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반당록
이이담 지음 / 청어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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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반당록」

 

 

「조선반당록」

 

조선시대의 반당의 기록/문서? 반당?? 생소한 단어였다. 반당이 뭐지?

 

반당: 조선시대 종친·공신·당상관들에게 그 특권을 보장하고 신변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급한 호위병.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556439&cid=46622&categoryId=46622)

 

조선반당록이란 조선시대의 반당이라고 불리는 호위병에 대한 기록 또는 문서를 뜻하는 말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표지부터가 너무 예쁜 조선반당록. 어떤 내용이 될지 무척 궁금해진다.

 

 

평소 로맨스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지만 유일하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역사 로맨스인데 신간이 나올 때면 한 번씩 궁금해지고는 한다.
왠지 더 안타깝고, 왠지 더 애틋하고, 애잔한 느낌이랄까.
지금이야 연락하고 싶으면 언제든 어디에 있든 휴대폰도 있고, 이메일도 있으니 연락하기가 너무 편하고 쉽지만 옛날에는 안부라도 물으려고 하면 근처에 살지 않는 한 몇 날 며칠을 혹은 그 이상이 걸려 기다리다 애가 타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근처에 산다 할지라도 바로 연락할 수 있었던 것이니 아니었으니 그것도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르겠다. 그 시대 사람들은 얼마나 애타게 가족들의 안부, 상대방의 안부를 기다렸을까.
지금보다 여러 가지 제약이 훨씬 많았던 시대의 사람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그 시대의 사람들이 참 짠하다는 생각이 든다.

날도 점점 쌀쌀해지니 가을 타는 느낌도 살짝 느끼고 싶고 해서 오랜만에 역사 로맨스 소설을 손에 들었다.

 

 

송화영.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에게 관심조차 받지 못하며 자랐다. 어머니의 지기였던 어리니가 젖을 물려 목숨만은 살렸다. 생전 화영의 어머니가 허드렛일을 했던 영월관이라는 주루에서 화영을 들이려 했지만 그동안 관심도 없었던 아버지 송학수는 이를 완강히 거부한다. 그리고 화영이 열셋이 되던 해 화영에게 알 수 없는 말을 해버리고 떠나버린다.

 "계집으로 살지 말거라. 네가 계집이라는 사실을 잊어. 그게 너를 위한 길이니라."

 

정 율. 수려한 외모와 함께 출중한 무예 실력을 가지고 있는 율. 그와 형조참판인 그의 아버지 정충경에게는 오래된 비밀이 있다. 율은 그 비밀이 결코 달갑지 않다. 그에게는 족쇄나 다름없는 비밀이다.  

 

 어둠이 스며야 떠오르는 달. 태양처럼 찬란할 순 없어도, 칠흑 같은 밤중을 밝히는 달처럼 살아가리라.


 

'조선반당록'은 비운의 홍위 (단종), 수양대군 (세조), 한명회, 신숙주, 정충경 등 많은 역사 속 인물이 등장하는 조선 초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홍위(단종)과 수양대군(세조), 그리고 그 후에 이어진 남겨진 이들의 삶.

수양대군과 단종.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이 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사건들은 얽혀든다.

어린 왕 단종과 조카의 자리를 차지한 수양대군의 이야기에는 그 과정에서 아마도 많은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희생된 사람들의 가슴 아픈 가족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고, 사랑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다.

화영과 율. 이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도 그 안타까운 역사 속에서 아마 있었을 법도 한 이야기일 것이다.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또는 자신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아끼지 않았을 그들의 안타깝고,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작가는 기본적으로 알려진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기록되지 않은 부분들은 작가만의 상상력으로 빈 공간을 메꾸듯 채워 넣어 '조선반당록'이라는 그녀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역사적 내용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팩션 사극이라는 장르의 소설들은 '역사가 스포'라고들 한다. 하지만 나는 그 끝을 알기에 더 안타깝기도, 애틋하기도 하다. 팩션 사극을 읽는 이유가 역사적 사실들을 파악하려는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의 사이사이에 존재하는 '빈 공간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여러 다양한 이야기들에서 재미를 느끼고자 함일 것이라 생각한다.

 

로맨스라는 장르를 읽는 것은 오랜만이었지만 한창 TV에서 인기를 끌었던 '구르미 그린 달빛'은 엄마와 함께 즐겨 보았다. 박보검보다는 김유정을 보고 싶었다고 해야 할까. 예쁘게 커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구나 생각했다. 소설 특히나 이렇게 그림이 잘 그려지는 소설들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장면들을 그리면서 읽게 되는데 '조선반당록'을 읽다 보니 최근에 시청했던 '구르미 그린 달빛'이 생각나기도 했다.

 

'꼭 정통 사극이어야만 한다!'라는 정통 사극파 아니라면, 

'당시 역사 속 인물들이 이런 일들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 이런 감정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라는 

열린 마음으로 읽는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 청어람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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