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루티드
나오미 노빅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판타지 장르를 좋아한다. 소설도, 영화도 판타지 장르가 나오면 항상 관심을 가지고 본다.

현실성이 없어서, 공감할 수가 없어서, 애들이 보는 것 같아서라는 등의 이유로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지만 나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다.

마법이라든지, 동물들이 말을 한다든지 하는 것들은 현실에서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나의 온 상상력을 총동원하여 그 환상적인 세계를 상상해 본다.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신나는 일이다. 

판타지에도 충분히 공감할 내용들이 많다. 마법이라는 소재가 들어가 있을 뿐이지, 그 안에서도 권선징악이 있고, 우정이 있고, 사랑이 있고, 슬픔, 배신 등 우리가 살면서 겪을 수 있는 모든 일들이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주인공이더라도 그 아이들의 순수함, 아이다움이 너무 귀엽다. 그 아이들이 커가면서 많은 일을 겪게 되며 깨닫는 것들이 우리가 살면서 얻는 교훈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판타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권할 필요는 없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좋아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업루티드 Uprooted

 

'테메레르'시리즈로 유명한 나오미 노빅의 새로운 판타지 소설 '업루티드'.

테메레르 시리즈를 아직 읽어보지 못한 나에게는 '업루티드'가 내가 읽은 나오미 노빅의 첫 소설이 되었다.

책을 읽기 전에 아마존에 들어가서 보니 평점도 꽤 높았고, 독자들의 평도 좋았다. 

나오미 노빅은 이 작품으로 2016년 네뷸러상까지 수상했는데, 작품성과 대중성 둘 다 인정받은 작품인 만큼 어떤 스토리가 될지, 어떤 그림들이 그려지게 될지 굉장히 궁금했다.

네뷸러상이란 미국 SF 판타지 작가 협회가 미국 내에서 출판 및 발표된 SF 작품을 대상으로 매년 수여하는 문학상이다. SFWA (Science Fiction and Fantasy Writers of America)소속의 작가, 편집자, 비평가 등 SF 전문가들이 선출하는 상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B%84%A4%EB%B7%B8%EB%9F%AC%EC%83%81)

 

<업루티드의 원서 표지>

(출처: http://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0558524&memberNo=4667860)


이야기의 주인공은 어느 작은 시골 마을의 한 평범한 17살의 소녀, 아그니에슈카이다.

아버지, 어머니, 터울 많은 오빠 셋과 함께 살고 있고 카시아라는 친한 친구와 평범하지만 행복한 일상들을 보내고 있는 소녀였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까칠한 드래곤, 살칸

그는 백 년이 넘게 살아오고 있는 마법사이자, 불사의 존재이며 인간이기도 하다.

'우드'로부터 마을을 지켜주는 존재이며, 그 대가로 십 년마다 17살의 소녀 한 명을 그가 살고 있는 탑으로 데리고 간다. 드래곤이 사는 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다만 십 년이 지난 후 돌아오는 여자들의 말을 듣고 추측만 할 뿐이다.

'업루티드'가 판타지 소설이라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혹시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주실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잠깐!

수위가 높은 장면이 있으니 주의하시기를 부탁드린다.


 

'업루티드'는 주인공인 아그니에슈카의 시점으로 진행되며, 이야기의 배경은 현재가 아닌 과거의 어느 시대이다.

'우드'라는 무서운 존재로부터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 같은 존재인 드래곤.

니에슈카의 말에 의하면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고마워는 하지만 제물, 즉 십 년마다 자신의 소중한 딸을 그에게 바칠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드래곤은 마법사이기도 하기 때문에 평범한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들과는 다른 존재이며, 그렇기 때문에 미지의 세계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과 같은 것이 있지만 그렇다고 드래곤을 공포의 대상으로 여기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드래곤이 데려가는 소녀는 특별한 소녀였다. 무조건 예뻐서도, 단순히 똑똑해서가 아니라 무언가 특이한 점이 있는 소녀였다.

이번 해가 바로 주인공이 17세가 되는 해였고, 그녀의 친구 카시아도 역시 17세가 되는 해였다. 그 둘 외에도 17세가 되는 아홉 명의 소녀들이 더 있었다. 총 열한 명의 소녀들 중에서 단 한 명만이 드래곤의 선택을 받는다. 그리고 그녀는 즉시 드래곤과 마을을 떠나 '우드'를 넘어 드래곤의 탑에서 십 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내게 된다.

드래곤의 탑에서 십 년을 보낸 후 돌아오는 소녀, 아니 27살이 되었을 테니 여자들은 마을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그녀들은 하나같이 마을을 떠났고,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들은 그녀들이 겪은 일의 일부를 말해주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다 믿지 않았다.

'우드'

마을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곳.

'우드'로 들어간 사람들은 다시 밖으로 나오는 일이 없다.

'우드'는 살아 움직이는 숲과 같은 곳이다. 우드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끊임없이 일을 벌이고, 기회를 엿본다.

 '우드'로부터 나오는 생명체에게 공격을 당하게 되면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죽음보다 더 끔찍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

이야기의 초반에는 편하게 읽어나갔다.

아그니에슈카가 들려주는 드래곤에 대한 이야기, 그녀가 살고 있는 마을 드베르닉을 비롯한 '우드' 근처의 마을 이야기, 마을 사람들, 그리고 '우드'에 대한 이야기 등을 읽으며 점점 이야기에 빠져들 준비를 해나갔다.

하지만 이야기의 중반쯤에 들어서기 시작하자 이야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단순히 재밌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업루티드'는 굉장히 진지한 판타지 소설이다. 물론 재미까지 갖춘 진지함이다.

담고 있는 내용이 절대 가볍지 않았다. 마법이라는 소재가 들어가 현실성이 없다고 여겨질 수 있으나 그것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재료일 뿐이지 절대 이야기를 가볍게 만들지 않는다.

마법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처음에는 해리포터를 생각하기도 했고, 이야기 초반에 나오는 부분에서 트와일라잇 같은 분위기려나 하고 생각했는데 둘 다 아니었다. '업루티드'는 그냥 '업루티드'였다.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수없이 느꼈을 법한 여러 감정들이 녹아 있다.

시기, 질투, 우정, 사랑, 연민, 그리움 등... 그리고 그러한 감정들로 인한 고통의 여러 모습들.

애써 외면하려고 했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깨닫는 순간 느껴지는 부끄러움, 고통.

전쟁의 참상들...

673페이지의 긴 이야기임에도 어느 하나 그냥 지나칠만한 부분이 없었다.

'업루티드'에서 '악'의 존재임이 분명한 '우드'

책의 후반부에서 밝혀지는 '우드'의 진실을 알게 되니 니에슈카가 내렸던 결정도, 그녀가 하는 일들도 이해가 되면서 그녀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끔찍한 존재이지만 무조건 '악'이라고 단정 지을 수가 없었다.

안타까웠다.

이야기에 유머러스한 요소보다는 다소 진지하고 무거운 내용이 이어지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영화로 만들어져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업루티드'를 읽고 나니 먼저 나오미 노빅을 유명하게 만든, 현재에도 출간되고 있는 '테메레르'가 궁금해졌다. 작가가 글을 촘촘하게 잘 쓰는 것 같다.

'업루티드'가 시리즈가 아니니 아쉬운 김에 '테메레르'도 읽어봐야겠다.

아무래도 마법사가 등장하는 이야기이니 곳곳에서 등장하는 마법 주문들도 흥미로웠다.

나도 오늘 '리린탈렘!'으로 저녁을 먹고 싶은 마음이...

 

리린탈렘!!! 맛있는 저녁으로!!!

 

 

 

* 이 서평은 노블마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