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독재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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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심코 행하는 수많은 행동들의 기저에 흐르는 감정에 대한 심리학적 이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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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 김선주 세상 이야기
김선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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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굳이 말하자면 한빠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겨레>를 계속 보고 있는 이유는, 그 사람들과 무관하지 않다. 내 마음대로 이름붙인 소위 ‘한겨레의 3김’이 그들이다.
사회를 바라보는 안목이 좀 생겨나고부터는 신문을 보더라도 웬만하면 사설을 읽지 않는다. 사설 대신 주로 보는 게 바로 여러 사람들의 글을 돌아가면서 실어주는 칼럼들이다. 이 칼럼 읽는 재미가 쏠쏠해 나는 여전히 <한겨레>를 끊지 못하고 있다.
한겨레 필진 중에서 나를 매료시키는 3김은 바로 소설가 김별아씨, 김정운 교수, 그리고 김선주씨이다. 저마다의 매력으로 나를 사로잡는 이 3김 중에서 김선주씨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글을 통해 만나는 김선주씨는 참 선명하다.
열정적으로 얘기하고 있는 그의 글을 읽다보면 침 한 방울 튀기지 않고, 조목조목, 한눈 한 번 팔 수 없는 강렬함으로 그러나 넘치지 않는, 절제와 품위를 가진 사람이 내 앞에서 얘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각각 다른 이런 느낌을 한 사람에게서 동시에 받는 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내가 김선주씨에게서 가장 멋지게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당연히 그 사람됨이 가감 없이 풍겨져 나오는 그의 글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글 잘 쓴다는 평을 듣는 사람은 꽤나 많다. 그들과 다른 김선주씨표 글쓰기는 무엇일까?
김선주씨의 글은 기교가 뛰어나지도, 미사여구로 잘 짜여져 있지도 않다. 대신 잘난 체를 하지 않고, 에둘러 두루뭉실 비켜가지 않고, 도 아니면 모로 몰아가지 않고, 무엇보다 담백하고 진솔하다. 자신의 흉․허물을 스스로 인정한다.  


2010년에 출간된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는 그동안 김선주씨가 써온 칼럼을 모아 묶은 책이다. 민망함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책을 낸다는 김선주씨의 말이 입에 바른 말로 느껴지지 않는 것도 그간 그가 자신의 글을 통해 보여준 여러 미덕들이 합쳐진 결과일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기독교나 목사를 향해 ‘목사님, 부처 믿고 사람 되세요’라고 외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의 일상에서, 내가 보고 느끼고 경험한 일이 아니면, 그것이 우리 모두의 삶을 억압하는 문제와 맞닿아 있지 않으면 쓰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글쟁이가 몇이나 될까.  


담론을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최전선의 지식인으로서 ‘글을 쓰면서 항상 괴로웠다. 이 글이 진실과 정의로움에 부합한 것인가, 이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역사에 올바로 동참하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가, 회피하거나 비겁하게 외면한 점은 없는가, 세월이 지나서도 후회하지 않을 것인가를 매번 곱씹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지식인가 몇이나 될까.  


‘평생 한 번도 확보해본 적이 없었다. 신념도 없었다. 지금도 매일 이순간 흔들리고 자신이 없다.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으로 잘 사는 것인지 매번 두려웠다. 죽을 때까지 이런 갈등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사람으로 태어나 최소한 사람으로서의 예외, 안 되면 염치만은 차리자, 라는 생각으로 살고 글을 썼던 것은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이런 고백을 할 수 있는 진실한 지식인이 몇 이나 될까.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에 실린 글에는 멀게는 1990년대(1993년부터)에 쓰여진 칼럼부터 가깝게는 2010년에 쓰여진 칼럼까지 다양한 시간대가 함께 하고 있다. 주제별로 묶어서 추려낸 글들이겠지만 20여년 전에 쓰여진 몇몇 글들은 어제 쓰여진 글이라도 믿을 만큼 아직도 유효하다. 깨어있는, 사회의 변화를 꿈꾸는, 사람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2011년 오늘은 쉽지 않은 현재일 것이다.  

 하지만 ‘친구야, 내가 왜 <한겨레>에 있냐고? 영국의 리버풀 공항이 존 레넌 공항으로 명명되고 …(중략)… 베트남 전쟁을 반대해 미국 비자가 거부되었던 존 레넌 같은 평화주의자의 이름을 따서 공항 이름을 붙이는 그런 세상을 이 땅에서 만드는 것은 <한겨레>에서만이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란다.’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오늘을 살아나가리라 믿어본다.  


말을 뒤집기는 싶다. 하지만 글을 뒤집기는 그보다는 어렵다. 그런 점에서 실천하는 글쟁이로,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녹록치 않은 삶이다. 때문에 자신의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은 멋져 보인다. 
 

나는 그래서 김선주씨가 멋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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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함께 읽기
강준만 외 지음 / 돌베개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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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등불이 된다는 것은
그 자신에게는 더 많은 고뇌와 더 많은 사색과
더 많은 겸손과 더 많은 용기와 더 많은 실천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학교를 졸업한지 어언 15년이 되어가고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다 보니
내 주위에 있는 책들은 대부분
어린이책 아니면 아이교육, 영재교육, 글쓰기와 관련된 책들이었다.

강준만 교수님의 인물과 사상 9권째를 끝으로 그동안 인문, 사회분야 책과는 담을 쌓고 살았다.
그래서였을까.
<신영복 함께 읽기> 1부를 읽는 내내 몇 번이고 나는 책장을 후다닥 넘겨버리고 싶었다. 

그동안 생각을 깊게 해주는 책으로만 읽어왔던 신영복 선생님의 글은,
그러나,  
그분이 가진 사상의 깊이와 넓이로 인해 나 혼자 감상적으로 읽어내릴 수 있는 글이 아니었음을
다시금 생각해야 했다.
내가 줄곧 생각해 왔고 사람 사이의 제일 중요한 요건으로 생각하고 있는 '관계'에 대해서
그것이 '존재론'에서 나아간 '관계론'이었음을 왜 몰랐을까...
아마도 내 학창시절 내내 배워왔던 교조론적인 교육안에서 당연히 그리 생각하도록 길들여진 것은 아니었는지를 생각해 본다.

비교적 빠른 속도로 책을 읽어내려가는 편이었지만,
<신영복 함께 읽기>는 꼬박 3일을 줄곧 시간이 날 때마다 씹어가면서 읽었다.
게다가 다 읽고나서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까지 다시 읽느라 리뷰를 쓸 수도 없었다...
세월이 흐를 때마다, 내 나이가 바뀔 때마다, 다시 손에 쥘 때마다
다른 생각을 갖게 해주는 책들이 있다.
신영복 선생님의 책들이 그렇듯이 말이다.
<신영복 함께 읽기>를 읽어가면서 그 동안 잊고 살았던 그리하여 소멸되어 가고 있는
내 인문학적 소양에 대해 반성을 했다.
(더불어 내가 이리 무식했었던가 하는 반문을 몇 번이나 했던가)

선생님과 함께 지내온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이 시대의 등불로서 신영복 선생님이 가지신 그 역사성과 상징성이
몇몇의 이름있는 다른 이들의 그것처럼
덧대어지고 꾸며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고개숙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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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 살아있는 교육 2
이오덕 지음 / 보리 / 199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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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받았던 잘못된 교육 때문인지, 그간 살아오면서 어영부영 읽어온 몇 권의 책들 때문인지 그동안 저는 ‘글쓰기’와 ‘글짓기’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부끄럽게도 ‘글쓰기’가 ‘삶을 쓰는 것’, ‘삶을 키워 가는 것’이라고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글은 내가 쓸 수 있는 만큼, 가급적이면 보기 좋게 내가 가진 생각을 정돈해서 쓰면 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 입으로 하는 말과 손으로 적는 글은 서로 다른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어렵지 않게 글을 쓴다고 늘상 생각해 왔지만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를 읽고나니 그동안 제가 써온 글은 죽어있는 글, ~척(잘난 척, 있는 척, 아는 척) 하는 글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이오덕 선생님 말씀대로 ‘아이들의 목숨을 짓밟아버리지 않고 고이 피어나게 하는’ 진정한 ‘생명 구원의 교육’으로서 글쓰기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일상의 삶에서 입으로 하는 말을 쓰게’ 하는 것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훌륭한 시를 쓴다는 것은 훌륭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된다는 것도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저 글을 보다 있어 보이는 언어로, 단정하게, 가급적 다듬어서, 입으로 하는 말이 아닌 격이 있는 언어로 적어야 하는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훌륭한 시는 아름다운 말로 쓰여지고 때때로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로 이루어져야 더욱 시다워 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설이라면 초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면 누구든지 읽을 수 있게’ 쓰여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적당히 작가의 개성이 드러나고, 적당히 장식되어 있고,  남들이 쓰지 못하는 아름다운 구절이 적당히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처음에는 선생님께서 적어놓으신 예문들에서조차 문제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어지는 설명을 읽고나서야 ‘아! 그렇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은 게 몇 번이나 됩니다.
비록 배우지 못해서였다고 하지만 ‘어떤 글이 좋은 글이고 어떤 글이 좋지 않은 글인가’ 하는 문장관이 확립되어 있지 못했습니다.

기초적인 모국어 교육을 받고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를 꾸준히 해온 사람이라면 몸으로 익힐 수도 있는 부분이었을 텐데 잘못된 교육 풍조 아래서 잘못 배웠기 때문인 듯 합니다.
그래도 그동안은 글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지금까지 써온 제 글들이 과연 얼마나 내 삶에 충실한 이야기였는가 하는 반성이 자꾸만 듭니다.


‘참된 사람, 민주주의로 살아가는 사람을 기르는 수단’으로써의 ‘올바른 글쓰기’.
이 한 줄의 말에 앞으로 제가 제 아이들에게 어떤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가르칠 것인가가 다 들어있습니다.
아이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글쓰기를 통해서 아이가 참된 사람으로 자라나는 것을 도울 수 있다면 엄마로서 그보다 더 큰 도움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떤 부모들은 아이들이 수학이나 과학을 잘 하기를 바래 많은 정성을 쏟습니다. 또 어떤 부모들은 외국어 특히 영어를 잘 하기를 바라며 우리 국어를 채 다 배우기도 전에 많은 정성을 쏟습니다.  또 어떤 부모들은 예술분야에 정성을 쏟기도 합니다.

저는 지금껏 그래왔지만 책읽기와 글쓰기에 정성을 더 쏟아야겠습니다.

다행히 너무 늦지 않게 이 책을 만나게 되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씹고 또 씹고, 되새기고 또 되새겨서 아이들이 우리 글을 정말 소중하고 알차게 쓰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엄마가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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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살어? 말어?
오한숙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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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이런 표현도 된다면)의 수더분한 생김새. 언제나 늘 당당한 몸매무새. 아름답지는 않지만 자신을 잘 나타내주는 음색. 무엇보다 그이의 의식, 마음 속에 들어있는 아름다운 생각들이 좋습니다.

나는 오한숙희씨가 좋습니다. 그녀가 오숙희라고 불릴 때도 좋았고 오한숙희씨로 불리는 지금도 좋습니다. 한 남자의 아내였을 때의 그녀도 좋았고, 지금의 혼자엄마인 그녀도 너무 좋습니다. 그녀의 글을 읽노라면 그녀가 가진 깨어있는 생각들이  내 어깨를 자꾸 추켜 세웁니다.

내 나이가 들어가듯이 그녀도 점점 나이가 들어가나 봅니다. 그녀의 글에 자꾸 세월의 향기가, 세월의 여유가 묻어납니다. 지식으로만 존재하던 그녀의 여성학이 이제 생활의 모습으로, 사람들의 체취로 생활속에 살아나는 여성학이 되어 내게로 다가옵니다.

어제는 우연히 그녀가 일년 전에 냈다는 [부부 살어? 말어?]를 읽게 되었습니다. [아줌마 밥 먹구 가]에서 느껴졌던 생활 속의 여성학이 내 안으로 다시금 쏴~ 하니 밀려들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고민들이, 우리 가족 안에서 우리만 행복한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들이, 그리고, 남편과 아내라는 우리 두 사람의 얽힘에 대한 수많은 생각들이 내게로 다가왔습니다.

조만간 이 책을 사려고 생각합니다. 찬찬히 다시 펴들고 찬찬히 다시 읽어보고, 남편에게 찬찬히 읽어달라고 권할 작정입니다.

같이 읽어보세요. 마음 속에서 꿈틀대는 무언가가 있다면 이 글을 읽는 님도 나랑 통하는 무언가가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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