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과 배려의 아름다운 하모니..

고마워요, 행복한 왕자 ㅣ 큰곰자리 4
시미즈 치에 지음, 야마모토 유지 그림, 한영 옮김 / 책읽는곰 / 2012년 3월

책 표지와 제목을 보는 순간 난 어렸을 적 읽었던 행복한 왕자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 이야기를 새롭게 각색한 것일 거라는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 책은  '행복한 왕자' 이야기를 자주 읽어 주시는 마리 선생님과 그 이야기를 자주 듣는 반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유이치는  어렸을 적부터 이 이야기를 들으면 제비가 되어 하늘을 맘껏 날아다니는 상상을 하는, 귀가 들리지 않는 2학년 소년이다. 보청기를 껴서 소리를 들을 수 있기는 하지만 정확하게 들을 수 없기에 말하는 것 또한 녹록치 않다. 하지만 그 뿐이다. 아이는 전혀 주눅들거나 부정적이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밝고 긍정적이다. 그런 어느날 학예회 종목으로 유이치 반에서는 '행복한 왕자' 연극을 하기로 하고, 지원자에 한해 배역이 정해진다. 제비역을 하고 싶었던 유이치는 다행히 혼자 지원해서 역할을 딸 수 있었으나, 유이치의 단점을 지적한 아이들에 의해 조금은 혼란스러워진다. 하지만 목적을 갖고 읽어주었으리라 여겨지는 선생님의 한 마디와 선뜻 도와주겠다 나서는 친구 덕분에 유이치는 모두의 응원 속에 역할을 맡게 된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겐타의 도움을 받아 수업이 끝난 후 대사 연습을 시작하게 되고, 아이리의 도움으로 감정을 담은 대사 연습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학예 발표회날, 유이치는 그 역을 훌륭히 소화해 내 많은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는다.

요즈음은 독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교실에서는 선생님께서 책을 읽어주실 때 목적을 가지고 읽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마리 선생님도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소중히 여기자'는 마음을 갖도록 목적을 가지고 읽어 주셨고, 이 바람대로 아이들 마음 속에는 어느덧 그런 마음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것이 책의 힘이 아닌가 싶다. 또 하나, 유이치는 장애를 가진 아이이다. 하지만 스스로가 장애를 인정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긍정적인 태도로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은 불평불만 가득한 요즘 아이들이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이치와 함께 생활하는 아이들. 유이치에게 할 수 있다는 기운을 불어넣어 주고, 동등한 친구의 입장에서 도와주는 모습들은 배려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할 수 있다.

특별한 사자.. 댄디라이언..

민들레 사자 댄디라이언 ㅣ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10
리지 핀레이 글.그림,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2년 3월

물감을 한 손에 들고 흩뿌리고 다니는 표지 그림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사방으로 흩날리는 노란색 머리에 해맑은 미소, 장난기 가득한 얼굴은 어느 교실에나 하나쯤은 있을 법한 아이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또한 노란색은 우리들의 마음을 밝게 하며 책을 들어 보는 순간 투명으로 처리되어 있는 민들레 들을 발견하게 되어 또 한 번 놀란다.

표지를 딱 열면 아이들과 선생님께서 모두 똑같은 자세와 표정으로 찍은 사진이 액자에 걸려 있다. 이 반의 분위기는 분명 통일되고 정갈할 것임을 암시한다. 이런 특성을 지닌 가드너 선생님 반에 어느날 조금은 꾀죄죄하고 독특하게 생긴 댄디라이언이 전학을 오며 소동을 겪는다. 물감을 쏟기도 하고 댄디라이언이 만들어 온 특별한 샌드위치를 보며 놀라기도 하고, 뒤쫓기 괴물놀이 등을 하며 아이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행복해 한다. 어쩌면 누구나 꿈꾸었을지 모르지만 감히 나설 용기가 없었으리라 싶다. 그러나 곧 규칙 속에서 벗어난 자신들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댄디라이언에게 '잡풀'같다는 말을 하게 되고, 이 말에 상심을 하게 된 댄디라이언은 학교를 빠지고 깨끗한 모습을 가져 보려 노력한다. 이런 댄디라이언의 모습을 보며 할아버지는 오히려 남과 다른 네가 '특별한 사람'임을 강조하며 용기를 준다. 한편 댄디라이언이 빠지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교실에서 아이들은 왠지 모를 허전함과 그림움을 느끼며, 선생님과 함께 특별한 기다림을 준비한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들은 다양한 무채색에서 벗어나 환한 노란색으로 변신을 하며 댄디라이언을 맞아 주고, 이 특별한 아이 덕에 액자 속 사진은 밝은 색의 옷을 입고 생동감과 자유로움이 넘치는 아이들이 미소로 가득 채워진다.

남과 다르다는 것이 때로는 부끄러울 때도 있겠지만, 이것을 또한 '특별함'으로 바꾸어 아이에게 용기를 주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도 역시 우리가 할 일인 것 같다. 나와 다른 모습을 색안경을 끼고 보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받아들여준다면 모두가 행복할 것 같다. 정해진 틀 안에 모두를 끼워맞춰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기 보다는 댄디라이언의 자유로움과 특별함이 우리 주변에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아이들의 성장기..

반 토막 서현우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22
김해등 지음, 이광익 그림 / 사계절 / 2011년 11월

종구, 수연이, 경호, 귀빈, 현우..

이 아이들은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경호가 제안한 포도밭 탐험에 동참을 한다.

포도를 조금씩 따 먹던 중 비가 오자 아이들은 창고 안으로 피하게 되고.. 그 곳에서 엄청나게 큰 발자국을 발견하게 되며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 괴물과의 싸움을 시작한다.

이미 그들이 들어왔던 철문은 잠겨있고...다시 창고로 돌아온 아이들은 열쇠 꾸러미를 찾자 하고. .그 첫번째 주자로 아이들의 짱이었던 경호가 뽑히게 된다. 그러나 열쇠를 구하러 갔던  경호는 멧돼지 새끼를 데려오게 되어 아이들은 어미 멧돼지의 공격을 받게 된다. 이 장면에서 밝혀지는 경호의 아픈 가정사는 우리가 아이들의 겉모습과 행동만을 보고 판단하는 실수를 많이 저지름을 일깨워준다.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행동할 만한 이유가 있고, 우리 어른들은 그 사정을 살펴주고 보듬어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힘을 잃어가는 경호를 버리고 새로운 힘의 축이 되어가는 귀빈이 편에 서는 종구의 모습은 조금 씁쓸하기만 하다. 결국 수연이가 한 번 더 열쇠를 찾으러 가게 되고.. 꿈속에서 조차 괴물과 싸우던 현우는 그 두려움을 이기고 수연이를 찾아 나선다. 결국 두 아이는 괴물이 없음을 밝혀내고 새로운 출구를 찾아 의기양양하게 창고로 돌아와 아이들을 인도한다. 현우와 수연이는 자신을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이 탐험에 도전했고 그들은 성공한다. 또한 겉으로 강한 척하던 경호와 종구, 귀빈이도 결국은 똑같은 두려움을 안고 있는 약한 아이들임을 확인한다. 앞으로 이 아이들은 어떤 모습을 살아가게 될까? 뒷이야기가 기대되는 책이다.

모두가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

나도 공부왕! - 전설의 암산왕 이정희 선생님의 100일간의 주산암산 프로젝트
이정희 지음, 시은경 그림 / 월드김영사 / 2011년 10월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본 듯도 한 이정희 선생님.. 그 때 계산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감탄했는지 모른다. 그 선생님께서 우리들에게도 비법을 알려 주신다기에 얼른 보았다.  

역시 모든 공부 비법은 하나~~ 집중력이다. 집중력이 약하면 산만해지고 산만해지면 많은 것들을 놓치게 된다. 이 책은 집중력을 키우면서 공부를 잘 하게 된 아이들의 사례를 통해 집중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일깨워준다. 그리고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주산암산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이야기해주며, 그렇게 키워진 집중력이 다른 교과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다음으로 주판을 이용하여 숫자 놓는 법들. 계산법들을 알려주는데 내용과 함께 그려진 그림들이 굉장히 이해하기 쉽게 그려져 누구나 따라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부록으로 주어진, 본책만큼 두꺼운 문제집(?)은 누구나 충분히 연습할 수 있게 해주는 교재가 된다.  

이 책을 보면서 주산암산의 매력에 빠져 들게 되었다. "우리 딸도 이것 해볼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모든 것의 기본이 되는 집중력을 기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새로운 시도를 한 그림책~

체스터, 주인공이 되다! ㅣ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8
멜라니 와트 글.그림,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1년 10월

이 책을 받자마자 귀엽고 깜찍한 표정으로 표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고양이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그것도 손에 빨간 펜을 든 고양이라니.. 큭.. 웃음을 짓게 된다.  

이 책은 기존의 그림책과는 다른 차별성이 보인다. 일방적으로 작가의 입장에서 쓰여지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쓰는 글 속의 고양이와 작가가 기 싸움을 벌이며 각자의 시각에서 한 편의 이야기를 완성해가려 노력한다. 그 모습은 표지에서부터 보인다. 멜라니 와트 위에 빨간펜으로 엑스자를 긋고 체스터라고 쓰여져 있는 것을 보며, 그제야 이 책에서 빨간펜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지 짐작할 수 있었다.  

체스터는 빨간펜을 들고 나타나 작가의 말꼬리를 잡아 말장난을 하기도 하고, 작가가 쓴 이야기가 마음에 안 들면 거침없이 빨간펜을 휘두른다.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야기를 만들고, 그에 걸맞게 멋드러진 그림도 그려낸다. 작가도 이에 질세라 체스터에 맞서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만들고, 체스터를 기죽게 할 만한 그림을 그려낸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식의 동화라 조금은 산만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그 헛점을 그림이 아주 잘 메꾸어 준다. 그림은 색감이라든지 느낌이 아이들의 시선을 잡기에 충분하다. 결국 작가가 체스터에게 예쁜 분홍 드레스를 입히면서 승리를 하나 싶지만, 바로 이어지는 뒷장에서는 체스터가 작가의 얼굴에 수학 여행 갔을 때 했을 법한 낙서들을 해 놓음으로써 승리를 예감케 한다. 그러나 표지를 딱 닫는 순간 체스터의 등 뒤에 붙어 있는 '생쥐 최고'라는 종이는 또 한번 폭소를 자아낸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이다. 기존의 주어진 이야기를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인물의 입장이 되어 상상해 보는 등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