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열걸 1
미야기 아야코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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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열걸 1

 

2016년 하반기에 일본 니혼 TV에서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 (地味にスゴイ! 校閲ガール・河野悦子)'라는 드라마가 방영되었다. 일본어 공부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드라마가 방영되면 한 번씩은 보면서 그중 재미있는 것을 골라 계속 돌려 보고는 하는데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도 그중 하나이다. 일본에서 방영되던 때에도 시청률이 잘 나왔던 걸로 알고 있다.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라는 긴 제목의 드라마의 원작의 제목은 의외로 짧았다. 그냥 '교열걸'. 원작이 있는지 모르고 그냥 드라마만 봤었는데 원작 소설이 있었다니!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으니 원작 소설도 꼭 읽고 싶어졌다.

 

드라마는 총 11부작(스페셜 포함)이지만 원작 소설은 3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교열이라는 것은 '문서나 원고 등의 내용 가운데 잘못되거나 불충분한 점을 조사하고 검토하여 정정하거나 교정(p.12)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런 일을 하는 여자라는 뜻으로 교열이라는 단어 뒤에 girl을 붙여 만든 단어가 책 제목인 '교열걸'.

 

 

글의 분위기와 맞게 표지들도 너무 예쁘다!! 상큼~상큼! 화려~화려!

드라마에서도 극중 역할에 맞게 코노 에츠코 역을 맡았던 이시하라 사토미의 화려한 패션을 보는 재미도 있었는데 표지들도 그 점을 잘 나타낸 듯했다.

원작 소설을 드라마로 각색하면서 내용이 살짝 달라졌지만 둘 다 충분히 재미있었다.

 

교열걸 1

표지의 주인공이자 이야기의 주인공인 고노 에쓰코 또는 코노 에츠코! (발음상의 차이일 뿐 동일인물이다.)

그녀는 패션잡지 광팬! 오직 패션잡지만을 탐독한다! 패션에 살고 패션에 죽는다!

다른 책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only 패션잡지와 함께 해온 그녀다!

패션 잡지를 줄곧 좋아해 왔지만 대학교 2학년 때 경범사에서 출간한 한 잡지에 실린 '에디터스 백'을 보고 한눈에 반한 그때부터 에쓰코의 목표는 단 하나! 패션 잡지의 편집자!

"삶이란 언제나 뜻대로 되지는 않아요."

그런 그녀가 어째서 교열걸이 된 것일까? 그것도 패션 잡지 교열부도 아닌 문예부의 교열부에서??

여러 잡지사 중 그녀의 목표는 '경범사'의 패션 잡지 부서에 취직하는 것. 거기서 경험을 쌓아 최종적으로는 패션 잡지 에디터가 되는 것이다.

그녀가 읽은 잡지 내용이라면 그녀는 거의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을 정도이다. 

경범사에서 발행한 한 잡지의 전속 모델 이름을 15개를 말할 수 있는지를 묻는 돌발 질문에도 그녀는 "제가 보기 시작한 연도부터 헤아리면 《C.C》에는 전속 모델이 열일곱 명, 전속으로 보이지만 다른 일도 병행하는 프리랜서 모델이 열 명 있는데, 어느 쪽으로 할까요?"라고 오히려 되물을 정도의 내공을 가지고 있다. 패션에 관한 것이 아니라도 패션잡지에 실린 내용이라면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패션 잡지계의 걸어 다니는 사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그런 그녀가 드디어 경범사에 취업을 했다. 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패션 잡지 부서가 아니라 문예부의 교열부라니! 그녀는 열심히 일하면 능력을 인정받아 다른 부서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반드시 패션 잡지부로 이동을 하겠다는 목표만을 가지고 교열일에 매진하기 시작한다.


패션일 외에는 전혀 관심 없는 그녀가 관심 없는 교열부 일을 처음 시작하면서 누구나 그렇듯이 실수도 하고, 그녀가 그녀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인간적으로도 한 단계 더 성숙해지는 과정을 읽으며 상상하며 흐뭇했다.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교열에 관한 내용이 새롭기도 하고 내용도 재미있게 쓰여 잘 읽혔다. 그리고 각 화가 끝날 때마다 나오는 '에쓰코의 연수 메모'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에쓰코의 연수 메모 2

[초교] 교정지 제1탄. 이것을 교열한다.

[재교] 초교에서 교열한 부분이 반영된 교정지. 이것도 교열한다.

 

(중략)

 

[마감] 수정과 확인이 전부 끝나고 인쇄소에 전달! 출판사의 손을 떠나는 것.

[마감일] 편집자가 집에 못 가는 날.

 

'마감일=편집자가 집에 못 가는 날'이라고 메모해둔 에쓰코.

 

 에쓰코의 연수 메모 5

【발행처】'OO의 발행처'라는 식으로 쓴다. 그 책을 낸 출판사를 가리킴. 발행의 실권을 쥔 아내(?)같은 느낌인가? 그렇다면 작가는 대부분 공처가겠네? 나중에 알아보자.

 

'출판사=실권을 쥔 아내, 작가=공처가'라는 에쓰코.

요런 센스가 있는 에쓰코의 교열부 직장생활이 너무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런 일본 소설들은 잘 읽히기도 하고, 머릿속에 그림들도 너무 잘 그려져 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이미 드라마를 봐서 장면들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상관없다. 이야기가 잘 그려진다.

 

비록 일본 출판사의 교열 업무이기는 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교열부의 일에 대해 알게 되어 책을 읽을 때 한 번씩은 그들의 일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할 것 같다. 간간이 등장인물들이 교열하는 작품에 따라 사용하는 단어도 재미를 주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까지 에쓰코는 평범하게 마무리 짓지 않았다! 에쓰코, 괜찮은 거니???

이어지는 2권, 3권에서는 계속되는 에쓰코의 성장과 연애 이야기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에쓰코는 과연 아프로 헤어와 잘 이어질 수 있을까? 그녀가 그토록 원하는 패션 잡지 《라시》로 이동할 수 있을까?

 

소소한 에쓰코의 일상 속 애틋한 연애, 현실과 판타지, 코메디가 공존하는 직장생활, 그녀의 성장기가 궁금하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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