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어원 80일간의 세계 일주 - 지구를 한 바퀴 돌았을 뿐인데 1,000개의 영어 어휘가 저절로 쌓였다
폴 앤서니 존스 지음, 고정아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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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 여행에서 도시 곳곳에 담겨진 단어의 숨은 이야기를 따라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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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어원 80일간의 세계 일주 - 지구를 한 바퀴 돌았을 뿐인데 1,000개의 영어 어휘가 저절로 쌓였다
폴 앤서니 존스 지음, 고정아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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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영어 어원 책이라고 하면, 라틴어나 그리스어 어근을 기준으로 이 단어는 어디서 유래했으며 단어의 형태와 의미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책으로, 영어 단어를 좀 흥미롭게 배울 수 있는 그런 책들이었다. 딱딱한 사전과는 달리 이야기 식으로 풀려 있어서 읽다 보면 어느새 단어가 머릿속에 남는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그런 책들을 찾아보곤 했다.

​

그런데 이 책은 내가 그 동안 봐온 영어 어원 책들과는 조금 다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폴 앤서니 존스라는 영국 작가가 쓴 책인데, 통상 어원 책이라면 단어의 어근을 중심으로 설명이 이어지는데, 이 책에서는 어근이 아닌 그 단어가 어떻게 해서 그런 뜻을 갖게 됐는지 그 배경을 설명하는 것으로 저자의 '들어가는 글'에서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는데, 단순히 도시 이름일뿐이라 여겼던 런던이 고대 켈트어에서 온 말로 '걸어서 건널 수 없는 강의 한 지점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처럼 어떤 지명이나 사물 등의 이름이 어떻게 단어가 됐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우연과 오해와 역사가 스며들었는지를 찬찬히 풀어주는 식이다. 그리고 제목처럼 80군데를 여행하며 영어가 세계속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

80일간의 세계일주는 런던에서 시작해서 유럽을 지나 아프리카와 아시아, 오세아니아와 북아메리카를 돌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으로 그 여정속에서 단순히 단어의 배경을 나열하는게 아니라 마치 여행기를 읽듯이 자연스럽게 단어와 단어 사이를 이어주고 있어, 꽤 흥미로운 여행기를 읽고 있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

자 이제 저자가 들려주는 80일간의 여정을 따라가 보자.

그 여정속에는 우리가 너무 익숙하게 쓰는 말일수록 그 유래가 의외로 멀다는 걸 자주 만나게 된다.

‘turkey’가 왜 칠면조를 가리키게 됐는지, ‘Panama hat’이 왜 파나마가 아닌 에콰도르에서 왔는지, ‘dollar’가 체코의 작은 광산 마을 이름에서 비롯됐는지 같은 이야기들이 하나씩 나온다. 그리고 ‘bikini’가 핵실험을 했던 섬 이름에서 왔다는 것과 ‘limerick’이 아일랜드 지명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 ‘hooch’가 알래스카의 어느 섬에서 빚던 술에서 나왔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내용을 읽다 보면 영어가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된다.



 

글은 어렵지 않다. 어려운 말을 거의 쓰지 않으면서도 이야기를 차분하고 재미있게 이끌어 간다. 짧은 단락으로 나뉘어 있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지만, 각주까지 읽다 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린다. 한 번에 다 읽기보다는 조금씩 펼쳐보며 읽는 편이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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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예술 - 스케치로 내 삶에 예술을 들이는 법
니샨트 자인 지음, 김가원 옮김 / 책장속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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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림을 아예 안 그려본 건 아니다.

몇 번 시도해봤다.

기초 드로잉 책도 읽었고, 일상의 풍경을 스케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접해봤다.

그때마다 ‘나도 저렇게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연필을 잡으면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선이 어색하고 비율도 이상하고 내가 생각했던 느낌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몇 번 그리고는 그만둔다.

그러다 일상의 그림을 담은 책이 눈에 들어온다.

다시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읽어본다.

​

그렇게 책을 읽어보다 챕터 3의 '쉽게 생각하자' 편에 이르렀을 때, 저자의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빈 페이지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린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형편없는 그림을 그릴까 두려워서, 혹은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그러다 마법처럼 통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일단 펜이 종이 위를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하면 두려움과 의심은 대부분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리기의 즐거움은 첫 획에서 시작된다."

​

그 문장을 읽으면서 나는 아직 그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는 걸 알았다.

연필을 잡는 순간부터 ‘잘 그려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올라온다. 그 때문인지 첫 획이 즐거움으로 이어진 적이 없다.

저자의 말이 이해는 되지만, 내 경험과는 거리가 있었다.

​

그래서 다시 챕터 2로 돌아가서 '하얀 종이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라고 저자가 던진 질문을 되새겨 본다.

저자는 빈 페이지가 각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묻는다.

나는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

그저 빈 페이지를 볼 때마다 잘 그려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떠 오른다.

저자가 던져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

책을 덮고 나서도 나는 아직 챕터 2에서 저자가 던진 '하얀 종이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내 답을 찾지 못했다. 저자 역시 그 답을 찾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아마 나에게도 꽤 오래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아직은 빈 종이에 선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저자가 던진 그 질문의 답을 어느 정도 찾아야 다시 시도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 책은 그림을 잘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그리는 행위를 가로막는 생각들을 들여다보게 한다.

그 점이 지금 나에게는 필요한 부분이고, 챕터 3을 넘어 '그림 그리기란 이런 것이구나'를 깨닫게 해 줄것 같다.

그날이 오길 바란다.

그리고 나처럼 ‘잘 그려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시작이 어려운 분들이나, 빈 페이지 앞에서 자꾸 머뭇거리는 분들이라면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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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메이든스 - 사람을 먹는 자들의 계보
로이드 데버로 리처즈 지음, 이동윤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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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수사와 인간의 어두운 면이 잘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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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메이든스 - 사람을 먹는 자들의 계보
로이드 데버로 리처즈 지음, 이동윤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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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11년간 단 한 권도 팔리지 않았던 소설이 저자의 딸이 올린 단 17초짜리 틱톡 영상 하나로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까지 올랐다라는 소개글에, 책 보다는 어떤 영상인지가 더 궁금해서 틱톡 영상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런데 처음 봤을 때는 나의 이목을 끌만한 영상은 아니었다. 물론 영어로 말하는데다 자막 또한 영어로 되어 있어서 뭔 내용인지 해석하느라 영상에서 전해오는 잔잔한 감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탓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해를 했다고 해도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까지 못했을거다. 하지만 단순히 이 영상만으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 수는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분명 그 영상으로 인해 책을 읽은 분들이 입소문이 더해져 지금의 결과로 이어졌으리라는 생각에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게다가 '사람을 먹는 자들의 계보'라는 부제 또한 나의 관심을 가지게 한다.

​

시작부터 범인이 등장한다. 물른 그거 진짜 범인인지는 아직 확실히 않다.

재스퍼 불리어지는 그는 한 놀이공원에서 자신과 같은 또래인 미시라는 이름의 여자아이에게 집으로 데려주겠다며 자신의 차에 태운 후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신을 알고 있다는 말에 그는 그녀에게 도망가서 숨는 게 좋을거라는 소리를 지른다. 그의 말에 놀라 도망갔지만 결국 막다른 곳에서 그와 대치하게 되는데, 그녀는 한가지 비밀을 알게된다. 그가 재스퍼가 아니라는 걸.

​

그리고 이야기는 FBI 미드웨스트 지부 소속의 법의인류학자인 크리스틴 프루지크의 이야기로 전환된다. 그녀는 최근 발생한 살인 사건의 수사 지휘를 맡게 되는데, 발견된 시신들이 복부가 절개 된 후 내장이 제거된 끔찍한 상태라 다소 충격적이었지만 처음엔 단순한 연쇄 살인 사건으로 보였다. 그러다 한참 후 피해자들의 목구멍에서 작은 석상 조각이 발견되면서 그녀는 11년 전 시카고 대학의 도서관 서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연구 노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데, 그 노트는 마르셀 보몽이 쓴 연구 노트로 파푸아뉴기니의 고지대에 사는 ‘가봉가봉’이라는 부족의 식인 풍습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는데, 부족민들은 항상 희생자들의 유해 안에 돌로 만든 부적이나 주술적인 의미가 깃든 돌을 집어넣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이 기억을 토대로 범인이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자신의 작품에 사인을 하듯 피해자의 목에 석상을 넣은 이유는 자신의 존재를 강렬하게 드러내고 각인시키려는 것임을 직감한다.



하지만 이런 그녀의 생각과는 다르게 수사팀 내부에서는 상사나 동료들로부터 증거를 과도하게 해석한다는 비판을 받으며, 라이벌 요원 브루스와 부딪히기도 하지만 지역 보안관 조 맥패런과의 협력은 도시의 과학 중심 수사와 지방 경찰의 현장 중심 수사와 맞물리면서 좋은 협력 관계를 보여주고 있고, 특히 데이비드 클레어몬트의 등장으로 인해 사건은 점점 묘한 호기심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

이 책은 화려한 반전이나 극적인 액션보다는 이야기를 차근차근 쌓아가며 긴장감을 서서히 높이는 방식으로 독자를 끌어당기는 것 같다. 그리고 단순히 범인을 잡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사건 뒤에 숨겨진 인간의 어두운 면을 깊이 있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을 먹는 자들의 계보’라는 부제가 쓰여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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