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실수집가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윤시안 옮김 / 리드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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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수집가는 온화한 표정으로 귀를 기울이더니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말했다. "진상을 알아냈습니다." (p.43)

🎖제13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수상!
🎖2013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2위

응? 사건이 일어났던 상황의 설명을 듣자마자 진상을 알아냈다니, 밀실수집가 대체 넌 누구냐. 추리소설을 정말 좋아하지만 밀실에 특화된(?) 인간은 아니었던지라 책을 읽으며 머리가 팽팽 돌았다. 이 아둔한 머리...나는 상황 정리하기도 정신 없어 죽겠는데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밀실 사건이 있으면 어디든지, 언제든지 홀연히 나타나 사건을 명쾌하게 해결하고 연기처럼 사라지는 밀실수집가.

1937년의 사건부터 2001년 사건까지 총 다섯 단편이 실린 연작 소설. 매 사건마다 귀신처럼 나타나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주는 밀실수집가의 등장을 어느새 대놓고 기다리게 된다. 내가 느낀 이 작품들의 밀실은 너무도 촘촘하고 완벽했으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난 범인이 밝혀질 때마다 육성으로 "헛!!"하고 소리를 질러댔다... 나에겐 너무 복잡하고도 고난이도의 밀실, 밀실수집가 빨리 좀 나오라구. 좀 어거지기(?)인 것 같은 부분도 간혹 있었지만 시대 배경과 밀실수집가의 특성으로 또 매끈하게 마무리 되어서 깔끔했달까.

1937년부터 2001년까지. 계속된 출몰에도 여전히 서른 살 언저리의 잘생긴 외모로 나타난다는 밀실수집가의 정체는 완독을 하고 나서도 오리무중이다. 그의 정체가 더 궁금해진다. 이게 왜 시리즈물이 아닌가 싶다. 호다닥 읽혔던 즐거웠던 이틀!!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는 그 순간 마저 두뇌가 팽팽히 돌아야 하는 새로운 즐거움을 줬던 밀실 사건집. 사건도 캐릭터도 매력적인 풍성한 작품집을 찾는다면, 여기, [밀실수집가]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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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일단 작품이 작가 손을 떠난 이상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든 독자 마음이니까.

#오야마세이이치로 #밀실수집가 #리드비 @readb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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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의외로 괜찮을지도 - 치밀한 계획은 없지만 요령껏 사는 도대체 씨의 인생 기술
도대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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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어쩐지 웃긴 점을 발견해내는 특기가 있는 작가 도대체 님의 에세이 툰.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힘든 일이 많았다. 힘듦을 어디 털어 놔도 온전히 이해받기 어렵고 겪어 보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수많은 스트레스들 틈에서 손에 쥔 이 책은 피식피식 나를 웃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작가 소개글에 있던 대로 힘든 상황에서도 용케 웃음 포인트를 찾아내는 작가의 긍정의 힘이 초반부터 느껴졌다. 이렇게 연결이 된다고? 의아하면서도 배우고 싶은 마음이라 생각했다. 끙끙 싸매고 우울 속에 빠져 있어 봐야 해결 될 리 만무한 일들이라면 그저 흐르는 대로 한번 나를 맡겨 보고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다짜고짜 주어진 인생에서 웃지라도 않으면 어떻게 매일매일을 버티겠냔 말이다. 일상의 큰 자극이나 용기를 주진 않지만 작아도 그런대로 괜찮다고 여기게 해 준다. 크게 웃을 일 없었는데 책을 읽으며 만면에 미소를 띄고 피식거리는 날 보니 약간 기운이 나는 것도 같았다.

간편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정겨운 위로 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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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나의 장점은 바로 이것이다. 좋지 않은 일이 생겨도 '이제 이런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알게 되었군' 하고 생각한다는 것.

🔖102. 살면서 즐거운 순간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그때마다 스톱워치로 시간을 재본다면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그 짧은 순간들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고단하고 지루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애초에 생물이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그런 일이다. 그 와중에 얼마 되지 않는 즐거운 순간을 징검다리 삼아 밟으며 건너가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해왔다.


#도대체 #어쩌면의외로괜찮을지도 #행복한고구마
#위즈덤하우스 @wisdomhouse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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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파는 사람은 심리를 알고 있다 - 범죄심리학자가 포착한 심리 마케팅의 노하우
오치 케이타 지음, 최지현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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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파는 사람, 이 얼마나 부러운 사람이냐. 무언가를 팔겠다고 일을 시작해 보니 생각하지 못했던 난관들이 많다. 내 물건을 어떻게 노출 시켜 어떤 방식으로 홍보를 할 것이며 사람들의 구미에 당기게 할 만한 마케팅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이다. 시작 전엔 그저 뭔가 만들어(건물을 지어) 팔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나 반성해.

살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간단한 문장으로 표현되는 짧은 말에 숨어 있는 뒷이야기들이 어마어마하다는 사실. 땅을 사서 건물을 짓고 방을 판다, 그 사이에 숨어 있는 어마무시하고 혹독한 현실을 이제야 나는 조금 안다. 그 현실에 허덕허덕 숨이 넘어가기 직전. 그러던 중에 만난 책이 바로 이 책이니 얼마나 반가웠겠냔 말이다.

잘 파는 사람은 결국 심리를 알고 있는 사람이란다. 소비는 결국 심리이며 같은 물건을 팔더라도 선택받는 물건이 있기 마련이다. 우린 어떤 소비를 할까? 무의식 중에 했던 선택들에 사실 심리기제가 숨어 있다.

세상이 점점 스마트해지고 기술적으로 발전하면서 값사고 품질까지 좋은 물건은 계속 나온다. 예전처럼 싼 게 비지떡, 비싸면 품질이 좋을 거라는 일종의 착각은 유효하지 않을 이야기. 기존 상식들을 벗어난 기록들은 흥미진진 했고, 자잘하게 챕터를 나누어 알기 쉽고 세세하게 정리한 내용들은 밑줄 그어 가며 쉼 없이 읽게 만들었다.

이 책 한 권으로 마케팅 비법을 다 잡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소스를 많이 얻은 것도 사실이다. 내가 하는 방식에 의문이 들었을 즈음 책을 만나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기댈 데 없이 복잡다단한 마음이었는데 약간의 갈피를 잡을 수 있게 만들어 줬달까. 어쨋든 전반적인 주제와 맥락은 결국 '파는 사람'이 아닌 '사는 사람'의 입장에 기댈 것. 그리고 명확한 '타깃팅' !!!! 나는 오늘 또 사는 사람의 마음 속을 꿈꾼다.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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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특정 이미지가 맛있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이미지는 소비자가 머릿속에서 실제로 그것을 먹고 있는 장면을 더 쉽게 상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를 '멘탈 시뮬레이션 효과(또는 운동 유창성 효과)'라고 한다. 멘탈 시뮬레이션이 쉬울수록 사람은 실제로 그 음식을 먹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되고, 그에 따라 미각, 후각, 촉각이 자극된다. 더불어 과거에 그 음식을 먹은 경험까지도 떠오를 수 있다. 식품뿐 아니라 조명, 밝기, 방향, 사진의 크기, 옆에 놓인 소품, 소품의 방향 등이 제품에 대한 평가, 이미지, 구매 의사에 영향을 준다.

🔖52.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보다는 과거에 본 적 있거나 경험해 본 것이 생존에 있어 더 안전했기 때문이다. 모든 경험을 에피소드처럼 구체적으로 기억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인간은 어떤 대상으로을 유창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를 기준 삼아 '안전 여부'를 판단해 왔을 가능성이 있다

🔖213. 상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며 판매 전략을 세울 때 기업은 먼저 소비자 집단을 몇 가지 기준에 따라 나누는 작업을 한다. 이를 '세그멘테이션' 즉 '소비자를 성향이나 특성에 따라 분류하는 과정', 세분화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는 어떤 집단을 주요 고객으로 삼을지를 결정하는 '타깃팅'을 통해 전형적인 소비자상인 '페르소나'를 설정하고 이에 맞춘 홍보 및 판매 전략을 수립한다.

#오치케이타 #잘파는사람은심리를알고있다 #동양북스 @dongyangbook @dybooks_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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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남기는 기록, 스마트폰 사진 촬영 & 보정 - 22만 팔로워가 사랑한 민썸의 라이트룸 레시피 된다! 라이프 시리즈
민썸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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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사진으로 자신을 표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사람이 다양한 이유로 손쉽게 사진을 찍고 일상을 기록한다. 하지만 같은 곳, 같은 물건을 찍어도 찍은 사람 수마다 사진이 다르다. 이왕 찍는 사진, 벽에 붙여 놓고 봐도 좋을 정도로 멋지게 찍으면 좋잖아. 22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민썸의 감성 공식을 이 책 한 권에 다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주 기본적인 부분, 사진 찍기 전 필히 확인해야 할 부분부터 인물, 음식, 풍경 등의 사진을 찍을 때 알아두면 좋을 팁 같은 부분도 세세히 담았다. 사진을 찍을 때의 날씨나 빛, 구도, SNS에 적절한 사진 사이즈까지 어렵지 않게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찍고 나서의 보정법 역시 이렇게까지 다 알려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꼼꼼히 나와 있으니 민썸의 감성을 그대로 따라 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엄청난 꿀팁이 될 듯!

책자에 실리기에 좀 작은 사이즈의 사진은 전 후 보정이 눈에 뛰게 표현되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 하기도 했지만 크게 담겨 있는 사진들의 보정 비교는 '우와'할 만했다. 죽은 사진도 적절한 보정으로 완전히 새로운 사진으로 태어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민썸 님만의 감성 역시 좋지만 여러 사진에 이런 보정, 저런 보정법을 적용해 보며 자신만의 색감을 찾는 것도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잘 찍은 사진, 못 찍은 사진은 있을 수 있지만 자기만의 개성이 담긴 보정법에는 정답이 없는 거 아닐까. 나만의 색감을 찾을 때까지 역시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겠지만 이 책으로 조금 더 쉽게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감성 사진들을 보고, 보정법을 떠올려 보고, 실행해 보면 내 사진에도 감성 한 스푼 담겨 있을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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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썸 #오늘을남기는기록 #스마트폰사진촬영보정 #이지스퍼블리싱 @easyspub_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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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팝니다
미시마 유키오 지음, 최혜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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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상하고 독특한 책. 50년도 더 된 책인데 촌스러운 느낌은 전혀 없다. 신작이라 해도 믿었을 듯!

하니오는 어느 날 문득 죽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신문을 보는데 글자들이 바퀴벌레가 되어 드글거리는 모습으로 보였던 것. 그렇게 그는 삶에 집착을 버리고 자살하기로 결심한다.(네??) 약을 잔뜩 먹었지만 주변인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고 병원에서 눈을 뜬 하니오는 이미 버리기로 한 목숨, 목숨을 팔기로 한다.

"목숨을 팝니다. 원하시는 목적으로 써 주십시오. 저는 27세 남자. 비밀은 절대 보장, 결코 폐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터무니 없어 보이는 광고에도 사람들은 하니오를 찾아 온다. 아주 다양한 이유로. 하니오의 목숨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정말 기상천외하고 별종이다. 그 과정에서 자꾸 죽지 못하고 생각지 못한 돈을 벌게 되고 사랑을 나누고 도망을 다니고?!! 처음 썼던 문장처럼 읽는 내내 괴상하고 독특한데 또 재미있게 잘 읽힌다.

처음 읽을 땐 생뚱맞게만 느껴졌던 글이 두어 번 읽어 보니 다르게 느껴지는 감각이 있었다. 작가는 인생의 허무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나 보다.

\ '심심하다, 심심하다, 심심해. 무슨 재미있는 일 없을까.' 하고 천만 명이 얼굴을 마주치며 인사 대신 말하는 대도시의 방대한 욕구불만, 거기에 꿈틀거리는, 무수한 플랑크톤 같은 밤의 젊은이들. 인생의 무의미. 열정의 소멸. 기쁨도 즐거움도 추잉검처럼 씹다가 금세 단물이 빠져서 결국 길바닥에 뱉어버릴 수밖에 없는 허무함...(p.268)

바퀴벌레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 대부분의 인생이 무가치하게 느껴졌던 것. 바퀴벌레 같은 삶은 무엇일까. 패전 후 일본에서는, 대학을 나오고, 좋은 직장을 다니며, 가정을 꾸리는 인생이 그저 최고의 인생으로 여겨졌다. 그런 삶 자체와 그런 삶을 추켜세우는 시선들에 대한 반항과 거부로도 보인다. 판에 박은 듯한 미래상을 추구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흡사 바퀴벌레처럼 보였을까? 마지막 옮긴이의 해설까지 읽으며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을 좀 더 깊이 있게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유머와 허무맹랑한 이야기 속에 담긴 공허감을 마주했던 것도 같다. 재미있고 황당하지만 우스개 소설로만 간단히 설명하기엔 넘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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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하니오는 드디어 오늘 밤 죽으려는 참이었다. 거기에 자신의 의지가 단 하나도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이 통쾌했다. 자살은 귀찮고, 애당초 너무 드라마틱하니 취향에 맞지 않았다. 또한 남의 손에 죽으려면 무슨 이유가 있어야만 한다. 남에게 그런 원한이나 증오를 살만한 일을 한 기억은 없고, 남의 손에 죽을 만큼 강렬한 관심을 받기도 싫었다. 목숨을 판다는 것은 무책임하면서도 멋진 방법이었다.

🔖162. 이런 상투적인 격려의 말을 전에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남의 인생을, 삶을 무턱대고 격려하는 말. 남의 상황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268. 유혹만 있고 만족은 없는 이 대도시.

#미시마유키오 #목숨을팝니다 #알에이치코리아 @rhkorea_books #소설 #일본소설 #일본문학 #스릴러 #미스터리 #공포 #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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