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 - 우주.지구.생명.인류에 관한 빅 히스토리
월터 앨버레즈 지음, 이강환.이정은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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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우연들이 겹쳐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을까?

 

교회를 성실히 다니는 친구는 이 모든 생성과 소멸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다.

반면 교회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는, 심지어 간식에도 넘어가지 않았던 무교인 친구는

우주에 심취해 있었다.

중학교 시절에 말이다.

다행히 두 친구는 서로 알지 못한다. ^^;;

 

성경에 대해서도, 우주에 대해서는 그다지 아는 바가 없었던 나는 같은 동네에 살았던

우주 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일이 더 많았다.

중학생 때부터 그 친구는 벌써 천체망원경을 샀고, 뉴턴 잡지를 구독해 읽고 있었을 정도로

우주광이었다.

 

우주 친구는 자신의 취미를 남에게 강요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나는 그 친구가 산 잡지를 가끔 뒤적이며 그림만 보곤 했었다.

 

그나마 약간의 영향은 받은 것인지 우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기초적인 지식밖에 아는 것은 없지만

왠지 관심을 가지고 들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동안 역사학자가 쓴 히스토리 책은 몇 권 읽어보았지만

과학자가 쓴 책이기도 하고, 또 '빅 히스토리'라는 개념이 궁금하기도 해

책을 골라 들었다.

 

게다가 우연이라니!

삶은 우연의 연속이라지만

우주, 지구, 생명, 인류에까지 그런 우연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는 것일까 궁금해졌다.

 

 

 

우주, 지구, 생명, 인류에 관한 빅 히스토리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

 

 

 

차례

 

 

 

'현실을 알려면 과거를 보아라.'

 

빅 히스토리는 

어느 한 분야만을 전문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모든 것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빅 히스토리의 목적은 인류사를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는 것.' (p.41)

그래서 이 책도 우주에 대해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크게 네 분야로 나누어

'우주, 지구, 생명, 인류'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다.

 

 

p.39

전 지구에 걸쳐 문명을 이룩한 인간의 모든 역사는 이 행성 위에서만 중요하지,

우주의 맥락에서는 완전히 무시할 만하다.

 

무의식중에 ​지구가 세상의 전부인 듯한 착각 속에서 살다 보니 우주가 얼마나 거대한지,

지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잊고 산다.

인류가 해온 엄청난 발전의 역사도 우주의 역사에 비하면 아주 작은 일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히스토리에서 삶의 태도를 배워야겠다.

최선을 다하되 작은 일에, 지나간 일에 연연하지 말자!

 

 

오랜만에 읽어보는 내용들이 많았다.

어설프게 알고 있던, 또는 배운 기억은 있었지만 거의 잊어버린 내용들이 등장하니

기억이 새록새록 나기도 한다.

 

내가 처음 허블이라는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친구가 구독했던 뉴턴 잡지에서였다.

신비로운 사진과 함께 허블 망원경이라는 이름이 자주 등장했었다.

그런데 휴메이슨이란 이름은 내 기억에 없다.

휴메이슨에게는 우연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고 한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기회가 와도 그것이 기회인 줄도 모르고 흘려버리게 된다고 한다.

우주에 심취해 있던 휴메이슨의 노력을 우주가 알아보고 기회를 준 것일지도 모르겠다.

휴메이슨이야말로 그 기회를 잡을 준비된 자였기 때문이다.

휴메이슨의 경우 온 우주가 도왔다는 말이 생각난다.

그를 알아본 사람이 있고, 그에게 기회가 주어졌고, 그는 그것을 성공으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p.206

광합성은 지구의 생태계를 심각하게 교란했다. 부산물이 산소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산소를 생명체에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초기의 미생물에게 산소는 치명적인 독이었다. 우리는 산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진화한 미생물의 후손이다. 산소혁명은 인류에게 아주 중요한 것이었다.~ 

 

P.302

~ 포유류의 지배는 생명 역사에서 우연히 일어난 중요한 경로 변경의 결과였다.

 

작년에 읽은 책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이 있어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무에서 유가 만들어진 과정이 놀랍기도 했다.

왜 하필 그 환경이 되었냐, 다른 환경이 될 수 있지도 않았냐라고 묻는다면

그것은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고,

그런 우연함의 연속과 그 기회를 잡은 인간의 노력으로

현재 지구에 인간들은 오랜 기간 문명을 이루며 살고 있다 할 수 있겠다.

 

 

 

우리 인생에서도 수많은 우연성이 존재한다고 한다.

병에 걸리는 것, 사고, 사람과의 만남, 사랑, 싸움, 우정과 같은 것들도 우연성이 존재한다고 한다.

자신의 오랜 습관이나 환경, 유전적 이유 때문에 특정한 병에 걸린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긴 하다.

다른 무엇보다 정말 우연이다 싶은 것은 바로 사랑, 우정과 같은 것이 아닐까.

 이것은 특정 사람, 상황,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책에서는 지구상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의 존재 자체가 우연의 결과라고 이야기한다.

우주라는 거대한 공간에서 지구라는 작은 행성에서,

그리고 그 작은 행성에서 각자의 자리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 존재.

책에 흥미로운 비유가 있다.
각자의 인간이 태어날 확률을 모래알에 비유를 하고 있다.

 

 

p.319~321

우리가 얼마나 희박한 가능성으로 존재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당신의 가계도를 생각하는 것이다. ~

핵심은 이렇다.

아이의 성은 정자가 X나 Y 염색체 중에서 어떤 것을 전달하느냐에 따라 수정이 될 때

무작위로 결정된다.

만일 약 10억 년 전 다세포생물이 처음 생길 때

무수히 많은 칸에 있는 당신의 조상들 중에서 단 하나만이라도 반대의 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 개체는 그 칸을 차지할 수 없고 당신도 존재할 수 없다.

 

~ 두 번째 방법을 살펴보자.

다음 세대에 전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태어날지 계산해 보면

약 10억 정도, 10이 된다.

그 세대에 태어날 수도 있었던 사람의 수,

그러니까 난자와 정자의 수를 고려하여 계산해 보면 아주 대략적이지만  10정도가 된다.

이 숫자들은 무엇을 의미할까? ~

오늘날 살아 있는 사람들은 실제로 태어난 두 주먹 정도 되는 모래알 수이고,

그랜드 캐니언 열 개를 채우는 모래알 수는

태어날 수도 있었지만 태어나지는 못한 모든 사람의 수이다.

여러 세대를 고려하면 더 심해진다. ~

 

 

이 엄청난 확률로 태어난 존재 하나하나가 소중한 존재처럼 느껴진다.

어느 하나 하찮은 생명이 없고, 사소한 일이 없다 느껴진다.

빅 히스토리에 대한 것이 궁금해 펼쳤다가

철학 책을 읽은 느낌이 되어버렸다.

 

나도 더 소중히 하고 싶고,

우리 가족도 더 사랑해 주고 싶고,

내 친구도 특별하게 대하고 싶어진다.

다들 우연에 의해 선택된 존재들이니 말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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