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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의 힘 - 복잡한 세상을 푸는 단순하고 강력한 도구
스티븐 스트로가츠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1년 9월
평점 :
미분과 적분은 어떤 대상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설명할 때에 사용하는 개념으로 일반적으로 고등학교에서 배우게 된다. 그런데 그 때 나는 그 의미나 개념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단지 시험을 보기 위해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이를 했었다. 그러면서 미적분은 실생활에 별로 쓸 일도 없는 그저 막연히 어렵고 힘든 학문이라는 생각만 가득했었다.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고 수학을 잘 못해서 그런 면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진보하며 최첨단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신기술의 결과물들을 보고 사용하고 느끼다 보니 미적분에 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실제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미적분을 사용할 일은 거의 없겠지만, 우리가 누리는 여러 가지 물질문명의 혜택은 분명 미적분을 통해 이루어지고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적분을 다시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에 이번에 “이해하기 쉽게 쓴 수학의 걸작”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미적분의 힘』을 보고는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기회를 가지게 되어 기뻤다.

세계 최고의 수학자가 들려주는 미적분 이야기
이 책의 저자는 하버드 대학교와 MIT를 거쳐 코넬 대학교의 제이콥 굴드 셔먼 응용수학 석좌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스티븐 스트로가츠 박사이다. 저자는 카오스와 복잡계 이론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수학자 중 한 명이라고 한다. MIT, 프린스턴 대학교, 케임브리지 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우수 강의상을 받았고 백악관의 젊은 연구자 대통령상, 미국수학협회 오일러 도서상을 수상하는 등 학계, 교육, 과학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뉴욕 타임스>에 연재한 수학 칼럼으로 “영화 코너보다 더 인기 있는 수학 칼럼”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저서로는 『동시성의 과학, 싱크』와 『x의 즐거움』이 있다.
인류 문명의 근간을 이루는 위대한 통찰의 기원을 찾아 떠나는 여행
처음 책을 받고 표지를 흩어보면서 “당신이 언제가 미적분학을 배우고 싶었다면, 그 언젠가는 바로 지금이다”라는 조던 엘렌버그의 한줄 평이 눈에 쏙 들어왔다. 그리고 지금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막연하고 어렵게만 인식되었던 미적분학을 조금이나마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독서에 대한 의욕이 솟아났다. 저자는 미적분을 처음 배우던 고등학교 시절부터 미적분학을 사랑했고, 그 사랑과 즐거움을 모든 사람과 함께 더 많이 나누기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미적분학의 위대한 개념과 이야기를 모든 사람에게 쉽게 이해시키려는 의도였다. 문득 괴짜 같으면서도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되었다.

아인슈타인과 더불어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라 일컬어지는 파인만은 미적분학을 ‘신이 사용하는 언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언어 비유는 불완전하며, 미적분학은 단지 언어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놀랍도록 강력한 추론 체계라고 말한다. 인류는 이 미적분학을 사용해 계속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왔다. 왜냐하면 미적분학은 어려운 문제를 단순하게 만들 수 있으며, 복잡한 문제를 단순한 부분들로 쪼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미적분학이 복잡해 보이는 이유는 복잡한 문제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사실 미적분학은 지금까지 인류가 맞닥뜨렸던 가장 어렵고 중요한 문제들을 풀어왔다”라고 말한다. 이 미적분학을 성공으로 이끈 수수께끼 세 가지는 곡선, 운동, 변화의 수수께끼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화하고, 모든 변화는 이 미적분으로 설명할 수가 있다. 변화를 정확히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인류가 생각해 낸 가장 위대한 개념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책은 전체 11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540 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책의 두께가 묵직하게 느껴졌다. 책에서는 아르키메데스, 제논, 아리스토텔레스, 갈릴레이, 케플러, 페르마, 데카르트, 뉴턴, 라이프니치 등 수 많은 수학의 지성들과 보잉787, 전자레인지, CT 스캐너, 컴퓨터 애니메이션 등 수학이 현실과 만나는 곳에 있는 미적분학에 대해 그림과 비유와 일화를 적절히 사용해 자세히 설명해 준다. 수학적 기본 지식이 뛰어나거나, 문장 이해력이 뛰어나게 높지 않아 책이 술술 읽히지는 않았지만,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처음 미적분을 배우거나 개념 이해가 필요한 학생들이 읽는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힘은 단순함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