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수다 떨기 2 명화와 수다 떨기 2
꾸예 지음, 정호운 옮김 / 다연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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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대해 해박한 지식이 없는 나는

가끔 그림을 감상할 때 전체적인 분위기나 느낌, 내 눈에 보이는 정도만 보는 편이다.

그러다 명화에 관련된 책을 읽거나 방송을 보면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나와 신기하면서도

​역시 그림 감상은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누구나 쉽게 감상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지만

아무래도 배경지식이 없으면 겉핥기 식 감상밖에 할 수 없는 것 같긴 하다.

​그래도 그림을 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어렵지만 알아가는 재미도 있어 가끔 책을 읽어 보기도 하는데

보통은 엄청난 설명들에 읽고 나면 지칠 때도 있다.

이번에는 가지고 있는 책과 조금은 다른 분위기의 책이 있어 읽어보았다.

명화와 수다떨기 2​

CONTENTS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다는 저자라 그런지 목차의 디자인부터 남다르다.

 

알브레히트 뒤러, 귀스타브 쿠르베,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에두아르 마네, 베르트 모리조

이렇게 7명의 예술 인생을 들여다보기로 한다.

 

 

Chapter 1

회화계의 레전드, 알브레히트 뒤러 Albrecht Dürer (1471-1528)


우리가 알브레히트 뒤러의 그림을 볼 수 있게 된 것은 그의 형 덕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18명의 형제자매 중 한 명이었다고 하는데, 18명이라니......

그들 중, 알브레히트 뒤러와 그의 형은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대하 재능이 있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그림 공부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이 생각해낸 방법이 둘 중 한 사람이 광산에서 일하며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다른 한 사람이 먼저 그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었다.

학업을 마친 후에는 그림을 그려 번 돈으로

 그동안 광산에서 일했던 다른 형제가 그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가 먼저 그림 공부를 하게 되었을까?

행운의 주인공은 바로 동생인 알브레히트 뒤러였다.

그리고 그들의 운명을 가른 것은 다름 아닌 '동전 던지기'였다고 한다.

알브레히트 뒤러는 이렇게 유명한 화가가 되었지만 그의 형은 어땠을까?

뒤러는 그의 형을 잊지 않았고, 형이 미술 공부를 하게 해주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때는 힘든 광산 일로 이미 형의 손이 많이 망가진 상태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작품 '기도하는 손'이 탄생했다고 한다.

뒤러의 이 일화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씩 다른 식으로도  알려지고 있는 것 같다.

뒤러가 동생이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형제의 이야기가 아니라 뒤러와 피아노를 공부하고 싶어 하는 친구의 이야기라는 말도 있다.

어떤 게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나 무엇이 되었든

공통점은 안타까운 사연이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이었다.

 

 

Chapter 2

​반항아, 귀스타브 쿠르베 Gustave Courbet (1819-1877)

 

귀스타브 쿠르베의 자화상을 보니 떠오르는 할리우드 배우가 있다.

조니 뎁!

귀스타브 쿠르베를 묘사하는 단어는 자신감+반항+광기+탁월한 재능이라고 하는데

그가 그린 자화상에서 그 모든 것이 충분히 드러나는 것 같다.

​소위 있는 집 자식이었던 쿠르베도 천재과였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천재과가 아니었던 화가가 있었나 싶기도 하다.

 그렇게 그림을 그리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고히 해나가던 귀스타브 쿠르베.

많은 예술가들이 그렇듯 그의 삶도 안타까운 결말을 맞았다. 

 

 

Chapter 3

수수께끼 같은 남자,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Johannes Vermeer (1632-1675)​

 

예술계에서 자부심이 하늘을 찌른다는 네덜란드.

저자에 따르면  그런 네덜란드에는 4대 천왕이 존재했으니,

렘브란트, 반 고흐와 함께 그 자리에 오른 페르메이르.

페르메이르가 유일하게 남긴 자화상, 오른쪽 상단 그림처럼 뒷모습이다.

뒷모습을 그린 자화상이라니...

그를 저자가 수수께끼 같다고 한 이유가 있었다.

보통 화가들이 평생에 걸쳐 남긴 작품이 최소 몇 백 점은 되지만

페르메이르가 남긴 작품 수는 35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다른 화가들과는 달리 그와 관련된 자료 하나 남아 있지 않다고.

작품 수가 현저히 적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4대 천왕이 된 이유는 그 모든 작품이 걸작이라고 했다.

그리고 다음 장을 넘긴 순간, 아! 이 작품! 하게 되는 그의 작품이 등장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디테일의 대가라 불릴 정도였던 페르메이르.

그가 왜 적은 수의 작품만 남겼는지 이해가 되기도 한다. ^^;

 

 

Chapter 4

​골든 키스, 구스타프 클림트 Gustav Klimt (1862-1918)

 

"나를 알고 싶다면 나의 그림을 보라" (p.135)

라고 말한 황금빛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유디트를 그린 저 그림이 진짜 황금으로 그려졌다니! 금빛 화려함에 눈이 부시다.

클림트의 아버지는 황금 조각가였다고 한다.

그래서 클림트가 황금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

독특한 패턴을 가진 그림들은 지금 보아도 세련되어 보인다.

 

 

Chapter 5

​회화의 귀재, 에곤 실레 Egon Schiele (1890-1918)

 

​에곤 실레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아돌프 히틀러.

히틀러의 꿈이 화가였다고 한다.

히틀러에게 미술적 재능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에곤 실레와 함께 미술을 공부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에곤 실레는 선을 굉장히 잘 살리는 화가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 점에 주목해서 그림을 보니 또 달리 보인다.

에곤 실레의 에피소드 중 하나.

클림트의 모델 중 한 명인 발부르가 노이첼에 관한 이야기가 쇼킹했다.

그의 재능을 알아봐 주기도 하고, 화실과 모델을 빌려주기도 하였으며 아직 수입이 거의 없었을 무렵 직접 그의 그림도 구매해 주기도 하였던 ​클림트의 여자를 탐한 에곤 실레.

하지만 클림트의 반응이 더 놀라웠다.

화를 낸 것이 아니라 축복을 해주었다니!

클림트는 굉장히 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레와 발리는 오래가지 못했다고.....

 

Chapter 6

​옴므파탈, 에두아르 마네 Édouard Manet (11832-1883)

 

에두아르 마네야말로 흔히 말하는 금수저가 아닐까?

아버지 쪽, 어머니 쪽 둘 다 엄청난 집안들이었다.

돈과 지위, 그리고 뛰어난 재능과 실력을 겸비했던 에두아르 마네.

그의 절친 중 한 명이 이름도 비슷한 모네였는데,

모네가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웠던 시절 마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때 둘의 관계는 거의 '돈을 빌린다 - 갚지 않는다 - 또 빌린다 - 여전히 갚지 않는다'의 악순환... (p.210)

​나폴레옹 3세는 참 보는 눈이 없었나 보다.

마네도 그렇고 쿠르베도 그렇고 탈락 시킨 화가들이 이렇게 유명해지는 것을 보면 말이다.

 

 

Chapter 7

최고의 인기남들에게 둘러싸인 여자, 베르트 모리조 Berthe Morisot (1814-1895) ​

 

파리의 인상주의 전시회의 유일한 여성 화가 베르트 모리조.

당시 그녀가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대대로 엄청난 부자였던 그녀 가문의 배경도 한몫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여자 건, 남자 건 마찬가지였겠지만 돈이 없다면 그림 공부를 할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게다가 여자는 결혼을 하면 집안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도 부족했다고 한다.

​하인들을 여럿 두어 그 일들을 대신하게 하고 그 시간에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남편들의 경제적 지원이 없다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베르트 모리조의 남편 또한 엄청난 부자였는데 그는 바로 에두아르 마네의 친동생 외젠 마네라고 한다.

앞에서 에두아르 마네야말로 금수저라고 했으니 동생인 외젠 마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었던 베르트 모리조는 자신만의 화풍을 끝까지 유지하며 작품에 몰두했다.

마지막에 그림 속에 따뜻함을 간직한 베르트 모리조라는 여성 화가가 등장해 반가웠다.

아무래도 여성들이 사회활동하기가 쉽지 않았던 시기였으니

그 수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적었을  것이다.

 

 

가장 읽기 쉽고 편한 예술 이야기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명화와 수다떨기'라는 책 제목처럼 지루한 이론적인 강의라기보다는

한 작가에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그와 관련된 그림들과 그 그림들을 보는 시선과 해석들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

친구와 차 한 잔 마시며 화가와  그림에 대해 수다 떤 느낌이다. 

눈에 익은 그림도 있었고 처음 보는 그림도 있었는데

설명하는 부분에서 그림을 나눠 확대해 보여준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더 잘 볼 수 있었다고 할까.

중간중간 등장하는 작가의 재치 있는 웃음 코드들도 과하지 않아 재미있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1권에서는 2권에 없는

카라바조, 렘브란트, 윌리엄 터너, 존 컨스터블, 클로드 모네, 르누아르, 반 고흐, 에드가르 드가, 폴 세잔의 이야기가 있다고 하니 꼭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서양 미술 입문자에게는 편안한 마음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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