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탱고 - 그림책 들고 너에게 사뿐
제님 지음 / 헤르츠나인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그림책을 참 좋아한다.

그림 보는 것도 좋아하고 이야기를 읽는 것도 좋아한다.

대부분의 그림책은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 내용이 길지 않고 교훈적이거나 따뜻한 이야기들이 많다.

그런 분위기가 좋다.

가끔 마음이 힘들 때나 스스로 예민해져 있다 느낄 때 그림책을 읽으면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지금은 조카가 자주 놀러와 조카와 함께 보려고 그림책을 고르기도 하는데 그 재미가 쏠쏠하다.


그림책 들고 너에게 사뿐

그림책 탱고

 

그림책에 관한 책 '그림책 탱고'.

저자 제님은 그림책을 정말 좋아하는 그림책 큐레이터이다. 그림책 큐레이터라는 것이 있는지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림책 큐레이터가 소개하는 선물하기 좋은 33권의 다양한 그림책 이야기.

차례 

책 선물은 요즘같이 바쁜 세상에서는 어찌 보면 좀 부담스러운 선물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받는 사람의 취향이 어떤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라면 선물 받는 즐거움도 느끼지 못하는 선물이 될 수도 있다.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둘 다 행복하지 못한 선물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책 선물은 항상 조심스러워 잘 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그림책이라면 어떨까?

저자의 말에 따르면, (p.6~7 참고)

그림책은 우선 그런 염려가 전혀 없으며, 그림책을 건네는 자리에서 3분, 길게는 5분이면 함께 읽을 수 있어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공감대의 여지가 되기도 한다고 한다.

서먹한 자리에서도 그림책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물꼬를 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으니 이는 또한 미술 작품 못지않은 훌륭한 예술이라고 하는 그림책의 장점 중 하나가 되겠다.

저자 제님은 수많은 그림책들을 4가지 주제를 두고 분류해 각각의 주제에 해당하는 그림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각 그림책의 이야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곁들여 자연스럽게 그림책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1부: 옆자리에 놓인 것 / 2부: 내 마음이 하는 말 / 3부: 추억보다 깊은 곳 / 4부: 삶이 전하는 선물)

소개된 그림책 외에도 '함께 선물하면 좋을 책선물 꾸러미'를 통해서 매번 다양한 그림책들을 소개해 주고 있는데 너무 좋은 작품들이 많아 구입할 리스트가 점점 늘어나 버렸다.

그림책의 이야기와 함께 등장하는 그림책의 표지와 그림 일부를 한참 들여다본다. 그림 자체를 보기도 하고, 이야기를 생각하며 보기도 한다. 그림책 또한 훌륭한 예술 작품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p.108

『곰씨의 의자』는 관계 맺기에서 한 발 더 들어가 관계가 깊어짐에 따라 생기는 소소한 불편이 커다란 갈등을 불러오는 내밀한 심리를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깊어지는 관계 속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의 결이 전율처럼 온몸에 여과 없이 전해져옵니다.

p.113
달그락달그락 냄비는 발목을 잡는 기억일 수도, 마음의 깊은 상처일 수도, 콤플렉스일 수도, 육체적인 장애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냄비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거지요. ~ 어쩌면 냄비를 나의 일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냄비는 점점 작아질지도 모릅니다. 아니, 확실히 작아지겠지요. (p.116 실제로 다운증후군 딸을 둔 엄마로 살아온 작가가 가지고 있는 작은 소망이 따뜻하게 녹아 있어 더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그림책 큐레이터인 작가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전해주는 설명 또한 그림책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단순히 이야기를 읽고, 그림을 감상하고, 관련된 생각을 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 그림책을 쓰고 그린 작가의 배경을 알면 알수록 이야기들이 새롭게 읽힌다.

책 중간중간 나오는 그림책의 일부를 보는 재미도 있고, 이 페이지를 보며 전체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져 책을 찾아보기도 했다.

 

'함께 선물하면 좋을 책선물 꾸러미'

다른 사람에게 선물해도 좋겠지만 우선은 나와 조카에게 선물해주고 싶다.

책 소개를 보니 수집 욕심도 난다.

그림책이 너무 많다 보니 무슨 책을 사야 할지 고민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림책 탱고'의 도움으로 나의 그림책 리스트가 새롭게 수정되었다.

신간 그림책이 나왔을 때 궁금했던 책들도 소개가 되어 있어 덕분에 어떤 내용의 책인지도 알게 되었고, 몰랐던 좋은 그림책도 새로 알게 되어 나의 그림책 리스트가 엄청 길어졌다.

 

 

나의 사랑, 그림책.

다른 책들은 읽고 나면 다시 읽는 일이 잘 없는데 그림책은 다르다.

페이지 수가 많지 않아서 일수도 있지만, 수시로 반복해서 여러 권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림만 한참 보고 있기도 하고, 이야기만 읽기도 하고...

주로 아이들이 보고 읽는다고는 하지만 그 내용은 어른이 보기에도 전혀 유치하지 않다.

그림책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다루고 있는 내용도 많다.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스스로 왠지 모르게 부끄러운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세상의 기본을 가장 지키고 있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어른들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림책은 순수하고 따뜻함이 넘쳐나는 책이다.

저자의 바람처럼 이 좋은 그림책들을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충분히 즐기고 감상하고 이야기하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본 포스팅은 헤르츠나인으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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