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아버지는 갔어도 어떤 순간의 아버지는 누군가의 시간 속에 각인되어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생생하게 살아날 것이다. 나의 시간 속에 존재할 숱한 순간의 아버지가 문득 그리워졌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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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야자 시간 - 그 오랜 밤의 이야기 위 아 영 We are young 3
김달님 외 지음 / 책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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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야자'라는 의미를 알고 있을까요?

야간 자율학습... 제가 고등학생 시절 때는 당연한 듯 늦은 시간까지 남아 자율 아닌 자율학습을 한 건데요.

저희 동네 고등학생들 보면 정말 빠르게 하교하더라고요.

면학 분위기 조성해서 공부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부모님이 안 시킬까요?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답답한 시간이었는데, 이제는 학부모의 입장이라 또 다르게 다가오네요.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나 간사합니다~

<너와 나의 야자 시간>은 총 8명의 에세이를 모아 만든 앤솔로지예요.

개인적으로 여러 편을 읽는 맛이 있기에 앤솔로지를 좋아하는데요.

대부분 작가님들이 쓰신 글들을 모아 만드는데 이번 작품은 에세이스트, 청소년 소설 작가, 농산물 MD, 국어교사, 시인, 번역가, 라디오 PD, 공간 기획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이 특이했어요.

다는 아니지만 저와 비슷한 연배의 분들이라 그런지 에피소드들이 어찌나 다 공감되던지 저의 추억도 오버랩되며 푹 빠져 읽었네요.

요즘은 많지 않은 남고, 여고의 이야기와 여친을 만나기 위해 야자를 땡땡이치는 모습, 어쩔 수 없는 고3의 무게로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

IMF로 힘들어진 생활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힘을 주었던 유기견 이야기.

가난에 찌든 생활에 진절머리가 나 어떻게든 돈을 벌 수 있는 학과에 가고자 했던 마음과, 하고 싶은 일과의 선택에서 하게 된 고민.

노량진에서 재수를 준비하며 받는 압박감과 옥상에서의 추억.

30대인 내가 10대인 나에게 쓰는 편지 형식의 이야기 등등...

8편의 작품들은 꼭 '야자'시간에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니었어요.

'야자'를 경험했던 그 학창 시절의 나의 이야기! 특히 밤에 펼쳐지는 이야기로 꽉꽉 차 있기에 여러 에피소드가 가능했던 거 같아요.


이 글들 중 나의 야자 시간과 가장 비슷한 게 어떤 모습이었나 찾아보았어요.

김달님 작가의 <아임 폴 인 러브 어게인>을 읽었을 때 가장 많은 추억이 떠오르더라고요.

작가님은 잘 안 터지는 휴대폰 이야기를 쓰셨던데 전 삐삐 세대라... 요런 차이는 있지만 말이에요~

그때 당시엔 정말 왜 이렇게까지 공부해야 하나 회의가 들고 그 시절이 가장 싫었던 거 같은데, 이렇게 또 추억이라는 단어로 많은 것이 떠오르니 신기할 뿐이네요.

지금 생각해 한 가지 저에게 아쉬운 건 이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속 시원하게 야자 한번 땡땡이쳐본 일이 없었다는 거예요.

소소한 일탈 한번 없었던 그때가 지금에 와 억울하게 다가오네요.

선생님이 제일 무서웠던 그 시절~ 호랑이 쌤과 친구들이 그리워지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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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우리가 하려는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우리말고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기 때문이야. 아무리 둘러봐도누구 하나 시도하려는 기색도 없어. 하물며 MND 환자 중에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겠어? 반대로 현 노선을 유지하려는 세력은 막강해. 이대로 두면 미래는 잘못된 결말로 가게 되어 있어. 하지만 다른 미래를 제시할 기회가 아직은 있어. 인간을 위협하지 않는 더 안전한 다른 길을 우리가 제시할 수 있어."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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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만은 그러지 않았죠. "불을 끄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 봐야겠어!" 말한 벌새는 가까운 물가에 가서 부리에 물 한 방울을담았죠. 그리고 불길 위로 날아 그 물방울을 떨어뜨리는 일을 반복합니다. 주변 다른 동물들이 비웃자 벌새는 이에 굴하지 않고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어."
당시 연설을 통해 이 이야기를 들려준 그는 덧붙여 이렇게말했습니다.
"60억 인류가 벌새가 되어 한 사람 한 사람이 평생 나무 열그루를 심는다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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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이어폰 사과밭 문학 톡 8
이혜린 지음, 손수정 그림 / 그린애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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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발달로 우리의 생활을 보다 편하게 해주는 첨단 기기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죠.

여기 신기한 능력을 지닌 '만능 이어폰'을 소재로 한 창작동화가 있어 소개해 보려 합니다.



줄 달린 이어폰을 쓰고 있던 초5 윤호는 같은 반 친구에게 "고대 유물이냐!"라는 소리를 듣게 돼요.

우연히 중고마켓에 올라온 저렴한 무선 이어폰을 발견해 거래하게 되고, 또래로 보이는 판매자는 자신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행운을 빈다는 알쏭달쏭 한 말을 남기고 갑니다.

이어폰의 테스트를 위해 귀에 꽂자 갑자기 들려오는 "멈추세요!"의 목소리!

이어폰 덕에 눈앞에서 사고를 면하게 된 윤호는 그 이후로도 여러 일에 도움을 받게 돼요.

얼마 후 학교에서 이어폰 판매자였던 여자아이 오세라를 만나게 되고, 신기한 능력의 이어폰에 대해 이것저것 듣게 됩니다.

이어폰이 하라는 데로, 말하는 대로 하니 좋은 일만 생겼던 윤호는 어느 날 길에서 현금이 두둑이 든 지갑을 줍게 되요.

윤호는 그 돈을 자신을 위해 쓰고 싶었지만, 이어폰은 파출소에 신고해야 한다고 하죠.

결국 이어폰이 시키는 대로 지갑 주인을 찾아주게 되었고 소문은 빠르게 퍼져 학교에서도, sns 상에서도 칭찬을 받으며 윤호는 유명 인사가 되어요.

이어폰 덕에 매일이 즐거웠던 윤호는 우연히 마트 앞에서 주인을 잃어버린듯한 강아지와 함께 있는 세라를 발견해요.

주인을 찾아주려는 아이들은 다음날 마트 근처에 강아지를 찾는다는 전단을 보게 되고, 주인에게 연락을 하는데요.

주인은 오히려 귀찮다는듯한 말투로 저녁때 만나자는 말만 남기고 끊어요.

뭔가 찜찜한 마음이었지만 강아지에게 잘된 일이라 생각하고 약속 장소로 간 윤호는 강아지가 멀리있는 주인을 보고 숨어 버리는 모습에서 꺼림직한 느낌을 받아요.

그냥 보내기 찜찜했지만 강아지를 주인에게 돌려보내야 한다는 이어폰의 재촉에 또 마음과 다르게 행동해요.

그리고 다음날 세라와 윤호는 이웃 주민의 신고로 잡힌 동물 학대범이라는 기사를 보게 돼요.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었지만 똑똑히 느껴지는 강아지와 주인의 모습에 둘은 망연자실합니다.

강아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이어폰의 선택이 언제나 정답은 아닌 걸까요?



윤호는 위험도 감지해 주고, 문제의 답도 알려주며, 자신에게 필요한 건 다 이야기해 주는 이어폰이 그저 좋기만 했어요.

이어폰만 있으면 자신의 인생은 탄탄대로라고 생각했죠.

그러다 점점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것을 지시하는 이어폰과의 충돌이 생겼어요.

다행히 어떤 일은 더 좋은 일이 됐지만, 어떤 일은 후회로 남는 일이 되고 말아요.

정답만 말하는 이어폰이 사람에게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복잡한 인간의 문제에 해답을 줄 순 없다는 걸 강아지의 이야기에서 여실히 보여줬어요.

이 책을 같이 읽었던 둘째는 자기에게 이런 이어폰이 생긴다면 선택적으로만 사용하고 싶다고 했어요.

너무 많은 간섭은 싫다면서 말이죠.

또 세라는 이어폰이 선택하고 결정해 주는데 익숙해져 중독된 상태라 무시할 수도 빼버릴 수도 없었다고 했는데, 만약 이어폰이 하라는 데로 안 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해했어요.

마지막에 이어폰을 만든 과학자 이용진에 대한 내용이 짤막하게 등장해요.

아이들이 터키 아이스크림 아저씨로 유명한 개그맨 이용진 아저씨가 생각난다며 어찌나 웃던지 저도 덩달아 한참을 웃었네요.

큰딸은 이 책이 분명 시리즈로 나올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무슨 소린가 물어보니, 이 이야기는 이용진 박사가 만든 발명품 중 하나인 신기한 이어폰이라는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하다며 분명 다른 발명품을 가지고 다시 돌아올 거라는 거예요.

다소 엉뚱하지만 그럴싸하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저는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이용진 박사의 연설에 다 담겨있다고 생각했어요.

"로봇은 로봇일 뿐입니다.

우리는 로봇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으면서도 그것을 만드는 주체가

바로 우리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로봇의 창조자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본문 153p

자유의지를 가진 인간의 본성을 첨단 기기가 대신할 수 없음을, 그 무엇도 완벽한 정답을 줄 순 없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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