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캠퍼밴 40일 - 허영만, 김태훈, 정용권, 작정하고 떠난 아웃백 11,000km
김태훈 지음, 허영만 그림, 정용권 사진 / 가디언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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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호주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처음으로 혼자서 간 여행이었고, 겁이 많았던 나는 생각한 만큼 적극적인 여행을 하지 못했다. 그 당시에는 나름 열심히 돌아다닌다고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행은 수 년이 지난 지금도 나에게 설렘을 주고, 지친 일상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그리고 가끔 티비에서 호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거나 서점에서 호주에 관한 책들이 출간되면 더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된다.

호주에서 사귄 친구들도 있는데 아직도 연락을 하고 있다. 다들 바쁜 일상에 소식을 자주 전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항상 그립다.

다시 한번 호주에 가게 된다면 그때 못했던 것들을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해보고 싶기도 하다.

다시 만날 호주가 기대된다.

 

호주 캠퍼밴 40일

       작정하고 떠난 아웃백 11,000km

           진짜 호주를 만나기 위한 도전!

 

 

내가 다시 호주에 가기 전 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극적인 여행을 하신 분들이 있다.
40대 후반부터 70대 초반까지의 개성 강한 여섯 남자들이 호주의 진짜 모습을 만나기 위한 도전
을 했다.
p.4
맬버른을 시작으로 남쪽의 애들레이드에서 호주 대륙을 관통, 지구의 배꼽 울룰루를 지나 북쪽의 다윈, 서쪽의 브룸과 칼바리를 거쳐 퍼스까지, 장장 10.000km가 넘는 40일의 여정이다.

와우! 나는 기껏해야 퍼스와 퍼스 아래만 살짝 다녀왔는데 거의 호주 전체를 여행하다니!
책도 읽기 전인데 그들이 보았을, 경험했을 많은 것들이 벌써 부럽다.

하지만 여행 대원들을 소개한 페이지를 보고서는 이 멤버라면 세계 여행도 가능할 듯싶었다.
캠퍼밴 자유여행이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데 여행 대원의 구성을 보니 어벤저스 급이다.
특히 '밥장'이라고 불리며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멤버의 막내이기도 한 대원이 앞날이 촉망되는 '요리사'이기도 하다니!
게다가 여행 에피소드를 재치있게 그려줄 허영만 화백, 대원들과 함께 한 여행기를 세세하고 전문적으로 제공해 줄 여행작가, 사진 촬영 전문가, 아웃도어 용품 전문 경영인, 수년간의 사업경력을 가진 관리대원까지!

 

 

이들의 여행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여행이 끝날 무렵엔 아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들의 여행에 이렇게나마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니 감사하다.

 

차례

 

 

본격적인 여행에 들어가기에 앞서 호주에 대한 간단한 정보를 알아보자.
호주의 일반 정보
: 호주의 지리, 날씨, 시간, 원주민 등에 대한 일반적인 간략한 정보가 실려 있다.

 

 

호주의 일반 물가 & 아웃백
호주의 물가를 어느 정도 알고 가면 식비를 어느 정도는 미리 예상을 하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우유, 소고기, 토마토, 식빵, 100% 고기 햄의 가격이 저렴하니 캠퍼밴 냉장고에 넣어두고 아침에는 샌드위치 같은 메뉴도 충분히 가능하니 식비 절약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

 

 

캠퍼밴
캠퍼밴 렌트와 운전, 국제운전면허 발급, 라운드 어바웃, 스쿨존, 캐러밴 파크, 여행 TIP에 대한 간단한 정보도 실려 있다.
우리나라와 운전 방향이 반대라 주의가 필요!

 

 

이제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호주에 있는 마트에 가서 장도 보고 본격적인 여행 시작!

 

고래를 보았다.
로건 비치 고래 전망대에 올라가 저자가 그렇게 소원하던 꿈의 고래 '남방수염고래'를 보았다.
아주 작은 무엇이라도 오랫동안 소망해온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의 기쁨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고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그들이 느꼈을 기분이 어땠을지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나도 그 기분이 어떨지 충분히 공감하기에 글을 읽는 내 마음도 같이 기쁘고 행복했다.

'세상의 중심 울룰루'
2019년 10월부터는 울룰루 등반을 할 수 없다.
호주 원주민에 대한 역사를 알고 나니, 그들에게 울룰루가 어떤 존재인지를 알고 나니 단순한 만족을 위해 울룰루를 오를 수 없을 것 같았다. 아직 가보지 못한 울룰루지만 근처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 같다.

'호주의 원주민'
애버리진(Aborigine)이라고 불리는 호주의 원주민.
그들의 살아오던 터전과 그들의 문화를 잃어버리고 백인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겉도는 듯한 삶을 사는 원주민들이 많다고 들었다. 보호구역에서 보조금을 받으며 살고 있지만 어릴 때부터 술과 약에 취해 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실제로 내가 갔을 때도 엄마로 보이는 듯한 원주민 여자와 세 명의 여자아이들이 길게 앉아 같아 담배처럼 보이는 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안타깝다.
반면 그들의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알리려는 원주민들도 있다.

'호주 사막의 파리들'
파리!!! 그 무수한 파리떼들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울룰루는 가보지 않았지만 대신 웨이브락에 간 적이 있다. 그렇게 많은 파리떼들을 본 것은 태어나 처음이었다. 손부채질을 해도 잘 날아가지 않는다. 그나마 얼굴에 망사를 뒤집어쓰고 있어 얼굴 피부에 직접 붙는 것은 피할 수 있었지만 앞에 가는 사람들의 등과 모자에 수십 마리가 새까맣게 붙어 있는 모습을 보니 온몸이 가려워지는 듯했다. 분명 내 등도 똑같을 것이기에.

'악어가 장악한 온천'
건조하고 뜨거운 날씨 속에서 장시간의 운전 후 피로를 풀어줄 온천을 찾아갔더니 폐쇄되었단다.
이유는 아무 예고도 없이 온천으로 들이닥친 2.5m의 악어 때문.
p.100
악어를 쫓아내고 철망을 쳐서 들어오지 못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호주가 나는 더욱 좋아졌다. 애초에 인간이 이 온천을 만든 것도 아니지 않은가? 호주 사람들은 자연을 원래의 주인이었던 야생동물들과 같이 고유하기로 한 듯하다.

'각종 야생 동식물들'
호주 여행의 또 하나의 묘미 중 하나가 바로 여러 종의 동식물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야생에서 사는 악어는 보지 못했지만 대신 물개, 돌고래와 캥거루, 쿼카를 보았다. 동물원이 아닌 야생에서 이런 동물들을 보았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어딜 가나 다채로운 색의 깃털을 가진 새들을 보는 것 또한 흥미로웠다.
고래 외에도 상어를 직접 볼 수 있는 투어도 있다.

장기간 여러 사람들과 여행을 잘 하기 위해, 모두에게 더 좋은 경험이 되기 위해 참고가 될 만한 몇 가지 규칙이 등장한다. 역할을 둔다든가, 잠을 충분히 자두기, 하고 싶은 말을 다하기 등인데, 가장 와닿는 것이 '상대방 말을 귀 기울여 듣기'였다. 불만이 쌓이기 전에 말이나 제스처로 어떻게든 신호를 보내기 마련이다라는 말에, 어제 읽은 책이 생각났다. 옆 사람을 지긋이 보다 보면 그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있다는 말.
장기 여행이든 단기 여행이든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어느 한 부분이라도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 부분을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해 모두에게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책 속에는 각종 유용한 여행 팁들, 캠퍼밴, 비행기 출발 지연 대처, 아웃백 드라이빙 골든 룰, 반드시 필요한 캐러밴 파크의 사이트들, 캠퍼밴 여행 시 선택할 수 있는 숙박들, 마켓에 대한 정보 등에 대한 정보도 소소하게 실려 있다.
더불어 당일 이동한 거리와 전일까지 모두 더해 합산한 거리들을 매번 기록해 두었는데 캠퍼밴으로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참고가 될 유용한 정보였다.

재미있는 글과 더불어 아름다운 호주 자연을 담은 사진들을 보고 있는데, 곳곳에 등장하여 소소한 웃음을 제공하는 허영만 화백의 만화들이 책으로 함께하는 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이들의 호주 여행을 눈으로 머리로 마음으로 쫓아가며 함께 한 모든 여정들이 너무나 즐거웠다.

내가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호기심은 언젠가 방문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 채워졌고, 내가 이미 가본 곳에 대해서는 추억과 그리움을 되살려주었다.

 

 

'각자의 남은 인생에서 40일씩을 여기에 투자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내가 그럴진대 영만 형이나 봉주 형은 얼마나 더 특별한 여행이겠는가?'라는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나이에 상관없이 미래의 일은 누구도 알 수 없다.

그 알 수 없는 미래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값진 일이 있을까 싶어진다.

 

나도 가족들과 친구들과 캠퍼밴 빌려 호주 일주 해보고 싶다.

하지만...

그전에 운전연습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ㅠ.ㅠ

 

* 이 서평은 가디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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