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글자 중국 : 중국의 확장 - 한 지역 한 글자만 알면 중국이 보인다 한 글자 중국
김용한 지음 / 휴머니스트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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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전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가 몇 편의 드라마를 보고 중국어가 배우고 싶어졌다.

중국어를 공부하다 보니 이번엔 중국이라는 나라가 궁금해졌다.

언어를 공부하려면 해당 나라에 대한 공부도 해야 그 언어가 가지고 있는 성격, 특수성도 이해할 수가 있다고 한다.

 

중국이 세계 관심을 받는 나라인 만큼 중국 관련 책들도 많이 있는데

장황하게 설명되어 있는 것은 손이 잘 가질 않았다.

 

그러던 중 흥미로운 책을 알게 되었다.

중국은 34개 행정구역들을 한 글자의 약칭으로 표기하는데

이 약칭을 이해하면 중국의 역사, 문화, 그리고 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책 소개와 머리말을 읽어보니 더 호기심이 생겼다.

 

 

 

 ⁠한 지역 한 글자만 알면 중국이 보인다

 

한 글자 중국

중국의 확장

 

 

 차례

 

 

 

'한 글자 중국'은 1권 '중국의 탄생'과 2권 '중국의 확장'으로 나누어진다.

2권에서는 유목 민족의 정복 제국을 거쳐 중국의 외연이 크게 확장되는 과정에 있었던 지역을 다루고 있는데,

'장시성, 푸젠성, 하이난성, 윈난성, 구이저우성,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마카오,

타이완, 홍콩, 상하이, 닝샤후이족자치구, 네이멍구자치구, 신장웨이우얼자치구, 시짱자치구,

칭하이성'​의 17개 지역을 이야기한다.

 

하이난성, 윈난성, 지린성, 마카오, 타이완, 홍콩, 상하이를 비롯해, 네이멍구자치구의 이름은 익숙했지만 다른 지역의 이름은 생소했다.

 

마카오, 타이완, 홍콩의 중국과의 관계도 궁금했고,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이 지역들의 역사, 문화, 생활들도 궁금했다.

 

 

강 이름 감

장시성

도자기의 메카, 신중국의 요람

 

장시성, 들어본 듯도 하고 아닌 듯도 한 이 지역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그중 하나는 현대에도 꽤 남아있다는 장시인들에 대한 이미지였다.

장시인들이 변명이 많고, 사과를 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편견이 생긴 원인에는 산이 많아 농사지을 땅이 부족했던 장시성의 지리적 특성이 한몫을 했다.

 

p.26~27

명나라 여행가 서하객(徐霞客, 본명은 굉조宏祖)은 천하 곳곳에 장시인들이 있음을 알고 상당히 놀랐다. ~ 후베이인과 후난인들이 대거 쓰촨에 이주하자, 그 빈자리를 장시인이 채웠다는 뜻이다.

오늘날 허난성 사람들이 외지에서 가난한 농민공으로 일하면서 멸시받는 것을 떠올려보자. ~ 장시인들은 옛날부터 외지로 나가 일하면서 따가운 멸시의 눈총을 받아왔다. 장시인에 대한 편견에는 이처럼 오랜 역사가 있다.

~ 이에 반해, 장시는 상업이 그만큼 발달하지 못해 이미지를 개선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마오쩌둥의 세 번째 부인, 허쯔전도 장시인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각 지역마다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있듯이 

세계 어딜 가나 그런 이미지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이야기 도자기!

중국 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도자기인데, 장시성의 징더전이 바로 중국 도자기의 메카라고 한다.

농사는 힘들었지만 도자기 원료가 좋아 좋은 도자기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한다.

본차이나도 중국 도자기인 줄 알았는데 영국 도자기였다.

China는 중국, c를 소문자로 china라고 하면 도자기가 되는데 여기에 뼈를 나타내는 영어 단어 bone을 붙여 bone china가 탄생했다.

영국에서 동물의 뼛가루를 이용해 본차이나를 만들어내고 산업이 발달하면서 공장에서 대량 생산까지 가능해지니 도자기의 흐름이 중국에서 영국으로 흘러가 버렸다.

어떻게 뼛가루를 넣어 도자기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궁금한 것이 하나 더 생겨 버렸다.

 

 

깊을 오

마카오

동방무역의 중심에서 카지노 왕국으로

 

 

관광지로 유명한 마카오!

작년 마카오로 여행 다녀온 친구가 추천하는 곳이기도 하고

포르투갈이 원조인 에그타르트로 유명하다고 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포르투갈의 에그타르트와는 조금 다르지만 에그타르트도 다양한 서양식 건축물도 포르투갈이 마카오로 진출하게 되면서 남긴 것임은 분명하다.

이외에도 마카오는 카지노로 유명하기도 한데 '세계 10대 카지노 중 8개가 마카오에 있다(p.168)고 한다.

 

마카오의 약칭은 '깊을 오(澳)'자다. '오'는 배가 정박하기 편하게 해안선이 움푹 들어간 곳을 말한다. 마카오는 중국어로 '아오먼(澳門, 오문)', 천혜의 항구임을 뜻한다. (p.169)

 

포르투갈인들은 왜 하필 마카오에 자리를 잡았을까? ~ 즉, 마카오는 당시 세계 최대의 항구였던 광저우와 매우 가까우면서도, 중국 조정의 삼엄한 감시를 살짝 피할 수 있는 곳이었다. 중국과 교역하는 한편, 독자적인 사회를 만들고 싶은 해외 상인 집단이 탐낼 만했다. (p.170)

 

화려한 관광도시인 줄로만 알았던 마카오의 모습은 겉모습에 불과했다.

의료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아프면 홍콩이나 타이로 가야 한단다.

그리고 주민 64만 명에 관광객이 3,000만 명이나 되는데 택시는 겨우 1,300대가 다라니 믿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다른 교통수단이 잘 되어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이러니 승차거부나 웃돈 요구가 일상화되었다고 한다.

정부 예산 흑자 세계 2위이며, 화려해 보이는 도시에 살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의료 서비스, 교통 서비스 하나 제대로 받지 못하는 마카오인들의 삶은 그리 화려해 보이지 않았다.

 

 

땅이름 대

타이완

타이완성인가, 중화민국인가

 

타이완의 약칭은 '땅이름 대(台, 정체자는 臺)'자다. 다양한 원주민이 살던 타이완에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가 찾아왔다. 시라야족(西拉雅族, 서랍아족) 원주민은 희한하게 생긴 네덜란드인을 '타이오완(외국인)'이라 불렀고, 네덜란드인은 이를 땅 이름이라 여겼다. 사람은 가도 이름은 남았다. 훗날 네덜란드인을 몰아낸 중국인은 이 이름을 음차하여 중국식 명칭 '타이완(臺灣)'을 만들었다. (p.189)

 

 

최근에 타이완에 대한 흥미로운 뉴스를 들었는데,

2020년에 열리는 도쿄 올림픽에서부터 '차이니스'를 뺀 그냥 '타이완'으로 올림픽 출전을 하자는 안건으로 국민투표가 열렸는데 부결되었다고 한다.

어떻게든 독립을 하고 싶어 하는 타이완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되면 중국과의 관계가 걱정되었던 것인지 통과되지 않았다.

 

예전에 여행 간 곳에서 타이완 사람과 일본 사람과 한자리에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일본 사람이 중국어를 전공했다고 하며 타이완 사람에게 중국어로 말을 걸었는데,

그 타이완 사람이 정말 정색하며

중국과는 쓰는 말이 다르다며 중국과 같이 보지 말라고 굉장히 언짢아했었다.

그 사람의 반응을 보니 중국과 타이완의 사이가 짐작이 되었다.

 

전후 초기 타이완인들은 중국을 '조국'이라 불렀어요. 중국인은 타이완인을 '동포'라고 했지요. 그런데 '조국'의 사람이 '동포'를 잔인하게 살해한 '2·28사건'이 벌어지고, '백색공포'의 통치시대가 전개된 거예요. (p.195)

너무 싫어 헤어지고 싶지만 없어서는 안 될 관계가 이들 중국과 타이완인 것 같다.

​이번 투표 결과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타이완의 독립은 아마도 아주 먼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복잡하고 다양한 언어만큼이나 다양한 문화를 가진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신들끼리도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외국인인 내가,

이제 막 중국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내가

그 오랜 역사를 가진 중국의 모든 것을 한 번에 이해하는 것은 아마 무리일지도 모른다.

 

중국을 한꺼번에 이것저것 광범위하게 다루려고 했다면

아마 읽다가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

이 책 역시 '중국'이라는 하나의 나라를 다루고 있지만

각 지역을 하나로 묶은 '하나의 중국'이 아닌

각 지역이 이루어온 역사, 문화, 경제, 최근 이슈 등을 개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도 역시 각 지역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화나 습관이 있지만

땅이 넓은 중국은 그 차이가 워낙 심해 하나로 묶어 다루는 것보다는

각 행정구역별로 나누어 살펴보는 것이 궁극적으로 한 나라인 중국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되었다.

 

중국의 역사에 대한 것은 기초 상식 밖에 없고,

오래도록 베스트셀러이자, 흔한 삼국지 또한 아직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어

읽기 전에 조금 걱정은 했었지만 진짜 기우였다.

 

하나도 어렵지 않았고, 재미있기까지 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오히려 삼국지를 읽어보고 싶어졌다.

 

중국에 관한 책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여태껏 읽어본 중국 관련 책 중에

어학책을 제외하고 아주 유용했고, 재미있었던 책이 바로 '한 글자 중국'이다.

 

중국에 막 관심이 생겼다면,

중국을 좀 더 이해하고 싶다면,

일단 한번 살펴보라고 권하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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