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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미래 - 프란치스코 교황과 통합 생태론에 대해 이야기 하다
카를로 페트리니.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김희정 옮김 / 앤페이지 / 2022년 4월
평점 :
지구가 혹사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인간의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산림은 훼손되고 땅은 파헤쳐지고 있다. 온갖 장소에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사진이나 이로 인해 고통받는 동물들의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까움과 함께 환경 파괴의 경각심이 생긴다. 한번 파괴된 자연환경은 쉽게 복구되지 않음을 알기에 앞으로 우리가 사는 지구가 어떻게 될지 한편으로는 매우 걱정스럽다.
하지만, 지금 많은 나라에서는 국가에 큰 이익이 될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국가의 경제 이익과 환경보존의 갈림길에서 환경을 위해 개발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처럼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이들의 행위를 마냥 비난할 수만은 없다. 지구 환경의 문제는 모든 나라 모든 지구인이 함께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적 계산이나 이익을 떠나 더 정의롭고 더 선한 세상을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은 매우 뜻깊게 다가온다.

인류와 자연이 공존하는 미래를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
『지구의 미래』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작가 카를로 페트리니의 대화를 기록한 책이다. 카를로 페트리니는 이탈리아의 기자, 사회학자, 시민운동가이다. 그는 1980년대 이탈리아 로마에 맥도날드가 입점하는 것을 반대하며 ‘슬로푸드’ 운동을 창시한 인물이라고 한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그는 교황에게 자신을 불가지론자라고 밝히고 있어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종교의 유무를 떠나서 더 나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나누게 될 이들의 대화가 어떤 내용일지 매우 기대되었다.
책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카를로 페트리니는 2018년 5월, 2019년 7월과 2020년 7월에 총 3번의 만남을 가졌는데, 1부에서는 그 만남에서의 대화가 실려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제2부에서는 생물 다양성, 경제, 교육, 이민, 공동체에 대한 다섯 가지의 주제에 대한 카를로 페트리니의 글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문서가 번갈아 실려있다. 첫 번째 대화에서 카를로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 회칙은 지구를 돌보는 데에 관한 것으로 환경 문제를 가톨릭 신앙의 관점에서 성찰하며 회개와 행동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페트로니는 이 회칙의 중점요소인 통합 생태론의 개념, 방법으로서의 대화, 가치로서의 생물 다양성, 개인의 긍정적 실천이 일으키는 고결한 변화에 대해 교황의 생각을 묻고, 이에 대한 교황의 대답과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주고받는다. 교황이 이야기하는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중요성, 인간의 가치인 정직, 포퓰리즘에 대한 우려 등은 허투루 흘려들을 수 없었다.

무너진 삶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책의 내용은 주제가 무겁고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지만, 생각만큼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어떻게 보면 인간 중심의 이기주의가 초래한 생태 위기를 이제는 인류와 자연이 공존하는 미래를 위해 더 늦기 전에 개개인 스스로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때인 것 같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주 비판한 ‘일회용 문화’는 나 역시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항상 개인이 변화의 능동적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꼭 인식하며, 지구 환경을 위해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통합 생태론은 행동 없는 환경주의가 무익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문화적 다양성은 개방적이고 겸손한 접근으로 세상의 사건을 읽어내면서 우리와 다른 삶의 방식이 주는 교훈이 무엇인지, 어떻게 다양성이 미래를 설계하는 힘이 되는지 깊이 가늠하도록 이끈다. 통합 생태론과 문화적 다양성, 이 두 고정 점과 함께 영성과 정서적 지성은 모두에게 유망하고 공정한 미래의 탁자를 떠받치는 든든한 두 다리가 되어 줄 것이다.” P113 카를로 페트리니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