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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안의 태양 ㅣ 아라미 청소년문학 1
가브리엘레 클리마 지음, 최정윤 옮김 / 아라미 / 2021년 12월
평점 :
#허니에듀서평이벤트
#내손안의태양
이 신비롭고 따뜻한 표지의 책을 보면서 순정만화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물론 제가 상상하는 로맨스가 있는 그런 순정만화는 전혀 아니지만 표지가 참 예뻤네요.
표지만큼 주인공 아이들의 이야기가 결론적으로 따뜻한 건 스포해봅니다.ㅎㅎ
2017년 이탈리아 최고의 청소년문학상인 안데르센 상을 받은 작품을 제가 읽은건데요. 더구나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가 선정한 ‘장애아동을 위한 좋은 책 목록 50'에 선정된 도서입니다. 영광스러운 느낌이 팍팍 듭니다.
작가 가브리엘레 클리마는 아동과 청소년문학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데요. 아동청소년문학을 현실을 이해하고 성찰하는 도구로 여기며 문학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한다는데 깊이 공감합니다.
그러니 15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에서도 주목하는 것이겠죠.
두 아이.
"썪은 사과"라 불리운 아이 다리오.
"부러진 샐러리 줄기"같은 앤디.
두 아이 모두 최소 청소년의 주류에도 포함될 수 없는 아이들이더라구요.
학교 내 자타공인 문제아 다리오가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또 한명의 주인공, 모두가 불쌍하게 바라보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한 앤디가 있죠.
학교의 대부분 사람들에게 비춰지는 편견이 이런게 아니었을까 싶었어요.
편견이라는 단어에 책을 번역한 최정윤 작가가 가브리엘레 클리마 작가 글을 옮기면서 날린 일침이 있지요.
어른들이 흔히 하는 실수. 알고 하든 모르고 하든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인 편견. 여기서 비롯된 실수가 상대에게 얼마나 큰 치명타일지 생각하면 오싹한걸요.
문제아 다리오가 담임 선생님에게 저지른 잘못된 행동. 사실 이것도 선생님의 편견때문에 생긴 잘못인데요. 이 결과에 대한 징계로 맡게 된 중증 장애인 앤디를 다리오가 돌보게 되죠.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게 다행인걸까요.ㅎㅎ
다리오를 돌보던 엘리사는 전형적인 장애인 돌봄 자원봉사자겠지요.
"이 장애인 친구는 내 도움이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니 다 내 기준대로, 메뉴얼대로, 동정심 듬뿍 담아서 돌봐줘야해" 라고 아주 성실하게 함께 하는 인물.
엘리사의 입장이나 학교 선생님들과 앤디 부모와 같은 어른 입장에서는 다리오의 돌발 행동은 거의 범죄가 됩니다.
다리오는 앤디가 뭘 원하는지 그 눈빛과 행동을 잘 관찰하는게 첫 번째였고요. 그리고 그걸 직접 행동으로 움직였는데요. 바로 그건 태양을 직접 보고 만지러 떠나는 모험의 여행이었으니까요. 대봑!!!
순전히 제 기준으로 대박입니다. 마음속으로 중증 장애인 역시 한계 없이 꿈꾸는 바가 당연히 있을거야 라고 생각은 해봤지요. 그러나 그것을 확인해 보고 직접 해볼 수 있게 도와준다라는게 쉽냐 말이지요.
그 아이의 새로운 모험이 4일 동안 이루어 지는 동안 각자의 태양을 손으로 직접 느껴 봅니다.
다리오에게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고 9년전 헤어진 아빠라는 태양을 찾는 모험.
앤디에게 태양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던 파비올라.
그 태양을 찾는 여행 속에서 태양과 공존하는 그림자도 함께 만나게 되죠. 그 모든 것과 마주하는 모험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옵니다.
여행은 그런게 아닐까요.
내가 나를 둘러싼 것들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가서 나를 다시 객관적으로 보는 것.
그 거리두기를 한 후 나를 보면 내 곁에 어떤 존재가 함께 하는지 깨닫는 것.
전 이 책 <내 손안의 태양>을 보면서 저도 여행을 다녀온 것 같아요.
제가 느낀 건 다리오를 볼 때 늘 곁에서 그 자리에서 지켜주었던 엄마.
그냥 나를 나로 바라봐주는 내 가족이 있다는 것. 그 대상이 또 누구일까 뭐 그런 생각들과 만나는 여행을 말입니다.
그 여행을 앤디와 함께 해서 내 손안의 태양을 만나볼 수 있었던게 아니었는지와 함께요. 물론 앤디에게도 다리오라는 멋진 친구가 있었으니 가능했을 테고요.
이탈리아 작가의 이탈리아스러운 작품을 만나서 얼음 알갱이가 톡톡 터지는 그라니따 한잔 하는 듯 청량했어요.
그건 어른들이 흔히 하는 실수, 편견을 마주 했을 때 바로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생기는 시원함 아닐까요.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출판사 아라미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쓴 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