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기도가 될 때 - 수도원에서 띄우는 빛과 영성의 그림 이야기
장요세파 수녀 지음 / 파람북 / 202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마디의 말보다 한 점의 그림은 더 많은 의미를 전달해 주는 것 같다. 그림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때때로 그림을 한창 들여다보고 있다 보면, 여러 가지 생각과 더불어 위로와 감동을 느낄 때가 있다. 아마도 그림은 말로 설명하고 표현하기 힘든 더 많은 것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 성경과 관련된 성화는 그 배경지식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으면, 더욱더 풍부한 생각과 감동을 느낀다. 그래서 예전에 글을 몰라 성경을 읽지 못하던 신자들이 그림을 통해 많은 영감과 은총을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그림이 기도가 될 때』를 매우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읽어보게 되었다.



수도원에서 띄우는 빛과 영성의 그림 이야기


이 책의 저자는 트라피스트 봉쇄수도원의 장요세파 수녀님이다. 트라피스트 봉쇄수녀원은 11세기 프랑스에서 창설된 ‘시토회’ 소속으로, 새벽 3시 30분 기상해 밤 8시 불이 꺼질 때까지 기도와 독서, 노동으로 수도를 한다고 한다. 저자인 수녀님이 봉쇄수도원에서 수도에 정진하면서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지 어떤 그림이 실려 있을지 매우 궁금하게 생각되었다. 수녀님이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바람 따라 눕고 바람 따라 일어서며』와 그림 에세이 『수녀님, 서툰 그림 읽기』, 『수녀님, 화백의 안경을 빌려 쓰다』가 있다.

 

처음 책을 받아보고 책 표지 그림이 매우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부드럽고 따스한 촛불 아래 묵주를 들고 기도서 또는 성경을 읽고 있는 고귀해 보이는 여인의 모습에서 성모 마리아의 온화하고 온유한 인품이 드러나는 듯 평화로움이 느껴졌다. 그림의 제목을 바로 확인해보니 마리안 스토크스(Marianne Stokes)의 Candlemas Day이다. Candlemas(성촉절)은 2월 2일 성모 마리아의 순결을 기념하는 날로 주님 봉헌 축일이다. 옛날에는 이날에 신자들이 촛불을 켜고 행렬을 했다고 한다. ‘그림이 기도가 될 때’라는 책의 제목과 일치하는 매우 경건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이라 생각됐다.

 


책은 총 3개의 장으로 1장 ‘상처 입은 치유자’, 2장 ‘감돌아 머무는 향기’, 3장 ‘불꽃이어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장 ‘상처 입은 치유자’는 예전에 읽은 적이 있는 헨리 나우웬 신부님의 책 이름과 동일해 특히 기억에 남았다. 첫 번째와 네 번째에 소개된 렘브란트의 그림 ‘돌아온 탕자’는 익히 잘 알고 있으면서도, 보면 볼수록 감동을 주는 그림이었다. 자비하신 아버지와 모든 것을 탕진하고 나서야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는 아들의 모습에서 속세의 이익에만 집착해 살아가는 어리석은 내 모습과 회개해야 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책에는 49점의 그림이 실려 있다. 이미 많이 알려진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갈릴리 호수의 폭풍’, 밀레의 ‘만종’, 뭉크의 ‘절규’, 고호의 ‘씨뿌리는 사람’, ‘낡은 구두 한 켤레’ 등과 중세의 이콘 그리고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최종태(요셉) 조각가의 작품 등도 실려 있다. 특히, 렘브란트의 자화상은 여러 점이 실려 있는데, 수녀님의 묵상 글과 함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책에 실려 있는 작품하나하나는 익히 알던, 처음 보던 마음 깊이 와 닿는다. 수녀님의 깊이 있는 해석과 시는 그림을 보는 시야를 더욱 더 넓게 해준다.


 

이 책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자에게는 영성의 깊이를 더하며, 그림을 통해 묵상하고 기도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책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단순히 종교적 관점을 떠나서 독자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위로와 공감을 할 수 있도록 해 주며, 앞으로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길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그림, 명화가 주는 감동은 모든 인류에게 보편타당한 진리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같이 답답하고 우울한 코로나19 시기에 읽기 좋은, 삶에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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