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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분 - 움직이는 드로잉 노트, 플립북
성립 지음 / 지콜론북 / 2017년 1월
평점 :
이 책은 내용에 대한 글을 쓰기전에 그 형태에 대해 언급을 안 할수가 없는 책이다.
움직이는 그림책이란 형태로 출간된 플립북이다.
가끔 동영상으로 본 경험은 있지만 이번처럼 직접 접한 경우는 처음이다.
물론 학창시절에 교과서나 책을 이용해서 별 의미없는 플립 북을 만든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정식으로 출간된 책을 접한 경우는 처음이다.
아침 6시 43분에 일어나서 집을 나서는 7시 56분까지 73분 동안의 기록을 담고 있다.
73분이라는 긴 시간의 기록이 아닌 6시 43분, 7시 9분, 7시 56분을 기점으로 전후의, 아마 5분여가 안되는 짧은 시간의 기록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이 모두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책 말미에 '성립'이라는 표제어를 두고 저자가 남긴 짧막한 글이 있는데, 그 짧은 글중에
[ 어느날, 그 그림 앞에 선 어떤 이에게
낮선 질문을 툭하고 던지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라는 글로 마무리를 하고 있다.
저자는 이 그림들을 통해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려고 하는 걸까요.
물론 그 질문은 그 그림을 보는 이들마다 다 다르리라 여겨지지만,
이 책의 첫번째 6시 43분의 마지막 즈음에 어딘가에 앉아 먼 산을 바라보는 듯한 장면으로 끝을 맺고 있는데, 이런 질문이 떠오르더군요.
"뭘, 생각하고 있나요? 오늘은 뭘 할지? 아니면 어디로 갈지? 어쩌면 아침은 뭘 먹나... 뭐 그런 것들을 생각하나요?"
어쩌면 별다른 생각없이 잠시 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문을 나서기까지 저자의 그림에 그려진 여인처럼 뭔가에 대해 생각하거나 아니면 잠시나마 쉬는 시간을 가진적인 있는가라는 질문을 떠 올리게 되네요.
지금까지 살면서 그런적은 없는 것 같네요.
매번 잠을 깬 후,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거의 쉴 틈없이 움직이고 뭔가를 하였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휴일에도 아침에 일어나면 뭔가를 하고 있네요.
잠시 나만을 위한 시간도 없이 말입니다.
연속되는 일상들이지만 그 순간순간을 담은 그림들을 보다보니 그 짧은 순간에도 자신을 위한 뭔가를 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