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전 -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다
성철.법정 지음 / 책읽는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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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doumi81/220795055462

 

 

별점 ★★★★☆
한 줄 평-도가 사상의 '무위'가 불교가 추구하는 정신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달음을 향한 길은 대동소이했다.

 

 

 

 


그래도 우리가 행복한 것은, 천당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본시 천당에 살고 있고,
본시 극락에 살고 있고,
본시 해탈한 절대적 존재라는 것입니다.
내가 나쁜 것인가, 흙덩이인가, 똥덩이인가 착각을 했는데
알고 보니 이 전체가 다 진금 (眞金)입니다.
본시 순금인 줄만 알아도 얼마나 좋습니까?
그것만 알아도 얼마나 행복하느냐 말입니다.
천하 부귀를 다 누린다 해도
내가 본시 진금인 줄 아는 이 소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근본 가치는 본시 이대로가 절대라는 것, 광명이라는 것,
이것을 알았으니 욕심을 버리고 남을 도우자 이것입니다.

 

설전(雪戰)

차갑고 냉철하면서도 부드러운 수도자의 자세를 '눈'이라는 매개로 형상화하는 한편,
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고 오히려 서로를 웃게 만드는 유일한 다툼인 '눈싸움'의 이미지를 통해 성철과 법정 두 사람 사이에 오간 구도의 문답과 인연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 책은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는 형식의 문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어체라 부드럽게 읽힌다. 불교 용어가 나오는 부분은 사전을 찾아서 읽어야 했기에 조금 수고롭기도 했다. 별도로 해석을 달아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대화이다. 그 속에는 종교뿐만 아니라 인간 존엄성의 회복과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담겨있다. 자그마한 책 속 짧은 글이지만 그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었다. 선문답에 관한 부분이 흥미롭기도 했다.

 

법정: 이번 기회에 선의 요체要諦를 한 마디로 말씀하신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성철: 요새 날이 추우니까 핫옷(솜옷)을 입었지요?

법정: 예....하하 , 알겠습니다

 

 

 

법정 스님은 성철 스님의 이 말씀을 추우면 누비솜을 입듯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과 현상의 정체를 자각할 수 있는 개안 開眼이 곧 선이라는 뜻으로 풀이하셨다.

즉문즉설이 유용하긴 하지만 에둘러 말하고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선문답이야 말로 삶을 살아가는데 더 유용한 형식이 아닐까 싶다. 매력적이기도 하고.

책은 짧고 간결한 형식이라 금방 읽어낼 수 있지만,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여러 번 읽어야만 이해가 가능한 곳도 있었고 결국 숙제로 남겨둔 곳도 있었다. 불교에 대한 공부나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렇지만 주제를 파악하고 읽어 나가니 큰 무리는 없었다.

무엇보다 말씀을 옮긴 책이다 보니 좋은 구절들이 많았고, 책 속의 사진을 보면서 영혼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82
그렇지요, 황금 사슬도 사슬이지요. 참으로 남을 돕는 사람은 아무 말 안 하고, 오히려 남이 볼까 두려워합니다. 또 하나, 남을 도울 때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인간의 가치란 누구나 똑같습니다. 남을 도우려면 존경하는 마음으로 해야지, 조금이라고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면 저쪽 인격을 무시하는 겁니다.  -성철

87
녹차를 좋아하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차를 마신다고 해서 그냥 물 끓여서 차만 홀짝 마시고 일어나지 않습니다. 물을 끓이고 비우고 또 다기를 꺼내서 매만지고 펼치고 마시고 나서 씻고 거두어들이고 하는 이런 과정이 얼마나 좋습니까? 이것은 차뿐만이 아닙니다. 살아있는 자체가 그래야 합니다. -법정


96
언론은 사회의 공기다 -성철

116
그래도 우리가 행복한 것은, 천당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본시 천당에 살고 있고,
본시 극락에 살고 있으며,
본시 해탈한 절대적 존재라는 사실에 있습니다.  -성철

124
있음有에 집착하는 것보다 결국은 없음 無에 집착하는 것이 더 큰병입니다.  -성철


125
성철 스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이르고는 하셨다.
"책 보지 마라."
그런대 성철 스님께서는 장서만 5-6천 권을 소장하신 독서 가셨다. 자신은 책을 그리 좋아하시면서 왜 제자들에게는 책을 보지 말라고 하셨을까?
법정 스님은 성철 스님의 그 말씀을 '지식에 안주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하셨다. 그리고 스스로 탐구하고 몸소 체험하는 것만이 오롯이 자기 것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이셨다. -원택

146
"마음이 부처야. 마음 이외에는 무엇이든지 돌아보지 마라. 오직 자기 마음을 깨쳐야 되지, 마음을 알고 마음을 깨쳐야 되지. 자기 마음이란 이것, 내 마음이 부처라는 이외에는 모두가 삿된 믿음이다." -성철

153
마음이니 부처니 중생이니 하지만 이 셋은 결코 근원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단어만 다르지 뿌리는 하나입니다. 부처와 보살을 먼 곳에서 찾지 마십시오. 부처와 보살을 밖에서 만나지 말고 때로는 자기 집 안으로 불러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시들했던 관계도 새로운 활기로 채워집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가옥이 다시 가정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삶이 기쁨과 고마움으로 채워질 때 삶의 향기가 배어납니다. 이것이 바로 마음의 향기입니다.  -법정

155
일시적인 행복에만 만족할 수 없으니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사람의 본능일 수밖에 없더라는 것입니다. - 성철.

180
욕심을 버리자 이것입니다. 욕심을 버리는 것은 무엇이냐 하면 남을 도운다는 말입니다. 자꾸 남을 돕는 생활을 합니다. 그러면 차차로 차차로 업이 녹아서 없어집니다. 욕심이 다 없어져 버리면 마음 거울에 때가 하나도 안 남습니다. 그러면 온 천지 광명을 비출 수 있는 것입니다.  -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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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마지막 그림 - 삶의 마지막 순간, 손끝에서 피어난 한 점의 그림
이유리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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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한줄평: 그 작가를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들의 생의 마지막 작품을 보고 느껴라.

 

 

 

'자신의 묘비명'과도 같았던 예술가들의 마지막 작품을 살피는 것은 우리에게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인간의 영구 생존율은 0%'라는 이 자명한 사실
앞에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화가의 마지막 그림만큼 잘 알려주는 것이 또 있을까?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는 이 아이러니, 인간은 결국 죽음에 패배할 것이라는 걸 알지만, 최선을 다해서 져보자는 마음...
이 책 속에 담긴 '백조의 노래' 들은 어쩌면 겨울나무가 봄나무에게 보내는 엽서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는글 중

 

 

 

흙장난님의 서재 8cats에서 책 번개가 있었다. 명절 연휴 끝자락인 오늘. 일요일의 책모임은 처음이었는데 느낌이 꽤 좋았다. 내일 다시 주부의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그래서 더 안온했던 시간.

이유리 작가는 취미를 전문성으로 끌어올려 책을 출간했다. 런던에서 보고 느꼈던 그림들이 단초가 되어 미술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 나도 가고 싶어라,,내셔널갤러리...ㅠㅠ

 

이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사랑, 그토록 간절했던
2장 부상당한 희망
3장 예민한 영혼에 드리워진 덫
4장 화려한 성공, 뜻밖의 최후

그리고 각 장안에 4-5명의 화가들의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이 책의 장점은 가독성이 좋고 이해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딱딱한 미술사를 논하거나 작품을 구체적으로 파헤쳐 독자를 이해시키기 위한 글이 아니다. 미술가 개개인의 삶의 시작과 그 마지막을 넓게 다루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어렵게 다가오지 않는다. 모임에 오신 모든 분들 역시 내 생각과 다르지 않았다. 고대부터 현대미술까지, 동서양 화가들의 이야기를 함께 묶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정신없이 많은 작품을 수록하지 않았고 화가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과 작품이 실려 있기에 실속도 있다. 미술 입문서로 적당할 것 같다는 나의 의견에 화가의 전성기 때의 작품을 접하는 것이 아닌 죽음을 목전에 두고 그렸던 것을 모아놓은 책이라 다소 회의적인 의견을 가지신 분도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아무래도 '죽음'과 관련된 작품이 가지는 의미는 밝지는 않을 테니까.

사랑, 희망, 덫, 최후.
이 단어들을 조합해보면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들이다. 결국 그 안에서 돌고 돌다가 생은 끝나는 것이니까. 사랑을 하고, 희망을 꿈꾸게 되고, 삶의 덫인 슬픔과 상처를 안고 결국 최후를 향해 걸어가는. 슬픔과 기쁨이 교차되는 순간을 맛보면서 강해지는 존재. 그것이 바로 인간이다.

이중섭의 마지막에서는 곁에 있는 가족에 대한 감사를 생각했고,
반 고흐의 마지막에서는 희망을 엿보았다.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에서는 강인함을 배웠고,
카라바조와 렘브란트의 마지막에서는 자신을 위해 그리고 타인을 위해 더 나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배웠으며,
미켈란젤로의 마지막에서는 열정을 배웠다.

살아가면서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기회가 얼마나 될까.. 나와는 관계가 아주 먼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읽어내려가면서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평소보다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좋은 삶이라는 것이 과연 있기나 한 걸까?
비난받아 마땅한 삶이 과연 있을까?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의지와 신념으로 순간순간을 살아간다. 그 의지 자체를 어떤 잣대를 두고 옳다 그르다는 판단을 한다는 것이 슬프게 느껴졌던 시간.  이 책 속의 화가들의 마지막이 추하지 않았던 까닭은 단 한 가지다. 그들은 각자의 마음의 소리에 진실로 귀 기울였다는 것. 적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대해서 지나칠 정도로 충실했다는 것이다. (도덕적 판단은 일단 뒤로하고)

오늘도 나는 나의 마지막의 역사를 만들었다. 이 순간들이 모이면 내 마지막도 조금은 가늠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생은 내가 풀지 못할 여러 문제를 던져줄 것이다. 그리고 불가항력의 사건들 속에서 허우적댈 것이고. 하지만 저자의 말을 다시 새겨 넣고 싶다.

최선을 다해서 져 보자는 마음.. 그 마음을 말이다.

 

 

http://blog.naver.com/doumi81/220814958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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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수업 - 천재들의 빛나는 사유와 감각을 만나는 인문학자의 강의실
오종우 지음 / 어크로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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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관련 입문서로는 비추합니다. 하지만 구성이 알차고 좋은 자료수록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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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수업 - 천재들의 빛나는 사유와 감각을 만나는 인문학자의 강의실
오종우 지음 / 어크로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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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doumi81/220787896311

 

 

별점 :★★★☆☆
한줄평: 예술과 삶의 연결고리를 찾기위해 저자의 노력이 엿보였으나 나에게는 난해하게 다가왔다.



"예술작품을 대하면서 길러진 해석능력, 그리고 창의성과 상상력은 남아 세상을 읽어내는 시야가 넓어지며, 삶에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를 감당해 낼 수 있는 힘도 생기죠.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를 해석해서 미래를 열어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생각은 최전선에서 탄생한 예술작품이 주는 지식입니다"

-본문중에서




2016년 8월 13일 용호동 카페 하우에서 창원독서 클럽 미술책 모임을 했습니다.
격월로 매주 둘 째주 토요일 후에 3-4사이에 모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책은 오종우의 <예술 수업>이었습니다.

끌로이님께서 다양한 주제를 준비하셨습니다.


1.책을 읽은 소감

2. 좋은 영화 한 편을 보고 극장을 나섰는데 거리의 풍경이 달라진 적이 있을 겁니다. 한 곡의 음악이 세상의 색깔을 바꾸기도 하구요.
미술관에서 그림 한 점에 이끌려 여운이 남을 때, 문학 작품에 빠져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서야 비로소 현실이 보일 때도 있죠. 예술작품에 흠뻑 젖은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세요.

3. <2강 돈으로 환산되는 예술> 미래의 프래그머티즘에 대해 얘기 나눠 봅시다.

4. <4강 불완전한 인간의 완전한 비극> 비극을 즐겨보나요? 희극을 즐겨보나요?

5. 예술이 인류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소멸하지 않은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6. '나도 예술가' 라고 느꼈던 경험

7. 실질세계. 여분세계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나요?

8. 기억에 남는 문장





책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습니다. 신선했다. 어려웠다. 구성이 아쉽다. 작가의 의도를 깊이 파악하지 못하겠다.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예술에 대한 지식이 있는 분에게는 어떻게 닿을지는 알 수 없지만 저에게는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몸담고 계시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전공자들에게 한 강의이니 일반인들이 받아들이는 느낌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을겁니다. 그 점을 감안하고 읽는다면 크게 실망할 일을 아닌 것 같네요^^다만 저자의 지적 내공을 완전히 풀어놓지 못해서 그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미래의 프래그머티즘에 대해서는 미술의 그것이라고 정의하고 이야기해 나갔습니다. 장차 명화가 디지털화, 일상화 될 것이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그 분야의 전문성을 가지지 못한 우리들에게는 조금은 어려운 주제가 아니었나 싶네요. 그래도 이 주제로 인해 새로운 생각들을 만나게 되어 좋았습니다.

이번 모임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예술에 대한 각자의 정의였습니다. 저는 예술이 소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생각을 이오덕 선생님의 철학을 인용해서 이야기 했습니다.(여기서 철학은 신념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고 아이를 키울 때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글쓰기, 놀기, 그림그리기’입니다. 이것은 감정표출과 몰입, 자유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본거죠. 예술은 그렇게 탄생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인간의 본능에는 이미 예술이라는 인자가 새겨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찰떡같이님은 메슬로우의 욕구단계와 관련하여 예술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주셨습니다. 인간은 일단 먹고 자고 위험에서 보호받아야만 예술도 가능하다라고 하셨습니다. 더불어 여니소리님도 생계를 위해 쓰고 남았던 시간이 있었기에 예술이 생기지 않았을까하며 찰떡같이님과 맥을 같이하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사실 저는 잉여시간이나 자아실현으로써의 통로로 예술을 바라본 것이 아니라
예술이 소멸하지 않는 이유에 포커스를 맞추어 발언을 한 것이라서 논점이 달랐다고 생각했지만 다양한 생각을 들으니 제가 한층 더 성장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찰떡같이님 자주 모임에서 봬요!!^^)

다른 분들 모두 좋은 의견 많이 주셨는데 제가 필기를 하지 않아서..다 옮기지 못함을 이해바랍니다^^
양반님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하시어 후기를 적어주셨으니 감사할 따름이네요.^^

책보다 주제가 좋았기 때문일까요.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다각도로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미술모임이다 보니 미술가나 미술사 혹은 미술작품에 대한 책만을 다뤘는데 이번 책은 그 틀을 깨고 더 다양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소통의 자리가 되어서 의미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책의재미여부를 떠나서 인용된 양질의 사료들이 많아 소장용으로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QR코드로 음악을 들을 수도 있기도 한 책입니다. 그러고 보니 구성도 나름 괜찮았네요^^(글만 더 찰지게 잘 쓰셨다면..좋았을 것을ㅠ
제가 말하는 글쓰기는 어려운 용어도 이해하기 쉽게 잘 풀어쓰고 예시를 잘 들어주는 글쓰기를 말합니다
문장 하나를 들어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본문 17쪽 문장입니다.
‘즉, 자신만의 세계에 유폐될 위험을 안고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자기 욕망의 발현에만 치중하는 탐욕을 부릴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죠.’

제 스스가 이해하기 쉽게 수정해 보았습니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힐 위험을 안고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자기 욕망의 표출에만 기울어져버리는 지나친 욕심을 부릴 수 있는 가능성이 짙기 때문이죠.’)


저자만이 가진 예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좋은 구절도 많았던 책이라서 그 글을 옮기면서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모임을 끝내고 후기를 써보니 생각보다 별점을 더 주어도 될 것 같네요.

지식에 대한 고마움도 좋지만 회원 한분 한분의 삶이 녹아있는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p17
창의성은 바른 생각, 정직한 자세의 반대편에 있지 않습니다.

p32
예술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가의 생애와 사상이 어떻고 또 무슨 사조에 속해 있는지 나열하는 정보들로 그의 작품을 아는 것이라 내세우기 일쑤입니다. 청색시대가 무엇이고 큐비즘이 어떻고 해야 피카소를 제대로 말할 수 있다는 태도도 그렇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만물박사와 같은 자세로 예술작품의 본질을 다룰 수 있을까요. 그것은 작품을 덮고 있는 피상적인 지식에 그치고 말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술이 주는 감동을 제쳐둔 채 말이죠.

p68
하긴 어떤 이론도 예술을 완전하게 정의하지 못합니다. 예술 작품이 하나의 정의에 남김없이 포착되는 순간 예술성은 사라지기 때문이죠.

p137
파멸했지만 패배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처럼 비극은 꿋꿋하게 자존하는 영웅을 통해 인가의 가치를 체험하게 해줍니다.

p174
살아가면서 꿈은 언제나 필요하지만, 막연한 꿈은 희망을 안겨주기보다는 절망을 낳습니다. 절망은 꿈의 반대말이 아니니까요. 오래된 꿈이 절망입니다.

p241
우리는 때로 아무 실리도 없고 아무 의미도 없는 일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중심주의의 이기심이 발동하는 이성적 합목적성에서 말이죠.

p305
그렇듯 퍼포먼스는 거짓 현실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진짜 현실을 인식시켜줍니다. 그런데 거짓 현실의 껍데기가 너무 단단해서 그것을 깨뜨리려면 자극적이여 했죠. (현대 미술의 특징을 조금 이해할 수 있는 부분 이었습니다.)




에리크 사티의 <짐노페디 1번> 입니다.
많이 들어봤던 곡인데 이 책으로 인해 더 깊이 남을 것 같네요^^짧으니 들으시면서 릴렉스~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https://youtu.be/W0vdtkBTHjc



독서클럽창원으로 오세요^^

http://cafe.naver.com/bookclub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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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이유, 문턱이라는 이름의 기적 - 길 잃은 아이들의 길 찾기 프로젝트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임수현 옮김 / 효형출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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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 ★★★★☆
한 줄 평: 걷기를 통한 탈선 청소년들의 자립과 깨달음

http://blog.naver.com/doumi81/220784032915

 


세 달 이상 걷다 보면 아이의 시야가 넓어지면서 위상에 변화가 생긴다.
즉, 아니는 자신의 의지 덕분에 스스로 해방되는 것이다.
걷기를 통해 아이는 자신이 처한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 자신의 이미지와 결별하고, 사람들과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또한 누군가를 믿는 법, 어떤 틀 안에서 자신을 통제하는 법을 배운다.
걸을 때는 역행할 수가 없다.
그러면 에너지가 고갈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면서도 노력해야 하고, 자신을 둘러싼 제약들을 이해하면서 스스로를 조절해야 한다

부산 가정법원 부장판사님은 천종호 판사님이다. 그분의 명성은 익히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비행 청소년들을 법정에서 사랑과 믿음으로 감사 안으시는 분으로 일명' 호통 판사 로도 불리신다. 아이들은 선도하고 기회를 주어야 하는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기도 하다. 작년 판사님의 저서를 접하면서 더 깊이 존경하게 되었다. 한 번이라도 뵙고 싶어 다니지도 않는 교회를 직접 찾아서 만나 뵙기도 했다.  절실한 크리스천 이시라 전국의 교회로 다니시면서 강연을 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그날의 판사님과의 만남으로 비행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지게 되었다. 판사님의 바로 이 '쇠이유'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나라에서도 실행하셨는데 그것이 바로 '2인 3각' 프로그램이다.

쇠 이유(Seuil)’ 는 실크로드를 걸어서 횡단한 프랑스의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만든 비행청소년 교정 단체로 소년원 등에 수감된 비행청소년을 자국어가 통하지 않는 다른 나라에서 온 성인 멘토와 함께 3개월 동안 1600km를 걷게 한 후, 도보여행을 완수하면 비행청소년은 귀가 조치하는 것이다.

단기 집중 치유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도보여행을 마친 청소년의 재범률은 15%로 프랑스의 일반 비행청소년의 재범률이 85% 임을 감안하면 기적적인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접한 천종호 판사가 쇠 이유 프로그램의 취지 및 정신을 살려 위기청소년의 단기 집중치료 프로그램인 「2인 3각」을 기획하게 됐다.

출처-(주)로이슈

판사님이 아니었으면 '쇠이유'에 대해서 관심이나 가졌을까? 쇠이유의 형태는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다른 모습을 띠고 있지만 세상과의 경계에 서 있는 청소년들을 사랑한다는 생각은 다르지 않았다.

창시자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은퇴 후 삶의 의욕을 잃고 콤포 스텔라(Compostela: 프랑스에서 스페인까지 유럽을 횡단하는 긴 순례길의 종착지)길에 오른다. 길을 걷던 중 벨기에의 '오이코텐'에서 진행중이던 걷기 프로그램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게 된다. 그 겸험을 가지고 실크로드를 4년간 걸으며 <나는 걷는다> 라는 저서를 남겼고 그 수익금으로  '쇠이유'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쇠이유: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2000년에 설립한 청소년 교화 단체이다. 우리말로 '문턱'을 뜻하는 단체 이름에는 걷기를 통해 소외된 청소년들이 사회의 문턱을 넘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당시 프랑스는 정권교체 시기로 비행청소년에 대한 수감을 늘리겠다는 정책을 채택했다.하지만  청소년들의 재범률은 떨어지지 않았다. 비용 차원에서도 감방 하나를 짓는 것보다 쇠이유와 같은 선도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이끄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이득이었는데도 말이다. 프랑스 정부도 쉽고 간단한 방법이 당장의 효력만을 생각해서 그러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을까 한다. 그러한 상황과 맞딱들인 쇠이유. 하지만 그러한 비난 속에서 꿋꿋하게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다.


쇠이유는 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성격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대상은 대부분 미성년자 사법 보호 감찰 기관 소속이며 아동 상담소에 있는 아이들이다.  떠나기 전 반드시 해당 아이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거치며 도보여행을 다녀오면 형량 조정도 해준다. 아이들이 동행자의 성별을 선택하게 해주며 떠나기 전 일주일 동안 도보 여행을 예행연습하는 기간도 준다. 그리고 떠나는 날은 환송파티도 해주는데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라는 주체를 인정하고 사랑해주는 점이 쇠이유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전혀 다른 사람과 전혀 다른 나라. 그리고 전혀 다른 언어 환경속에서 3개월을 버텨내야 한다. 동행자와의 갈등과 스스로에게 주어진 사회적 규율을 지키지 않으면 도보여행에 낙오하고 만다. 물론 중도 포기하는 아이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완주를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어른들이 찍어 놓은 낙오자라는 주홍글씨로 아이들의 완주 성패를 판단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어리석은 생각인지 다시금 느꼈다. 왜냐면 그들은 생각 이상으로 늘 잘 해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부분도 있었다. 뛰어난 글솜씨는 아니었지만 그들의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이 느껴졌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 했던 관심과 사랑, 그리고 이어지는 감사. 보도여행 이후에도 계속 관리를 받고 지속적인 관심으로 삶의 희망과 목표를 재설정 하고 있었다. 스스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느끼고 있던 아이들. 기적이라는 말은 이런 변화에 어울리지 않을까 한다.

떠나기 전 카메라를 주어 세상이 얼나마 아름다운 곳이고 그것들을 보면서 자신 내면의 감정들을 끌어낼 수 있도록 이끄는 방법도 인상적이었다.  물론 여행 후 쇠이유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사랑받으며 자라지 못한 아이들에게 생을 되돌아봤을 때 적어도 한 번은 행복했던 적이 있길 바라는 소박한 희망을 가진 쇠이유의 취지는 감동 그 이상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아직 어리다. 그만큼 가능성도 다양하고 무한하다. 소외되고 마음이 아픈 아이들도 자라기 위해 애쓰는데 어른들은 언제나 제자리이면서 지시 강요만 한다.여전히 그들은 피고 있고 피어나야 하는 아름다운 꽃 들이다. 그들이 행복해야 미래도 밝다. 내 아이만 소중히 키우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사람이라는 동물은 공존하는 능력이 없다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이 아이들은 그 기술을 우리에게 배우기를 기대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이 책을 일독하길 권한다. 그래서 세상 모든 아이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어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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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인생이 조각난 이 아이들에게 가장 위험헌 문제는 어른들이 아무 위험도 무릅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29
걷기는 흥분한 사람을 진정시켜줄 뿐만 아니라 조용한 사람을 자극하기도 한다.
 
43
행정기관들은 쇠이유가 일반적인 보호소보다 비용이 더 든다고 평가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우리는 가끔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분석해보면 이런 논점은 근거가 없다. 보호소는 청소년을 집단적으로단당하기 때문에 관리 비용이 분명 덜 든다. 반면 쇠이유에서는 한 아이를 맡을 때, 다석 달 동안 고정적으로 일할 동행자는 물론 걷기 책임자, 심리학자, 그리고 세 명의 보조 동행자가 필요하다. 장비, 식사, 숙박, 이동 등에 들어가는 부가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쇠이유를 다른 기관과 비교하고자 한다면, 적절한 대상은 미성년자 교도소밖에 없다. 우리가 쓰는 총비용은 그곳의 15~20퍼센트 수준이며, 예쇄 교육 센터와 대비하면 67퍼센트 정도이다. 감독기관이 쇠이유를 보호 가족이나 숙소같은 보호소로 규정하면서, 우리에게 비싸가도 비난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45
재범을 저지른 아닐지라도 머릿속에 각인된 걷기의 기억은 그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이 모험은 여전히 성공적으로 남을 것이며, 아마도 그가 유일하게 자랑할 수 있는 긍정적 행위일지 모른다.
 
117
불행했던 기억들을 지닌 채 자신이 누구인지를 인식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 그들의 청소년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122
아이와 동행자의 관계가 조화롭지 않으면, 걷기는 성공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경우 쇠이유는 주저하지 않고 동행자의 교체를 제안하는 것이다.
 
 
124
피스텔라 길에서 만난 순례자들과 함께 저녁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을 모욕하지 않고 잘 지내면서 이렇게 계속 살고 싶다.”
 
131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집단 속에서 지속적으로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것, 이는 곧 모든 청소년에게 문턱을 넘는 일이다. 소외된 아이들 중 몇몇은 누군가와 함께 이런 긍정적인 도전을 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들은 쇠이유가 자신의 도전을 실현하기에 이상적인 틀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용기를 내어 문턱을 넘는다.
 
 
135
결국 처벌은 다음번에는 붙잡히지 않도록 더 영악해져야 한다는 것 외에는 아이에게 가르쳐주지 않는다.


136
아이들의 반항적인 태도는 상처투성이의 삶이 남긴 강렬한 흔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에겐 나쁜 의도가 아니라 숨겨진 고통이 있을 뿐이다.

175
영국과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 미성년자와 관련된 사법제도는 아이의 특정 순간을 사진 찍듯 포착해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미성년자와 관련된 특별 형법은 아이의 형성과정 전체에 대한 고려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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