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경 단막극 원작, 민규동 감독의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이별>은 관객들을 작정하고 울린다. 물론, 대놓고 울리지 않으려던 노력이 시종 엿 보이긴 한다. 그래도 슬픈 건 슬픈것이니 어쩔 수 없다. 펑펑 울어버리는 수밖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하기 위해 이별을 준비 하는 모습을 찬찬히 보여주고 있는 이 영화는 사실 누구 하나 펑펑 울어제끼거나 기겁하며 슬퍼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슬픔과 울음을 꼭꼭 삼켜 제 안으로 우겨넣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렇게 서로가 힘겹지만 이별을 잔잔히 받아들이고, 차근히 준비를 하고 있는 영화다.
종종 분위기가 난잡하게 뒤엉키고 조화롭지 못한 씬들도 있었지만 영화는 제목처럼, 이별을 아름답게 풀어나가려 노력하며 조심스럽게 눈시울을 적시도록 한다. 뭐 결국에는 멈출 수 없을만큼 터지게 만들지만. 거기에는 배우들의 연기가 단연 한 몫 톡톡이 하는 데, 미안함과 당혹스러움, 슬픔을 한 데 뒤섞여 일렁이는 김갑수의 눈을 보며, 모든 감정들이 일제히 끌어올라 턱끝에서 꺽꺽거리는 배종옥의 표정을 보며, 어찌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있을까 싶다. 영화는 정말이지, 울컥 울컥 관객들의 마음을 헤집어놓고야만다. 그리고 이토록 슬픈 영화를 보며, 이토록 아름다운 오프닝이 또 있을까 싶었다. 오프닝이 이렇게 좋을 수는 없다. 나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모든 장면을 통틀어 오프닝이 가장 좋았다. 꽃을 닮은 인희, 그 안에 북적북적한 가족들...
끝내 나의 엄마가 보고싶어지는 영화다. 엄마는 어떤 존재이며, 지금 이 순간 또 어떤 모습으로 어떤 일들을 견디고 계실지 돌이켜보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쉽고 가슴 아프다.그들 곁에 인희가 없다는 사실이 말이다. 그리고 다행이다. 내 곁에 엄마가 있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