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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붉은 길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 맛, 향기, 빛깔에 스며든 인문주의의 역사
권은중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5월
평점 :
볼로냐!
대체 어느 나라에 있는 도시일까?
미식의 수도, 뚱보의 도시, 붉은 도시, 현자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붙는 도시인데, 이런 수식어 만으로는 떠오르지 않는다. 혹시나 하여 책에 담겨진 몇 장의 붉은 색 지붕과 붉은 색 벽들로 가득찬 도시의 전경을 담은 사진을 보다보면 어디서 본 듯하기도 한데, 기억이 없다. '볼로냐처럼 멋진 도시를 소개하는 책이 국내에 한 권도 없다는 건 좀 의아해했다.'라는 서문에 담긴 저자의 글을 통해 아마 대부분의 독자가 처음 들어봤으리란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가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처음 들어보는 도시를 소개하는 책이라서...
제노바,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
이탈리아하면 떠오르는 도시들이다. 이들 모두 북부에 위치한 도시들인데, 볼로냐도 북부에 위치한 도시로 이들 네 도시의 중앙에 위치를 하고 있어, 만약 여행중에 시간적 여건만 된다면 충분히 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여행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현지의 먹거리를 경험해 보는 것인데, '미식의 수도'라는 이 도시의 수식어를 들은 이상, 꼭 들러야 하지 않을까!
미식의 도시. 볼로냐.
표지에 담긴 '맛, 향기, 빛깔에 스며든 인문주의의 역사'라는 문장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의 기본적인 주제는 음식이다.
저자는 쉰이라는 나이에 이탈리아 음식에 빠져 기자라는 직업을 관두고 무작정 이탈리아 미식의 수도인 볼로냐로 요리 유학을 떠난다. 자신의 직업을 관두고 떠날만큼 이 도시의 음식에는 어떤 매력이 담겨있을까. 저자가 전하는 볼로냐의 맛과 향기 그리고 빛깔을 들여다 본다.
이탈리아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음식이 피자와 파스타인데, 볼로냐는 생면 파스타의 성지라고 한다. 기원전부터 이 지역의 대표 음식이었다고 하며 요즘 파스타라고 하면 떠오르는 토마토와 고기가 주재료인 볼로네제 파스타의 원조라고 하니 음식으로써는 나름 이름있는 도시인 것 같다. 하지만 저자도 요리 유학길에서는 볼로냐를 알지 못했다. 강사들 모두 이탈리아 요리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미식의 수도', '미식의 고향' 이라고 부르는 시칠리아를 추천했기 때문이다.
저자 또한 이탈리아 동기생의 추천이 아니었다면 방문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동기생에게 "인턴이 끝난 뒤에 시간이 나면 이탈리아를 돌아볼 계획인데 어느 도시를 가봐야 할까?"라는 질문에 "볼로냐"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왜 볼로냐야?"라는 되물음에 "볼로냐는 정말 개방적이야."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개방적.
같은 요리학과 현지 동기생에게 추천 받은 도시이기에 단순히 현지인만 아는 여행지는 아닐것이다. 분명 음식과 관련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볼로냐를 추천하면서 그 이유에 대한 대답이 '개방적'이라는 것이다.
음식과 개방적이라는 단어에 어떤 연관성이 있을지 궁금해진다.
음식의 맛에서 그리고 장소가 풍기는 분위기 그리고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현지인의 삶속에서 동기생이 추천이유로 꼽은 '개방적'이라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파스타에서 그리고 돼지 뒷다리로 만드는 하몽에서, 볼로네제 소스의 주재료인 토마토에서, 이탈리아 하면 떠오르는 치즈와 커피 그리고 이 모두를 품고 있는 볼로냐라는 도시와 도시를 채우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볼로냐인들의 삶 속에서 하나하나 발견해 가면서, 이 도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 매력을 이 책에 담아낸 것이다.
볼로냐.
생소한 도시이지만 저자의 글을 통해, 내가 만약 이탈리아를 방문한다면 꼭 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볼로냐라는 도시에서 여행이 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먹을 식(喰)이 주는 풍성한 매력을 느껴보고 싶으니까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