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천자문 비밀의 사전 1 - 한자마법 탄생의 비밀 마법천자문 비밀의 사전 1
아울북 편집부 엮음 / 아울북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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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TV 드라마 중에서 대단한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대장금 같은)을 무슨무슨 "특집"이라고 하면서 출연자들을 모아놓고 따로 쑈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시청자들 입에 오르내렸던 장면을 쭉 짜집기 해서 보여주고, NG장면을 모아 보여주고, 출연자들끼리 시덕거리는 인터뷰 내용으로 60분이 짜지는 그런 쑈말이다.

우리는 그 쑈가 별 것 없다는 것을 미리 짐작하면서도 때로는 시간때우기용으로, 때로는 애청자로서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 TV 앞에 앉아있곤 할 때가 있다.  <비밀의 사전>을 읽고 난 소감이 딱 그렇다.

 <그리스로마신화>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 학습만화의 장을 열었던 가나출판사가 야심찬 기획으로 <중국신화>를 내놓았지만 큰 재미를 못 보았고, <~살아남기> 시리즈를 내놓았던 아이세움이 비슷비슷한 소재들로 이어가고 있는 것에 비하면 아울북의 <마법천자문>의 자매시리즈는 눈이 부시다. 퀴즈천자문, 급수한자, 한자놀이북, 한자연습장, 디지털북에 이어 사전까지... 여기서 더 가지를 칠게 있을까 싶을 정도의 놀라운 기획력이다. 게다가 이 가지치기조차 일정정도 이상의 수준으로 공을 들여놓았으니 <마법천자문>만큼 폭발적일지는 몰라도 아이들을 충분히 끌어드릴만 하다.

 그렇지만 솔직히 9,800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사주기에는 다소 머뭇거려진다. 각 페이지의 배경까지 올칼라가 들어가고, 페이지도 다소 늘어나고,  표지에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짝이가 등장했다손 치더라도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물론 언제까지 '학습만화'라는 이름을 들고 나오는 책을 계속 사줘야 할지도 고민이지만 말이다. 그나마 '아울북'의 만화류가 함량미달은 아니라는 것에 고마워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런 고민과는 달리 아이들은 엄청나게 좋아하지만 말이다. 한자에 관심이 있고, 그간 <마법천자문>을 몇 권이라도 본 아이들의 구미에는 딱 맞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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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시의 마법사 어스시 전집 1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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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시 전집...  정말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가와이 하야오의 [판타지 책을 읽는다]를 읽다가 만나게 된 '게드'는 단순에 나를 사로잡았다. 반드시 읽고야 말리라... 그래서 처음 1권인 "어스시의 마법사"를 펴들었을 때의 나의 기대는 제법 컸다.

그러나... 내가 여지껏 만난 판타지 소설 중 이렇게 책장이 더디게 넘어가 보기는 처음이었다.  난 '번역'에 대해 전문적인 것을 알지 못한다.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번역은 또 하나의 창작활동'이라는 일반적인 것뿐이다. 게다가 나는 이 책의 원전 또한 읽어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번역에 대해 이러고 저러고 한다는게 옳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각설하고 이 구절 저 구절 책장을 넘기는 손을 잡아당겨 묶어버리는 데는 정말 두손 다 들었다.

물론 판타지 소설이라고 해서 슬슬 넘어가는 입말로 쓰여져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딱딱한 직역체의 문장에, 우리 글임에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문장들이 정말 아쉽기 짝이 없다. 예를 들면, 125쪽의 첫 단락은 이렇다. '로크의 서쪽에 놓인 두 개의 큰 섬 호스크와 엔스머 사이는 '아흔 섬'으로 붐볐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 책보다 더 두꺼운 책들도 이야기의 매력에 빠져들면 더 짧은 시간에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계속 읽어야 할 것인가, 책을 덮어야 할 것인가로 많이 망설여야 했다.

이야기가 주는 매력 때문에 결국 끝까지 읽었고, 아마도 2권, 3권, 4권까지 계속 해서 읽기는 하겠지만, 이렇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이렇게밖에 들려주지 못한 역자들은 정말 실망스럽다. 게다가 내가 읽은 책은 2006년에 다시 2판으로 출간된 그리하여 가격이 대폭 오른 책이다. 빳빳한 양장표지의 그림이 바뀐 것뿐이라면 2판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출판사인 '황금가지'에서도 2판을 내기 전에 번역을 다듬는 부분은 생각지 않은 것일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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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어머니들
홍은희 지음 / 예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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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동아연세초등국어사전 참고)을 찾아보면

'훌륭하다'는 "매우 좋아서 칭찬할 만하다"고 풀이되어 있다.

그런데 이 '좋다'라는 것에 딱히 정해진 기준이 있는게 아니어서

사람마다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 듯 하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훌륭한'이라는 단어에 우선 긴장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부모교육이나 자녀교육서들에 등장하는 부모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평범한 나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 많아서

늘 '깨달음'과 '실천'의 어려움을 느끼곤 했다.

이 책을 읽고 난 소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수미, 이세돌, 정운찬, 박원순, 이명박, 정동영, 박근혜. 김정태, 오연호...

그 이름만으로도 자신의 분야에서 일정 부분 인정을 받은 인사들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 인물 선정이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아직 젊은 나이의 이세돌씨가 선정되어 있는 것도 그러하지만

너무 많은 정치인들이 섞여 있는 것도 개운하지 못한 부분이다.

 

물론 개인에 대한 선호도를 떠나서

그 어머님들의 '희생'과 '인내', '열정'에 대해서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지만 자녀들을 키워내기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삶을 일구신 분들임을 잘 안다.

그런데 묻고 싶다.

그분들이 가진 패러다임이 과연 지금의 시대에도 유효한가 하는 점이다.

만일 자녀들이 흔히 말하는 일정 정도의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면

어머니들이 다른 자녀들을 희생시켜 가면서 일궈낸 삶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물론 시대적인 상황이 그러한 선택을 하게 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가부장적인 시대(남아선호사상을 포함한)에 순응하면서 인내와 희생으로 일궈낸 자식의 성공을 

이 시대의 '육아'와 '교육'의 패러다임으로 아무런 거리낌없이 받아들여도 되는지 묻고 싶다.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고들 말한다.

이 책에 소개된 어머니들 역시 위대하다.

다만 그 위대함이 '시대'와 '사상'을 초월한 위대함이라 할지언정

받아들이지 않아야 하는 점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인 홍은희씨도 이 점을 알고 있는 듯 하다.

군데군데 이런 부문에 대한 언급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

 

다만 지금의 젊은 엄마층에 속하는 나로서는  이 책을 읽은 다른 또래의 엄마들이

이런 스타일의 책들을 읽으면서

스스로의 평범함에 기죽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시대는 변화하고 낡은 것은 속도가 더딜 지언정 새로운 것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분명히 있다.

'삶의 원칙과 철학에 따라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성공한 자녀 교육의 시작이다!'는 말은 우리가 분명히 배워야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여기까지가 이 책의 미덕이 아닐까 싶다...

 

사족 하나... 은색 펄이 이토록 가독성이 떨어지리라고는 정말 몰랐다.

책이 아무리 고급스러워 보이면 무엇하는가? 본문이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데 말이다.

디자인의 차별이 곧 책의 고급스러움을 결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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