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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이유, 문턱이라는 이름의 기적 - 길 잃은 아이들의 길 찾기 프로젝트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임수현 옮김 / 효형출판 / 2014년 6월
평점 :
일시품절

별점: ★★★★☆
한 줄 평: 걷기를 통한 탈선 청소년들의 자립과 깨달음
http://blog.naver.com/doumi81/220784032915
세 달 이상 걷다 보면 아이의 시야가 넓어지면서 위상에 변화가 생긴다.
즉, 아니는 자신의 의지 덕분에 스스로 해방되는 것이다.
걷기를 통해 아이는 자신이 처한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 자신의 이미지와 결별하고, 사람들과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또한 누군가를 믿는 법, 어떤 틀 안에서 자신을 통제하는 법을 배운다.
걸을 때는 역행할 수가 없다.
그러면 에너지가 고갈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면서도 노력해야 하고, 자신을 둘러싼 제약들을 이해하면서 스스로를 조절해야 한다
부산 가정법원 부장판사님은 천종호 판사님이다. 그분의 명성은 익히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비행 청소년들을 법정에서 사랑과 믿음으로 감사 안으시는 분으로 일명' 호통 판사 로도 불리신다. 아이들은 선도하고 기회를 주어야 하는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기도 하다. 작년 판사님의 저서를 접하면서 더 깊이 존경하게 되었다. 한 번이라도 뵙고 싶어 다니지도 않는 교회를 직접 찾아서 만나 뵙기도 했다. 절실한 크리스천 이시라 전국의 교회로 다니시면서 강연을 하고 계셨기 때문이다. 그날의 판사님과의 만남으로 비행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지게 되었다. 판사님의 바로 이 '쇠이유'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나라에서도 실행하셨는데 그것이 바로 '2인 3각' 프로그램이다.
쇠 이유(Seuil)’ 는 실크로드를 걸어서 횡단한 프랑스의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만든 비행청소년 교정 단체로 소년원 등에 수감된 비행청소년을 자국어가 통하지 않는 다른 나라에서 온 성인 멘토와 함께 3개월 동안 1600km를 걷게 한 후, 도보여행을 완수하면 비행청소년은 귀가 조치하는 것이다.
단기 집중 치유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도보여행을 마친 청소년의 재범률은 15%로 프랑스의 일반 비행청소년의 재범률이 85% 임을 감안하면 기적적인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접한 천종호 판사가 쇠 이유 프로그램의 취지 및 정신을 살려 위기청소년의 단기 집중치료 프로그램인 「2인 3각」을 기획하게 됐다.
출처-(주)로이슈
판사님이 아니었으면 '쇠이유'에 대해서 관심이나 가졌을까? 쇠이유의 형태는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다른 모습을 띠고 있지만 세상과의 경계에 서 있는 청소년들을 사랑한다는 생각은 다르지 않았다.
창시자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은퇴 후 삶의 의욕을 잃고 콤포 스텔라(Compostela: 프랑스에서 스페인까지 유럽을 횡단하는 긴 순례길의 종착지)길에 오른다. 길을 걷던 중 벨기에의 '오이코텐'에서 진행중이던 걷기 프로그램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게 된다. 그 겸험을 가지고 실크로드를 4년간 걸으며 <나는 걷는다> 라는 저서를 남겼고 그 수익금으로 '쇠이유'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쇠이유: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2000년에 설립한 청소년 교화 단체이다. 우리말로 '문턱'을 뜻하는 단체 이름에는 걷기를 통해 소외된 청소년들이 사회의 문턱을 넘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당시 프랑스는 정권교체 시기로 비행청소년에 대한 수감을 늘리겠다는 정책을 채택했다.하지만 청소년들의 재범률은 떨어지지 않았다. 비용 차원에서도 감방 하나를 짓는 것보다 쇠이유와 같은 선도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이끄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이득이었는데도 말이다. 프랑스 정부도 쉽고 간단한 방법이 당장의 효력만을 생각해서 그러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을까 한다. 그러한 상황과 맞딱들인 쇠이유. 하지만 그러한 비난 속에서 꿋꿋하게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다.
쇠이유는 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성격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대상은 대부분 미성년자 사법 보호 감찰 기관 소속이며 아동 상담소에 있는 아이들이다. 떠나기 전 반드시 해당 아이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거치며 도보여행을 다녀오면 형량 조정도 해준다. 아이들이 동행자의 성별을 선택하게 해주며 떠나기 전 일주일 동안 도보 여행을 예행연습하는 기간도 준다. 그리고 떠나는 날은 환송파티도 해주는데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라는 주체를 인정하고 사랑해주는 점이 쇠이유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전혀 다른 사람과 전혀 다른 나라. 그리고 전혀 다른 언어 환경속에서 3개월을 버텨내야 한다. 동행자와의 갈등과 스스로에게 주어진 사회적 규율을 지키지 않으면 도보여행에 낙오하고 만다. 물론 중도 포기하는 아이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완주를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어른들이 찍어 놓은 낙오자라는 주홍글씨로 아이들의 완주 성패를 판단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어리석은 생각인지 다시금 느꼈다. 왜냐면 그들은 생각 이상으로 늘 잘 해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부분도 있었다. 뛰어난 글솜씨는 아니었지만 그들의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이 느껴졌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 했던 관심과 사랑, 그리고 이어지는 감사. 보도여행 이후에도 계속 관리를 받고 지속적인 관심으로 삶의 희망과 목표를 재설정 하고 있었다. 스스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느끼고 있던 아이들. 기적이라는 말은 이런 변화에 어울리지 않을까 한다.
떠나기 전 카메라를 주어 세상이 얼나마 아름다운 곳이고 그것들을 보면서 자신 내면의 감정들을 끌어낼 수 있도록 이끄는 방법도 인상적이었다. 물론 여행 후 쇠이유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사랑받으며 자라지 못한 아이들에게 생을 되돌아봤을 때 적어도 한 번은 행복했던 적이 있길 바라는 소박한 희망을 가진 쇠이유의 취지는 감동 그 이상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아직 어리다. 그만큼 가능성도 다양하고 무한하다. 소외되고 마음이 아픈 아이들도 자라기 위해 애쓰는데 어른들은 언제나 제자리이면서 지시 강요만 한다.여전히 그들은 피고 있고 피어나야 하는 아름다운 꽃 들이다. 그들이 행복해야 미래도 밝다. 내 아이만 소중히 키우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사람이라는 동물은 공존하는 능력이 없다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이 아이들은 그 기술을 우리에게 배우기를 기대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이 책을 일독하길 권한다. 그래서 세상 모든 아이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어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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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조각난 이 아이들에게 가장 위험헌 문제는 어른들이 아무 위험도 무릅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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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흥분한 사람을 진정시켜줄 뿐만 아니라 조용한 사람을 자극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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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관들은 쇠이유가 일반적인 보호소보다 비용이 더 든다고 평가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우리는 가끔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분석해보면 이런 논점은 근거가 없다. 보호소는 청소년을 ‘집단적으로’단당하기 때문에 관리 비용이 분명 덜 든다. 반면 쇠이유에서는 한 아이를 맡을 때, 다석 달 동안 고정적으로 일할 동행자는 물론 걷기 책임자, 심리학자, 그리고 세 명의 보조 동행자가 필요하다. 장비, 식사, 숙박, 이동 등에 들어가는 부가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쇠이유를 다른 기관과 비교하고자 한다면, 적절한 대상은 미성년자 교도소밖에 없다. 우리가 쓰는 총비용은 그곳의 15~20퍼센트 수준이며, 예쇄 교육 센터와 대비하면 67퍼센트 정도이다. 감독기관이 쇠이유를 보호 가족이나 숙소같은 보호소로 규정하면서, 우리에게 비싸가도 비난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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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범을 저지른 아닐지라도 머릿속에 각인된 걷기의 기억은 그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이 모험은 여전히 성공적으로 남을 것이며, 아마도 그가 유일하게 자랑할 수 있는 긍정적 행위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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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했던 기억들을 지닌 채 자신이 누구인지를 인식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 그들의 청소년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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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동행자의 관계가 조화롭지 않으면, 걷기는 성공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경우 쇠이유는 주저하지 않고 동행자의 교체를 제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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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텔라 길에서 만난 순례자들과 함께 저녁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을 모욕하지 않고 잘 지내면서 이렇게 계속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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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집단 속에서 지속적으로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것, 이는 곧 모든 청소년에게 문턱을 넘는 일이다. 소외된 아이들 중 몇몇은 누군가와 함께 이런 긍정적인 도전을 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들은 쇠이유가 자신의 도전을 실현하기에 이상적인 틀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용기를 내어 문턱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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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처벌은 다음번에는 붙잡히지 않도록 더 영악해져야 한다는 것 외에는 아이에게 가르쳐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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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반항적인 태도는 상처투성이의 삶이 남긴 강렬한 흔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에겐 나쁜 의도가 아니라 숨겨진 고통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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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 미성년자와 관련된 사법제도는 아이의 특정 순간을 사진 찍듯 포착해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미성년자와 관련된 특별 형법은 아이의 형성과정 전체에 대한 고려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