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가까운 프랑스 이만큼 가까운 시리즈
박단 지음 / 창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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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운 프랑스

 

 

내가 프랑스에 대해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를 통해서였다. 당시 만화가가 꿈이라 집 한 벽면에 온통 만화책들로 가득 찼던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친구의 추천으로 빠져버린 책이었다. 친구들과 마리 앙투아네트, 오스칼과 같은 생소한 발음들의 이름들을 외치며, 프랑스 혁명을 만화책으로 배웠다. 그리고 그 다음은 프랑스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꼭 함께 프랑스로 여행을 가자고 약속했던 친구들과 나는 그 후 학교생활과 직장 생활로 바빠 점점 우리의 프랑스 사랑은 그렇게 잊혀 갔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TV에서 프랑스 여행에 대한 프로그램을 보았고, 프랑스인을 인터뷰하는 것을 듣게 되었는데 그렇게 프랑스어 발음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들리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프랑스어가 너무 배우고 싶어 바로 프랑스어 기초 책을 주문했고, 지금까지 Chapter 1, 2만을 수없이 반복 중이다. 또 요즘 프랑스 자수에도 관심이 생겨 여러모로 프랑스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핑계일지도 모르나 일을 하면서 공부하기란 역시 너무나 어렵다.

프랑스어를 공부하겠다 마음먹으니 'ㅍ'만 보아도 '프랑스 생각이 절로 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정작 프랑스에 대한 것은 프랑스 혁명, 프랑스 디저트, 프랑스어 몇 마디 정도였다. 프랑스어를 좀 더 공부하고 싶고 여행을 꼭 가고 싶은 나는 프랑스라는 나라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고 싶어졌다. 어학과 문화는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만큼 가까운 프랑스는 나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자신들의 언어와 음식, 예술을 사랑하고, 혁명으로 이루어낸 민주주의에 자부심을 느끼는 그들은 지금 어떤 시대를 살고 있을까?


​차례

 

온갖 낭만과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할 것 같고, 자유, 평등, 우애, 민주주의의 이미지가 강했던 프랑스가 언제부터인지 좋지 않은 일들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을 슬프게 했던 테러 사건, 브루키니 논란, 난민 문제, 날로 높아져가는 사회 간 불평등 등 각종 정치적인 이슈들이 뉴스에 종종 등장하고 있다. 

 01 사회​   시험대에 오른 자유·평등·우애

사회적 공화국:​

 기회의 평등과 연대주의

 파업과 시위가 일상인 사회

 적극적인 사회 보장을 지지하다

 주 35시간 노동, 실업을 해결해 줄까?

여성:

 싸워서 얻어 낸 권리

 "빵을 달라!" 외치며 행진한 파리 여성들

 인간에게는 천부 인권이 있다. 그럼 여성에게는?

 여성의 권리, 뒤늦게 인정받다​

대학:

​ 바칼로레아에서 그랑제콜까지

 채점하기도 힘든 바칼로레아 논술 시험

 유서 깊은 '소르본'에서 우열 없는 '파리4대학'으로

 대학 위의 대학, 그랑제콜

히잡사건:

 정교분리의 가면을 쓴 혐오

 히잡을 벗지 않아 퇴학당하다

 정교분리 원칙 VS 톨레랑스 정신

 톨레랑스를 택한 교육부 장관

 히잡은 종교적 선동이다?

 모독을 당한 것일까, 아니면 혐오일까

테러:

 프랑스에서 나고 자란 극단주의자

 프랑스와 알제리, 뿌리 깊은 증오

 일자리를 찾아 프랑스로 향한 사람들

 프랑스에서 무슬림으로 산다는 것

 극단주의에 빠지는 무슬림 청년들

 Q & A

 04 정치·경제    제국주의 국가의 오늘

선거와 정당:

​ 몰락하는 집권당

 선거는 일요일에

 선거도 많고 정당도 많다

 정치 생명을 건 국민 투표

 사회당과 공산당

 몰락하는 기존 정당

 새롭게 '전진하는 공화국'

민족전선:

극우 정당의 약진

 비난받던 정당의 놀라운 성장

 변화의 시작, 세대교체

 약진하는 민족전선

유럽 통합:

​ 전쟁 없는 유럽이라는 꿈

독일 경제의 발목을 묶다

 프랑스는 독일을 신뢰할 수 있을까?

통합을 둘러싼 여전한 갈등

프랑스어권:

​ 언어를 매개로 뭉치다

 유럽의 외교 언어

 식민 지배의 상징

 프랑스어권 국가 연합

 언어가 가져다줄 기회

경제:

​ 여전히 강한, 그러나 위태로운

 주춤하는 경제

 프랑스는 농업 국가

 세계인이 사랑하는 관광지

 엘리트 교육이 뒷받침하는 첨단 산업

 Q & A

 02 역사  절대 군주의 나라에서 시민의 나라로

기원:

​ 뒤늦게 호명된 영웅 '아스테릭스'

 프랑스를 상징하는 수탉

 베르생제토릭스, 골족을 통합하고 로마에 맞서다

 프랑크 왕국을 이끈 클로비스

 뒤늦게 호명된 영웅

백 년 전쟁:

​ 외부의 적이 만들어 낸 국민감정

 봉토를 받고 충성을 서약하다

 성장한 영주, 왕위를 탐내다

 왕위 계승권을 둘러싼 백 년의 전쟁

 잔 다르크의 등장, 국민감정의 시작

절대 왕정:

​ 부와 권력이 함께한 프랑스의 세기

 유럽의 패권국-이탈리아, 에스파냐, 프랑스

 프랑수아 1세, 르네상스를 들여오다

 종교 분쟁은 없다! 가톨릭으로 개종한 앙리 4세

 관직 매매로 두 마리 토끼를 잡다

 과시하는 권력자 루이 14세

 절대 군주는 영원할 수 없다

혁명:

​ 신분 없는 사회의 시작

 벗어날 수 없는 신분 체계

 계몽사상과 사회 계약론

 모두가 시민인 사회의 등장

 혁명의 한계, 부유한 남성만을 위한 권리

 공화국의 탄생

 혁명이 남긴 것

나폴레옹:

​ 공화정을 배신하고 왕좌에 오르다

 꼬마 하사관, 혁명을 딛고 국민 영웅으로

 나폴레옹이 유럽에 남긴 것

 나폴레옹 1세의 몰락

 삼촌의 후광을 업고 권력을 쥐다

 나폴레옹 3세가 만든 화려한 프랑스

 유럽 최강국의 패배, 프랑스-프로이센 전쟁

제3공화국:

​ 힘겹게 닻을 내린 왕 없는 세상

 사회주의라는 단꿈, 파리 코뮌

 불랑제의 인기가 가져온 공화국의 위기

 드레퓌스 사건, 프랑스를 둘로 나누다

 전쟁과 위기를 겪으며 하나로 뭉치다

현대:

​ 페텡에서 마크롱까지

 논란을 남긴 비시 정부

 피할 수 없는 탈식민화의 물결

 드골의 강한 프랑스 "위대하지 않다면 프랑스가 아니다."

 사회주의자 미테랑의 새로운 프랑스

 다시 오른쪽으로

 젊은 대통령 마크롱의 새로운 정치 실험

 Q & A

 05 문화   프랑스인이 인생을 즐기는 법

여가 문화:

​ 충분한 휴식, 다채로운 문화

 특별히 긴 휴가, 유별난 바캉스 사랑

 떠날 수 없다면 파리에서, 양보할 수 없는 바캉스

 축구가 최고, 야구는 별로

 예술을 논하며 여가를 보내다

 축제의 나라

 지역 주민이 함께 만드는 공연

종교: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종교와 정치는 서로 독립적으로!

 교회의 맏딸에서 철저한 정교분리로

 자유를 찾아 떠난 위그노

 영원한 이방인

 이민자들의 종교, 이슬람

 다종교 사회의 원칙

박물관:

​ 루브르부터 이민사 박물관까지

 루브르, 시작은 파리의 요새

 왕을 위한 궁에서 시민을 위한 박물관으로

 버려진 기차역의 변신

 제국주의의 유산

 그들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이다

음식:

오감을 충족하는 활동

 프랑스인 음식에 평생을 바친다

 단조롭고 투박한 중세의 식탁

 음식 문화의 르네상스

 루이 14세의 미식 쇼

 왕이 사랑한 맛집, 대중이 사랑한 카페

 궁정을 넘어 대중에게

 다름에 대한 존중

 Q & A


 









 03 지리   열린 국경, 공존하며 살아오다

육각형의 나라:

​ 거대하고 비옥한 땅

 육각형의 나라

 드넓은 평지, 눈으로 덮인 '유럽의 지붕'

 프랑스와 세계를 잇는 바다

파리와 일드프랑스:

​ 프랑스의 시작

 왕을 불편하게 하는 혁명의 도시

 파리지앵은 누구?

 적군도 사랑한 파리

노르파드칼레:

​ 보수화된 노동 운동의 성지

 제르미날, 노동 운동이 싹트다

 전통 산업의 위기

 보수화된 노동 운동의 성지

알자스로렌:

프랑스와 독일 사이

 프랑스와 독일이 만나는 곳

 프랑스로, 다시 독일로​

 서로에게서 되찾아야 할 땅

 하나의 유럽이라는 소명​

파카:

프랑스로 들어오는 길목

 이민자가 머무는 곳

 극심한 양극화와 종교적 갈등

 예술가가 사랑한 도시

 Q & A

 06 한불 관계   생각보다 가까운 친구

해방 이전:

​ 종교를 통한 첫 만남

 학문에서 종교로

 박해와 전투, 불편했던 첫 만남

 오랜 갈등의 씨앗이 된 병인양요

 근대적 조약의 체결

 프랑스를 방문한 조선인

 일제 강점기의 한불 관계

해방 이후:

 경제와 문화로 확대되는 교류

 한국 전쟁에서 활약한 프랑스군

 군사에서 경제, 문화로

 정치적 갈등, 문화재를 둘러싼 갈등

 프랑스 내 한국인

 달라진 한국의 위상

 Q & A






 

 ​p.19

프랑스 헌법 제 1조 1항

'프랑스는 분리될 수 없는, 종교 중립적인, 민적적인 그리고 사회적인 공화국'

 

 ​p.45

국립행정학교ENA, École Nationale d'Administration도 짚어 볼 만합니다. 제2차 세계 대전 후 독일 치하에서 벗어난 프랑스는 부족한 고급 행정 관료를 신속하게 양성할 목적으로 ENA를 설립했습니다. ~ 이렇게 특정 학교 출신이 정계 및 관계를 지배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ENA 망국론'을 말하기도 합니다.

서열 없는 대학을 지향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일부 그랑제콜 출신들이 엘리트주의와 폐쇄성으로 재계, 정계, 학계를 독식하다시피 해 비판받는 모습은 프랑스 교육 제도의 아이러니한 단면입니다.

 

 ​p.64~65

 이 실험은 무슬림 청년들이 프랑스 사회에 적응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 줍니다.

~ 왜 프랑스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가 일어났고, 자국 태생의 젊은이들이 이 테러에 적극 개입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알제리 침략이라는 역사적 맥락과 이슬람 혐오 문제 등을 생각해 보면, 프랑스를 '자유 평등 우애'의 나라로만 이해하는 것이 타당한지도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p.150~151

프랑스는 젊고 강력한 리더십을 원했습니다. 2017년 5월, 39세의 마크롱이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 그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는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극단적인 중도에 기초합니다. 따라서 마크롱의 정책은 좌파인 사회당 정권에서는 잘 맞지 않았습니다. 마크롱이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 대권에 도전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의 공약과 현재까지의 정책을 살펴보면 노동 개혁, 복지 축소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내세웁니다. ~

 

 ​p.163

프랑스의 넓은 평지와 관련해 많이들 이야기하는 유머가 하나 있습니다. 프랑스는 국토가 대부분 평지로 되어 있어 항상 적이 침투할 것을 염려해서 눈을 크게 뜨고 봐야 했기 때문에 유명한 화가가 많고, 독일은 숲이 많아 적의 침투를 대비해 항상 귀를 쫑긋 세워야 했기 대문에 유명한 음악가가 많다는 것이지요. 우스갯소리이지만 두 나라 국토의 특징을 잘 설명하는 이야기입니다. ~

 

 ​p.169

프랑스의 수도 파리는 행정 구역상 일드프랑스Île de France에 속해 있습니다. 일드프랑스는 행정적으로 구분된 13개의 지방 région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드프랑스라는 이름을 말 그대로 번역하면 '프랑스의 섬'입니다.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은 지리적인 면에서 일드프랑스가 우아즈강, 마른강, 센강 및 그 지류들에 둘러싸여 있어서 마치 바다에 떠 있는 섬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는 ~

 

 ​p.236

2006년 유럽 연합 정상 회의에 참석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돌연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프랑스 경제인이 프랑스어로 연설을 하던 도중 "지금부터는 비즈니스 공용어인 영어로 하겠다."라며 영어로 말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 "국제회의 석상에서 프랑스인이 영어로 연설을 한다는 사실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답니다.~

 

 ​p.263~264

⁠프랑스인들이 바캉스를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는지 보여 주는 또 하나의 일화가 있습니다. ~ 갑작스러운 이상 고온으로 그해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 놀랍게도 당시 뉴스에 따르면, 바캉스를 떠난 자식들에게 부모가 죽었다고 알렸지만 바캉스를 마저 마치고 돌아오겠다고 한 사람이 꽤 있었다고 합니다. ~ 게다가 당시 캐나다로 바캉스를 떠났던 자크 시라크 대통령 또한 수많은 국민이 이상 기온으로 희생되었는데도 즉시 귀국하지 않고 일정대로 바캉스를 마쳤습니다. 우리 상식에는 너무 낯선 이야기입니다.

 

 ​p.312~313

천주교를 둘러싼 갈등을 이유로 제물포를 비롯한 한반도 해안에서 프랑스 군함의 무력시위가 자주 일어났습니다. 프랑스는 다른 제국주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조선에 대한 본심ㅇ르 서서히 드러냈습니다. 프랑스는 1894년 청일 전쟁 후 러시아, 독일과 함께 '삼국 간섭'의 일원이 되면서 경의선 철도 부설권, 광선 채굴권, 차관 공여 등 엄청난 경제적 이권을 챙겨 갔습니다.

 

 ​p.324

2016년 6월 초 반가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파리 국제대학촌 내 한국관이 건립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파리 국제대학촌은 1차 세계 대전 직후에 세워졌습니다. 젊은이들의 교류를 통해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적인 미래를 만들겠다는 의도였습니다. 파리를 방문하는 유학생과 연구자들은 국제대학촌에 머물면서 서로 다른 문화를 배우고 이해할 수 잇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 국제대학촌에는 1969년 들어선 인도관을 끝으로 새로운 국가관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정부가 한국, 중국, 알제리에 새로이 국가관 건설을 제안한 것입니다.


 

「이만큼 가까운 프랑스」는 프랑스의 과거부터 최근 이슈들까지 프랑스의 '사회, 역사, 지리, 정치, 경제, 문화, 한불 관계'를 총망라하여 다룬 책으로 프랑스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지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프랑스를 알기 위한 기본서와 같은 책이다. 프랑스의 겉모습만 보았던 나에게 프랑스의 감추어진 내면, 프랑스라는 나라가 어떤 생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오고 있으며 현재의 프랑스와 미래의 프랑스는 어떤 모습을 띠게 될지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책의 제목처럼 프랑스에 대해 이만큼이나 알고 나니 프랑스라는 나라가 전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졌다. 뉴스에서도 프랑스 소식이 들리면 전보다 더 관심이 가게 된다.

책을 읽고 나니 Chapter 1, 2를 벗어나 좀 더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싶어졌다. 언젠가 프랑스로 여행을 갔을 때 프랑스어로 프랑스라는 나라에 대해 현지인들과 꼭 이야기해보고 싶어졌다. 생각만으로도 참 설레는 일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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