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전 -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다
성철.법정 지음 / 책읽는섬 / 201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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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doumi81/220795055462

 

 

별점 ★★★★☆
한 줄 평-도가 사상의 '무위'가 불교가 추구하는 정신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달음을 향한 길은 대동소이했다.

 

 

 

 


그래도 우리가 행복한 것은, 천당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본시 천당에 살고 있고,
본시 극락에 살고 있고,
본시 해탈한 절대적 존재라는 것입니다.
내가 나쁜 것인가, 흙덩이인가, 똥덩이인가 착각을 했는데
알고 보니 이 전체가 다 진금 (眞金)입니다.
본시 순금인 줄만 알아도 얼마나 좋습니까?
그것만 알아도 얼마나 행복하느냐 말입니다.
천하 부귀를 다 누린다 해도
내가 본시 진금인 줄 아는 이 소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근본 가치는 본시 이대로가 절대라는 것, 광명이라는 것,
이것을 알았으니 욕심을 버리고 남을 도우자 이것입니다.

 

설전(雪戰)

차갑고 냉철하면서도 부드러운 수도자의 자세를 '눈'이라는 매개로 형상화하는 한편,
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고 오히려 서로를 웃게 만드는 유일한 다툼인 '눈싸움'의 이미지를 통해 성철과 법정 두 사람 사이에 오간 구도의 문답과 인연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 책은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는 형식의 문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어체라 부드럽게 읽힌다. 불교 용어가 나오는 부분은 사전을 찾아서 읽어야 했기에 조금 수고롭기도 했다. 별도로 해석을 달아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대화이다. 그 속에는 종교뿐만 아니라 인간 존엄성의 회복과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담겨있다. 자그마한 책 속 짧은 글이지만 그 깊이를 가늠하기 힘들었다. 선문답에 관한 부분이 흥미롭기도 했다.

 

법정: 이번 기회에 선의 요체要諦를 한 마디로 말씀하신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성철: 요새 날이 추우니까 핫옷(솜옷)을 입었지요?

법정: 예....하하 , 알겠습니다

 

 

 

법정 스님은 성철 스님의 이 말씀을 추우면 누비솜을 입듯이 있는 그대로의 현실과 현상의 정체를 자각할 수 있는 개안 開眼이 곧 선이라는 뜻으로 풀이하셨다.

즉문즉설이 유용하긴 하지만 에둘러 말하고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선문답이야 말로 삶을 살아가는데 더 유용한 형식이 아닐까 싶다. 매력적이기도 하고.

책은 짧고 간결한 형식이라 금방 읽어낼 수 있지만,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여러 번 읽어야만 이해가 가능한 곳도 있었고 결국 숙제로 남겨둔 곳도 있었다. 불교에 대한 공부나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이었으리라. 그렇지만 주제를 파악하고 읽어 나가니 큰 무리는 없었다.

무엇보다 말씀을 옮긴 책이다 보니 좋은 구절들이 많았고, 책 속의 사진을 보면서 영혼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82
그렇지요, 황금 사슬도 사슬이지요. 참으로 남을 돕는 사람은 아무 말 안 하고, 오히려 남이 볼까 두려워합니다. 또 하나, 남을 도울 때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인간의 가치란 누구나 똑같습니다. 남을 도우려면 존경하는 마음으로 해야지, 조금이라고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면 저쪽 인격을 무시하는 겁니다.  -성철

87
녹차를 좋아하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차를 마신다고 해서 그냥 물 끓여서 차만 홀짝 마시고 일어나지 않습니다. 물을 끓이고 비우고 또 다기를 꺼내서 매만지고 펼치고 마시고 나서 씻고 거두어들이고 하는 이런 과정이 얼마나 좋습니까? 이것은 차뿐만이 아닙니다. 살아있는 자체가 그래야 합니다. -법정


96
언론은 사회의 공기다 -성철

116
그래도 우리가 행복한 것은, 천당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본시 천당에 살고 있고,
본시 극락에 살고 있으며,
본시 해탈한 절대적 존재라는 사실에 있습니다.  -성철

124
있음有에 집착하는 것보다 결국은 없음 無에 집착하는 것이 더 큰병입니다.  -성철


125
성철 스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이르고는 하셨다.
"책 보지 마라."
그런대 성철 스님께서는 장서만 5-6천 권을 소장하신 독서 가셨다. 자신은 책을 그리 좋아하시면서 왜 제자들에게는 책을 보지 말라고 하셨을까?
법정 스님은 성철 스님의 그 말씀을 '지식에 안주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하셨다. 그리고 스스로 탐구하고 몸소 체험하는 것만이 오롯이 자기 것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이셨다. -원택

146
"마음이 부처야. 마음 이외에는 무엇이든지 돌아보지 마라. 오직 자기 마음을 깨쳐야 되지, 마음을 알고 마음을 깨쳐야 되지. 자기 마음이란 이것, 내 마음이 부처라는 이외에는 모두가 삿된 믿음이다." -성철

153
마음이니 부처니 중생이니 하지만 이 셋은 결코 근원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단어만 다르지 뿌리는 하나입니다. 부처와 보살을 먼 곳에서 찾지 마십시오. 부처와 보살을 밖에서 만나지 말고 때로는 자기 집 안으로 불러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시들했던 관계도 새로운 활기로 채워집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가옥이 다시 가정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삶이 기쁨과 고마움으로 채워질 때 삶의 향기가 배어납니다. 이것이 바로 마음의 향기입니다.  -법정

155
일시적인 행복에만 만족할 수 없으니 영원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사람의 본능일 수밖에 없더라는 것입니다. - 성철.

180
욕심을 버리자 이것입니다. 욕심을 버리는 것은 무엇이냐 하면 남을 도운다는 말입니다. 자꾸 남을 돕는 생활을 합니다. 그러면 차차로 차차로 업이 녹아서 없어집니다. 욕심이 다 없어져 버리면 마음 거울에 때가 하나도 안 남습니다. 그러면 온 천지 광명을 비출 수 있는 것입니다.  -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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