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 에비앙
요시카와 도리코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시시 때때로 들려오는 가족 간의 불화 그로 인한 어두운 뉴스들이 난무하는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유쾌 상쾌한 가족이 있다. 표지에서 전해져 오는 그림만으로도 웬지 웃음부터 나오는 이 가족은 미혼모의 딸로 태어났지만 누구보다 깊이 철든 15살의 소녀 나와 한 때 펑크족이었던 엄마 그리고 연하의 남자친구가 함께 동거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직도 밖에 나가면 처녀라고 오인할 만큼 아름다운 우리 엄마의 전직은 프로 파친코 걸이었다. 그런 엄마에게는 3살 연하의 남자친구가 있다. 열여섯의 철없는 그 남자는 엄마를 쫓아다니며 결혼하자고 조르고 졸랐던 야구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단숨에 사라지게 만드는 우리 엄마와 나는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스스럼없이 서로에게 다가간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이 한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줄곧 웃음을 떠나지 않게 한다. 황당한 웃음이건 정말 유쾌 상쾌 통쾌한 웃음이건 간에 현실의 우리가 살아보지 못하는 삶을 이들이 보여주어서일까. 어느 날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던 야구는 이들 모녀 앞에 다시금 찾아오게 되고 이들은 함께 살게 된다. 


이들이 함께 살아가면서 보여주는 삶의 모습은 현재 우리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사사건건 사건 사고를 일으키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만큼은 깊고 충실한 이들 가족은 하루에 단 몇 마디도 소통하지 못하고 사는 우리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열다섯 살 소녀의 시각으로 보여지는 이들의 생활은 그야말로 솔직하고 꾸밈이 없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이 그 전부가 아니듯이 오히려 우리가 사는 삶 보다 행복하고 진실 되어 보인다.


혼인신고 없이도 야구를 아빠로 알고 살아온 핫짱이나 철부지 같은 야구를 자신의 남편으로 맞아드린 엄마까지 불완전해 보이는 이들에게도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에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들이 불완전한 개개인으로 만나 정식으로 하나의 가정을 이루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만큼 더 깊은 정으로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한편의 시트콤 내지는 만화를 훔쳐보는 듯한 유쾌한 이야기가 오랜만에 웃음을 찾게 한다.


가족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개개인이 만나 사랑을 하고 그 가운데 만들어지는 혈육의 집단이지만 꼭 그것이 아닐지라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을 통해 우리는 배울 수 있고 나의 가족에게 다가가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나의 말과 행동 하나로도 서로의 거리는 좁혀질 수도 멀어질 수도 있으니 우리 스스로가 좀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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