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계절 - Another Yea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인간에게 외로움이란 정말이지 불가피하다. 그림자처럼, 우리에게 줄곧 따라붙어 절대로 떨칠 수 없는 존재이다. 영화 <세상의 모든 계절>은 마치, 누군가와 함께여야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어!라는 단순한 진리를 보여주고 있는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주 단순하게 보자면 말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깊은 뜻과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담아내고 있는 솜씨가 아주 탁월하여 이 영화를 보는 이들을 단 번에 외로움의 수렁으로 빠트릴 수 있을만큼 매서운 영화다. 우리는 이 영화를 보는 순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란 외로운 존재라는 것을. 왜 이런 시도 있지 않은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세상의 모든 계절>은 행복과 불행을 마치 동전의 앞 뒷면처럼 함께 보여주고 있다. 너무도 행복해 보이는 톰과 제리 부부, 우리는 그들을 보며 노년이 그들만큼만 행복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되며 입가에 스르르 웃음이 걸리게 된다. 아닌 게 아니라 그들 부부만 보고 있자면 마음이 참 훈훈해져왔다. 인생에서 행복이란 아주 작은 것에 있다는 이토록 쉬운 진리를 다시 한번 깨우쳐 주는 것 같기도 하였다. 그런데 과연 행복한 그들의 모습만 주구장창 보고있자면 나마저도 행복해졌을까? 아닐 것이다. 인생의 행복이란 너무 어리석은 것이라, 우리는 자신의 곁에 있는 행복을 쉽사리 찾아내지 못할 뿐 아니라 남들의 행복을 보면, 자신에게 있던 그 마저의 행복도 보이지 않게 되는 법이니까. 하지만 영화는 다행스럽게도 그들 곁 아주 가까운 곳에 외로움과 고통으로 몸서리치치는 인물들을 한 명씩 보여준다. 4계절의 흐름대로. 푼수스러운 노처녀 메리가 그러하고 자기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켄이 그러하고 아내를 잃고 아들까지 방황하는 톰의 형 로니 또한 그러하다. 그들은 하나같이 혼자이며, 외롭고 쓸쓸하다. 그리고 그들의 무너져내리는 모습이라든지, 박탈감이 뼈져리게 느껴지는 표정을 영화는 가감 없이 보여준다. 보기 힘들만큼 가엾고 안타까운 사람들의 모습, 바로 우리들 자신의 모습 같았다.     

  하지만 톰과 제리 부부처럼 아무리 행복해보이는 삶을 산다 할지라도 인간이 절대 쩔칠 수 없는 본연의 외로움 앞에서 자유로울까? 그건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의 절대 고독은 어느 순간 어떤 상황에서도 찾아오게 마련이고 우리는 그것을 죽을 때까지 안고 가야한다. 그것은 나로서는 아직까지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외로움마저도 즐겨내는 수밖에. 

  영화는 좋은 영화였으나, 생각보다는 큰 울림을 주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내가 나이가 더 들어서 다시 보게 된다면, 아마 펑펑 울어버릴 것 같은 영화이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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