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눈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그녀의 달콤한 눈빛 앞에 설 때, 너는 그녀에게서 네 삶의 과정을 알게 되리라. (10곡 130~132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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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인문학 교육법 - 부모가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유산
이지성 지음 / 차이정원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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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할 정도로 깊이가 없다. 예시들도 아전인수격으로 편향된 감정의 배설 뿐이다. 논리 타당성도 없고 실증적이지도 않은 두루뭉술한 선언으로 도배돼 있다. 그밖에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주장들, 그것들도 설득력이 없다. 인문학이 무슨 만병통치약인가, ˝진정한˝, ˝진짜˝ 등의 수사가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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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 - 우리가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
김부겸.김태훈 지음 / 더난출판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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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구매자글은 하나도 없이 100자평이 27페이지나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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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와 여성 혐오


‘강남역 사건’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 사건을 여성혐오로 규정하는 데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여성혐오범죄가 아니라 정신질환병자에 의한, 조금 비약하자면 여성‘대상’범죄라고 생각합니다. 이 둘은 단어 한끗 차이지만 범죄의 원인과 논의의 결과는 상당히 다를 것입니다.

말씀대로 이 문제는 개인적이고 사회적으로 해석될 문제입니다. 조현병이라는 개인과 그에 대한 무관심과 방치의 결과가 낳은 비극인 것이죠. 전통적으로 보수는 범죄를 개인의 특성에서 기인한, 자유 의지의 산물로 보고 개인을 처벌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다뤄왔습니다. 진보는 사회적 차원에서 공동체 안에서 소외된 개인, 사회적 유대의 결핍 등을 주로 하여 문제를 풀어나가려 했죠. 그런데 두 번째 단락에서 ‘진보 쪽은~ 여성 혐오 현상이 발단이 되어 발생한 혐오 범죄로 파악한다’는 문장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진보가 사회적 맥락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은 맞는데, 사회적 맥락에서 보는 것=여성혐오범죄로 파악하는 것이 라고 단순하게 도식화하는 것은 오류이고, 끝나는 마침표까지 이 틀에서만 사유하시니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여성’ 박근혜가 호출되는 것이지요. 형사정책적, 행정적 차원에서 ‘대통령’ 박근혜가 호출된다면 동의하겠습니다. 강남역 사건에서 마주쳐 소리난 손바닥의 양쪽은 조현병과 여성혐오가 아니라, 조현병(개인맥락) + 그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사회맥락)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강남역 살인 사건을 여성혐오범죄가 아니라, 가족 등 사회로부터 무관심으로 방치된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범죄로 보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 논의 범위를 넓혀도 여성혐오가 아닌 여성‘대상’범죄로 보는 것입니다.

짧은 글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조현병이라는 다른 하나의 원인을 지나치게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현병 증세로서 ‘망상’은 합리성이 결여된, 완전히 상실된 현상입니다. 03년부터 환청이 들리고, 어느 순간 ‘여성’에 꽂혀서 ‘여성이 나를 견제한다’라는 등의 피해망상에 시달리다가 그쪽으로 피해망상이 계속 커져왔고, 설상가상으로 먹어야 할 약을 먹지 않게 된 결과 ‘이러다가는 내가 죽겠다’라는 생각에 일종의 자기방어로써 살인에 이르게 되었죠. 살인이라는 결과에 이르게 된 원인들이 하나같이 이해가 되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정신병자인 것이죠. 
여성혐오자들로서 일베를 예로 드셨는데, 일베 밉죠. 여성혐오자들 맞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극렬여혐종자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살인은 하지 않거든요. 누구는 왜 범죄를 저지르는가, 누구는 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가? 하는 것은 형사정책의 오랜 화두입니다. 저는 살인이라는 범죄 실행의 벽을 타넘은 원인을 조현병에서 찾은 것이고, 더불어 그가 제때제때 적절한 의료처우를 계속 받아왔다면, 화목한 가정에서, 혹은 경제적 궁핍을 겪고 있어서 의료서비스에서 소외되었을 경우 사회적 지원이 있었더라면, 주변인의 관심 속에서 계속 약을 복용했더라면, 강남역 사건은 없었을 텐데,라는 단절된 사회 유대를 다른 원인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게 제가 생각하는 개인, 사회적 맥락입니다.

‘남성은 잠재적 살인자’ 혹은 ‘살女주세요’ 등의 표어를 위시한 전위대들의 행동이 저는 대단히 불쾌합니다. 만일 유리천장 같은 사회 현상을 근거로 여성의 억압을 주장한다면 저는 백퍼센트 동의하겠습니다. 정서적으로도, 업무효율 측면에서도 남녀가 조화를 이뤄야 하고, 그래서 남녀고용평등제 등 성비 균형적 제도가 더욱 강력히 실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3이 뭡니까, 5:5까지 강제 할당해야 합니다. 공대 나와서 이러는 거 아닙니다. 국회의원도 무조건 5:5! 
그런데 강남역 사건을 여성혐오로 치환해서 남성에게 告하는 방식으로 훈계하는 거라면, 이거야말로 빗나간 비약이고, 과장된 공포로 오히려 혐오와 분노를 조장하고, 언어로써 불특정 다수에 대한 묻지마 분풀이 폭격을 가하는 것입니다.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논의를 해치는 주장들입니다. 물론 고려할 필요는 없지만 때로는 이 사람들이 정말 피해자를 위해서 하는 주장들인가 의아한 경우도 있습니다. 남녀평등주의는 환영받아야 할 가치인데 이것이 무슨 악세사리처럼 이용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는 것이죠. 강남역 거기까지 가서 주먹질하고 개판치는 사람들. 이때로다 우아하게 차려입고 나와 날려쓴 a4지 두 장 들고 카메라 세례 받는 예쁜이. 어떤 게 주主고 어떤 게 객客이겠습니까. 주객전도를 목격한 건 저뿐만은 아니겠죠.

‘남성은 여성이 가지고 있는 불안을 이해하지 못한다. 체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동의합니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쩌면 정말로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체험하지 않아도 조금은? 알게 되는 것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생물학적,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강자에게 느끼는 무력감과 공포를 공감합니다. 술 먹다가 문신한 조직폭력배한테 시비 걸렸을 때는 저도 정말 뒤질 뻔해서 가슴을 쓸어내렸죠. 실화입니다. 학창시절은 어떻습니까, 일진한테 주머니 털릴 때도 수사가 아니라 정말로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습니다. 하물며 살인의 공포는 이보다 더한 것이겠죠.
그래서 조현병이라는 특이성을 떼어내서 차원을 달리하는, ‘여성대상범죄’를 상정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이 약자이기 때문에 표적이 되는 범죄입니다. 그 공포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때에도 방점은 ‘여성’이 아닌 ‘약자’에 찍혀야 할 것입니다. 약자는 여성도 있지만, 미성년 소년 소녀도 있고, 노인도 있습니다. 장애인도 약자입니다. 사회적으로는 다방면에서 걸쳐 소수자들이 핍박을 받고 있죠. 이 사회에서 마이너리티로 산다는 것은 정말 견디기 힘든 고통일 것입니다. 한줌의 권력, 조금이라도 우위에 있다고 생각되면 우리들은 그것을 어떻게 활용했는가. 모든 권력관계가 비천하고 저열한 사회에서, 돌아보면 정말 부끄럽기 그지없는 일들 투성이 아니겠습니까. 약자에 대한 공격성과 폭력성은 인간도 동물인 이상 보편의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본능대로 산다면 그건 세렝게티 야만 사회지 문명 사회를 살아가는 문명인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자유와 휴머니즘,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인간적 재능, 인간성을 지향하고 갖춰나갈 때 범죄를 예방하고, 재범률을 낮추고,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나이브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이 정도가 제가 이번 강남역 사건을 보는 시각입니다. 여혐이든 남혐이든, 남자라서 죄송해요, 잠재적 살인마, 이런 류의 이야기는 정말이지 듣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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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5-23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씁니다. 여성 혐오가 아니라 여성 대상 범죄`라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정의`에 아, 하고 감탄합니다. 제 글 아래 각주를 보면 저는 이 사건을 묻지마 범죄와 여성 혐오 범죄가 반반 섞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제가 무슨 범죄 전문가도 아니고요.. ㅎㅎ. 저는 묻지마 범죄가 개인과 사회의 연결끈이 끊겼을 때 발생하게 되는 범죄라고 자체적으로 정의를 내렸습니다. 즉, 맥락이 끊긴거죠. 그 상태가 이번 살인 사건 유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맥락 운운 한 겁니다. 묻지마 범죄는 끊긴 맥락인 반면, 여성혐오범죄라는 정의는 개인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사회 현상과 연결된, 맥락이 이어진 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시포 님 지적대로 여성(을) 대상 범죄인 것이죠. 제가 주목한 부분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 이후의 현상이었습니다. 이 사건 사체는 조현병에 의한 단순한 여성 대상 범죄`이지만 그 텍스트를 받아들이는 여성은 다른 해석을 한다는 데 있었습니다. 이것을 독자반응이라고 치죠. 여성들은 이 사건을 혐오 범죄로 이해하고 있는 겁니다. 그것은 그만큼 여성들이 여성 혐오(혐오라기보다는 비하) 분위기에 짓눌려있다가 폭발한 것이라 느낀 겁니다. 그만큼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적대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한 범죄자의 심리에는 ˝ 여자마저 나를 무시해 ? ˝ 라는 심리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생각됩니다. 남자가 무시하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여자가 무시하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군. 이런 심리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범죄학에 대해 무지한 저는 이 사건을 나름 개인 범죄와 사회 범죄가 뒤섞였다생각하는 것입니다. 뭐 답은 명쾌하네요. 시시포 님 말씀대로 이 사건은 여성대상범죄`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문득 옛날 생각 나네요. 영화 모임 클럽이 있었는데 영화 한편 보고 술마시면서 노닥거리는 모임인데, 영화 보다가 어느 회원이 경기를 일으키면서 모니터를 떨어트려서 모니터가 박살난 일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성폭력 피해자였더군요. ( 정확한 것은 강간은 아니고 강간 직전까지 간 것으로.. ) 영화 속 장면 설정이 그때와 유사했었나봅니다. 문득 그때 일이 이 답글 쓰면서 생각이 났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백석 평전
안도현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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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하다. 북한 김씨 사이비 공산 독재, 사상의 선명성 투쟁이라는 미명 아래 사그라진 위대한 시인의 영혼, 자유와 창의가 말살된 공간에서 행여나 화를 입으까 두려워 철저히 자기검열하며 한 평생을 도망치듯 살았던 그의 삶이 정말 처절하게 읽히는 것이다. 분하고 안타깝다. 부디 그의 시구처럼, 세상같은 건 더러우니 버렷버리고, 출출이 우는 산골에서 나타샤와 흰당나귀와 함께 행복했기를. 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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