표현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흥미 있게 선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어린학생에서부터 어른들까지 누구나가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길을 제시해주니 이제는 온 국민의 인기프로그램이 되었고 나또한 애청자이기도 하다.


야생초 편지의 작가인 황대권님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인데, 그의 삶의 이력을 들여다보노라면 정말 평탄치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젊은 시기를 모두 옥중에서 보내며 외부에서의 경험은 모두 단절된 채로 살아온 그는 스스로 배움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이로써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우리말에 대한 책을 독자들에게 전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우리나라의 미친 과거의 잔재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참혹하고 아픈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고 이로써 우리는 아름다운 우리말의 쓰임을 후세에게 제대로 전수하지 못한 채 강요와 탄압에 의해 일본말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던 뼈아픈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그렇기에 보다 젊은 세대들에게 우리말의 올바른 표기법과 사용법을 다른 그 무엇보다 유념하여 전수해야 하지 않을까. 저자가 성장한 시기에 경험했던 일들과 추억들을 편지 형식으로 전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 어르신 세대들은 이 책에 나아 있는 많은 일본말을 마치 우리나라의 언어인양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새롭게 거듭나고 변화되어야 할 많은 부분들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는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최근에는 한국어능력시험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다고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외래어와 우리말의 올바른 표현법을 바로 익히고 이를 통해 한국어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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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조선풍속사 - 조선.조선인이 살아가는 진풍경
이성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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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역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생각이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것이다. 그런 단순한 오해와 편견은 이 책으로 인해 사라지게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가 이 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것도 과거 선조들이 그들의 몫을 다했기 때문이고 후세들이 살아갈 삶 또한 우리의 몫이 아닌가. 그렇기에 역사 그 자체에 대한 중요성은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다. 그 만큼 중요하고 또 바로 알아야 하는 이유가 거기 있는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정세과 변화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순리인지도 모른다. 다만 내가 직접 겪지 않은 일이기에 다분히 멀게 느껴지는 것이고 어렵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그들은 어떤 법과 규칙을 가지고 살아갔으며 무엇을 생의 관점으로 놓고 살았을까. 이런 기본적인 호기심과 궁금증은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작가는 이런 우리의 궁금증을 가볍고 재미있는 터치로 이야기하고 있다. 조선시대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를 작가만의 상상력으로 좀 더 쉽게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조선 시대 왕의 이야기나 초현실적인 화장실 뒤처리 방법 그 외에도 독자들은 역사이야기가 이토록 재미있고 흥미로울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의 삶과 조선시대 선조들의 삶은 별반 다를 게 없는 듯하다. 엄격한 유교방식의 삶 안에는 이혼이라는 제도 자체가 허용되지 않을 것 같지만 이 또한 계급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양반들에게는 이혼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평민들에게는 지금과 같은 합의 이혼제도가 있었다고 하니 놀랍지 않은가. 구수한 누룽지처럼 들리는 작가의 문체는 우리가 잊고 지냈던 고향집을 방문하는 것과 같은 정겨움을 선사하고 그 시대의 삶과 풍경을 눈으로 보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단순히 역사적인 사실에만 충실하게 써나갔다면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이야기들을 그 시대의 인물과 상황을 절절히 매치시켜 이야기하는 저자의 표현력에 점수를 주고 싶다. 독자들에게 재미와 지식을 동시에 전해줄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그 만큼 내게는 만족감을 준 책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산 증인이다. 눈으로 직접 보고 들을 수 없다 해도 이렇게 글로써 이해하고 선조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참 감사한 일이다. 그럴수록 현재 우리의 삶을 제대로 바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후세에 우리 젊은 세대들이 먼 훗날 현재 우리가 살아간 삶을 되짚어볼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 우리 선조들의 역사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좀 더 재미있고 유쾌하게 바라보고 싶다면 이 책을 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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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 에비앙
요시카와 도리코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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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시 때때로 들려오는 가족 간의 불화 그로 인한 어두운 뉴스들이 난무하는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유쾌 상쾌한 가족이 있다. 표지에서 전해져 오는 그림만으로도 웬지 웃음부터 나오는 이 가족은 미혼모의 딸로 태어났지만 누구보다 깊이 철든 15살의 소녀 나와 한 때 펑크족이었던 엄마 그리고 연하의 남자친구가 함께 동거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직도 밖에 나가면 처녀라고 오인할 만큼 아름다운 우리 엄마의 전직은 프로 파친코 걸이었다. 그런 엄마에게는 3살 연하의 남자친구가 있다. 열여섯의 철없는 그 남자는 엄마를 쫓아다니며 결혼하자고 조르고 졸랐던 야구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단숨에 사라지게 만드는 우리 엄마와 나는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스스럼없이 서로에게 다가간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이 한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줄곧 웃음을 떠나지 않게 한다. 황당한 웃음이건 정말 유쾌 상쾌 통쾌한 웃음이건 간에 현실의 우리가 살아보지 못하는 삶을 이들이 보여주어서일까. 어느 날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던 야구는 이들 모녀 앞에 다시금 찾아오게 되고 이들은 함께 살게 된다. 


이들이 함께 살아가면서 보여주는 삶의 모습은 현재 우리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사사건건 사건 사고를 일으키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만큼은 깊고 충실한 이들 가족은 하루에 단 몇 마디도 소통하지 못하고 사는 우리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열다섯 살 소녀의 시각으로 보여지는 이들의 생활은 그야말로 솔직하고 꾸밈이 없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이 그 전부가 아니듯이 오히려 우리가 사는 삶 보다 행복하고 진실 되어 보인다.


혼인신고 없이도 야구를 아빠로 알고 살아온 핫짱이나 철부지 같은 야구를 자신의 남편으로 맞아드린 엄마까지 불완전해 보이는 이들에게도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에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들이 불완전한 개개인으로 만나 정식으로 하나의 가정을 이루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만큼 더 깊은 정으로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한편의 시트콤 내지는 만화를 훔쳐보는 듯한 유쾌한 이야기가 오랜만에 웃음을 찾게 한다.


가족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개개인이 만나 사랑을 하고 그 가운데 만들어지는 혈육의 집단이지만 꼭 그것이 아닐지라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을 통해 우리는 배울 수 있고 나의 가족에게 다가가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나의 말과 행동 하나로도 서로의 거리는 좁혀질 수도 멀어질 수도 있으니 우리 스스로가 좀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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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예감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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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일본 작가 중의 한분이 여류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다. 그녀의 문체는 깔끔하고 단아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깊은 감성에 빠져들게 한다. 그녀의 글 속에는 우리 주변의 일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어느 새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 책의 주요 스토리는 기억을 잃은 주인공 야요이가 자신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야요이에게는 외딴 집에 홀로 사는 이모가 있다. 고등학교 음악선생이기도 한 그녀의 집에 찾아간 야요이는 이모에게서 다른 이에게는 느낄 수 없는 묘한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한 핏줄로 이루어진 이들은 서로의 존재를 바로 알고 느낄 수 있는 힘이 있는 걸까? 조금은 엉뚱할지 모르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 야요이는 이모로부터 다소 놀랄만한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된다. 이모와 야요이는 친 자매라는 사실을 ..


그리고 어린 시절 한 가족이 함께 떠난 여행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했고 사랑하는 두 부모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야요이는 자신의 기억 저편에서 유년 시절의 아픔을 점차 기억하게 된다. 지금까지 자신을 길러주고 사랑으로 보듬어주신 두 부모님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야요이. 감춰졌던 진실을 막상 맞닥뜨린 후 그녀의 기분이 어떠했을지는 본인이 아닌 그 누구도 헤아리지 못할 것이다.


더할 수 없는 사랑과 행복을 주는 가족이라는 터울 안에서도 늘 마음 한 구석이 쓸쓸하고 외로웠던 야요이는 그제서야 자신의 아픈 상처를 이해하게 된다. 그 가운데 어느 날 이모는 흔적 없이 사라지게 되고 야요이는 자신을 찾아 온 남동생과 함께 이모를 찾아 나서게 된다. 이모를 찾아 나서게 되는 과정 속에서 이들은 그간 서로에게 느꼈던 감정의 진실을 알게 된다. 그간 남매라는 타이틀 안에서 서로에 대한 진심을 표현할 수 없었던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이루어지게 될까.


그녀가 이야기하고 있는 삶은 한편으로는 따뜻하고 아름답지만 그 이면에는 누군가로 인한 아픈 기억과 추억이 자리하고 있다. 진실을 알게 된 이후의 삶과 모르고 살았던 과거의 삶, 어느 쪽이 더 행복할 수 있을까. 나 스스로가 야요이가 되어 생각해본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 또한 정답은 없듯이 주인공이 알게 된 현실의 삶도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관계 그 자체를 부정하거나 손쉽게 받아들일 수도 없겠지만 서로를 생각하고 바라보는 그 마음만은 그 자체로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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