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방향 - The Day He Arrive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평소보다 보편적인 감정을 다루고 있구나, 생각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대중적이거나 친절한 영화는 또 아니다. 전작에 비해서는 깊이가 한 36배정도는 깊어진 느낌이니까. 허나, <하하하>보다도 즐겁게 보았다. 웃고 또 웃고. 어이없어서 웃고, 황당해서 웃교, 명쾌해서 웃고, 솔직해서 웃고. 그러게 웃다보니 어느순간 감독이 하고자 했던 묵직한 말이 온몸으로 와닿는 순간을 만날수도 있었다. 시간, 우연, 필연, 운명, 사람... 79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으로, 극히 제한된 장소에서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우주적이랄까, 굉장히 크고 깊어 평가하거나 말하기로 어렵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 영화는 꼭 손안에 쥔 모래알이나, 비눗방울처럼 금방이라도 사라져버릴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다. 입 밖으로 내비치는 순간, 그것은 마치 환상처럼 사라질 것도 같다. 그 느낌을 조금 더 오래 남기고 싶다면 속으로 곱씹고, 떠올리고, 생각하는 수밖에.  

  그냥 정말이지, 올 겨울, 북촌의 술집 '소설'에 가서 우연과 필연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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