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밑 그림 여행 - 마음이 자라는 미술그림책
권재원 글.그림 / 창비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관에 가는 걸 좋아하지만, 내가 꼭 피하는 시즌이 있다. 이른바 방학시즌이다. 덕수궁 미술관 여름방학 시즌은 정말 내가
좋아하지 않는 타임이다. 왜냐하면 많은 아이들이 부모들 손에 이끌려 이른바 '방학숙제'를 하기 위해 오기 때문이다. 미술의 즐거움은 간 곳 없고 '숙제'를 해치우기 위한 미술관 나들이는 보기에도 불편하다. 작가의 이름, 옆에 씌여져있는 어른들도 이해 못할 설명글들을 아이들이 베껴쓰는 걸 보면, 이 아이들은 미술관 = 귀찮은 방학숙제 정도로 여기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아이들은 아이들 답게 즐겁고 행복하게 미술과 만나라고 하면 안될까? 그런면에서 그림의 세계를 즐겁게 접할 수 있는 책들을 만나면 숨통이 좀 트이지 않을까 한다.

미술과 친해지기 바래~

이 책은 그림을 설명하지 않는 미술책이다. 미술은 놀이다. 라고 작가는 정의하기 시작하는 듯하다. 책은 그림이라는 꼬마가 자동차를 찾아 침대 밑에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요즘 아이들은 집에 다락방이 없으니까, 침대 밑이 뭔가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이 되었나보다. 이 또한 세대차라는 생각이 든다. 암튼. 그림이는 침대 밑에 들어가는 순간 뭔가 강한 힘에 끌려 모험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림이가 만난 것은, 보테로의 그림의 주인공인 뚱뚱한 아줌마다. 뿐만 아니다. 부리부리한 수염을 지닌 윤두서의 자화상도 만나고, 푸른 눈빛의 모딜리아니 그림 속 여인도 만난다. 고민에 잠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앞에 서게되고. 기리코의 음산하고 쓸쓸한 풍경속에도 들어간다. 재미있는 그림여행이다.

그림을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어느 화가의 몇년도 작품이며, 어디에 소장되어 있다는 설명은 사실
아이들에겐 중요하지 않다. 물론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지만. 미술사적으로 어떤 새로운 이변을 가져왔는지에 대해서도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에겐 중요하지 않다. 이 책은 그림, 그 자체만을 놓고 말한다.

쉽게, 친근하게 다가가려하기 위해  만화책 같은 화면구성을 가져온 것도 독특하다. 만화처럼 아이들에게 호소력있는 구성이 또 있을까. 그런면에서 미술과 만화책 구성은 잘 맞다는 생각이 든다.  


알기 쉽게, 친근하게 

이 책은 부모들에게도 친절하다. 미술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는 어른은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많은 어린이 미술책 뒷면의
부모를 위한 해설서는 그닥 친절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이해하기 쉬운 설명 부록을 달았다. 어린이 신문  형식으로 해서 화가와 인터뷰등 작품 세계에 대해 다양한 기사 형식으로 꾸며져 있다. 많은 부분 구어체라 더욱 이해가 쉽다. 예를 들면 이렇게 설명한다.

마티스는 '춤'과 '음악'에 대한 그림을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세가지 색이면 충분합니다. 하늘을 칠할 파란색, 사람을 칠할 붉은 색, 동산을 칠할 초록색이요."
마티스가 그리려고 했던 것은 춤추는 사람이 아니라  '춤'이었어요. 마티스는 하늘과 사람과 동산을 그린게 아니라
춤추고 있는 파랑, 빨강, 초록을 그린 것이지요. 

 이 책을 보다가 문득  구로사와 아키라의 연작 영화 <꿈> 가운데 '까마귀'라는 작품을 떠올렸다. 미술관에서 고호의 그림을 보던 주인공은 고호의 그림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그림 속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고호와 만나기도 한다. 고호의 여러 그림들 속을 돌아다니는  이야기인데, 예전에 미술사를 배울 때 이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쉽게 생각하면 예전에 LG의 X-CANVAS 광고를 떠올리면 될 것 같다.

그림 속으로의 여행이라...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보고 싶은 모험이다. 나도 언젠가 꿈속에서 이런 여행을 해보고 싶다. 들어가고 싶은 그림의 후보는 김홍도의 <서당>)(시끌벅적한 풍경을 보고 싶다.)  보티첼리의 <봄>(얼마나 미인인지 궁금하다!), 로스코의 그림( 환타스틱 그자체 !) 등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 속 신기한 그림 세상 I need 시리즈 13
조이 리처드슨 지음, 샬롯 보크 그림, 노성두 옮김 / 다림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흔히 사람들은 미술책과 그림책을 혼동하여 쓰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4,5,6 학년을 위한 미술책을 내놓아도
'그림책;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그림이 많다는 이유로 높은 학년용으로 선택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이정도
아이들에게 읽힐만한 미술이야기 책이 찾기 어렵다. 다림출판사에서 나온 <그림 속 신기한 그림세상>은 그래서
매우 반가운 책이다. 

웬디수녀 이후 최고의 재미있는 설명    

<수련 연못 > 모네  

저자인 조이 리처드슨의 친절한 설명은 웬디 수녀 이후 최고의 미술 해설로 꼽고 싶다. 이 두사람의 공통된 미덕은 
'사람들은 무엇에 궁금해 할까?'와 '이 그림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가?'등과 같은 미술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이들을 충분히 고려한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설명은 요점중심이고 간결하다. 예를 들면 종교미술에 등장하는 여러
상징물에 대한 설명은 이렇다.    

   어떤 사람과 만나는 약속을 했는데 그 사람의 얼굴을 모를 때가 있다.
   그러면 장미꽃을 들고 있거나 빨간 목도리를 하기로 약속하면, 얼굴을 몰라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종교 미술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는데, 누가 누구인지 알아보게 하려고 주인공의 삶에서 특징이 될
   만한 물건을 갖다 붙이곤 했다. 이름표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이런 표식을 우리는 '상징물'이라고 부른다 .

 그림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4B 연필이 나온 것은 불과 200년 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옛날 화가들은 어떻게 밑그림을 만들었을까. 그 답은 이렇다.
본 뜨기 그림에 구멍을 내고 숯가루를 뿌린다. 숯가루가 남은 흔적을 따라 그림을 완성했다. 화학 물감이 나오기 전 화
가들은 일일이 안료를 만들어서 썼다. 안료를 구하는 방법은 다양했다. 울트라마린(진한 청색)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나는
라피스줄리를 갈아서 만든다. 같은 무게의 금보다 비쌌다고 한다. 녹청색은 구리에 초산을 반응시켜 얻었다. 예를 들어
구리동전에다 식초를 떨으뜨리면 쉽게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이와같이 옛그림의 제작방식에 대해서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 하나 하나가 재미있고,
책을 다 읽고 나면 미술에 대한 많은 지식이 쌓인다.


한권에 끝내는 초등미술사   

'일주일 만에 완성하는', '한권에 마스터 하는' 타이틀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을 보니 이 책 한권이면
초등 고학년이나 중1,2 정도 되는 아이들에게 충분히 미술에 대한 지식을 전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든다. 미술사
를 대표한 명작이 소개되었고, 미술이 발전되고 진화해온 과정을 설명하였다. (물론 서양미술을 전제로) 물론 이 책을
3번 정도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최근 어린이미술책의 종류가 많이 나왔다. 메이저 출판사에서 나온 베스트 셀러 책들 가운데는 '교과서에 나오는'이라든
가 '논술에 도움되는'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어쨌거나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강조하는 책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책 가운데 제대로 된 책은 별로 없다. 좋은 미술책 감별법은 오히려 '교과서'라든가 '학습'을 빼고 고르면 그만큼 실패할
확율이 적을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우리에게 알려진 사람도 아니고(외국인 이니까) 다림 출판사도 메이저가 아니다. 그런데 번역자가 노성두라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과연 노성두의 이름값을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p.s
다림 출판사는 한빛문고 시리즈를 낸 출판사이다. 청소년을 위한 문학전집 가운데 가장 실속있고 좋은 편집을 보여준 책
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좋은 출판사라고 방점을 찍게 된다. 청소년을 위한, 논술대비 문학전집 가운데는, 유명작가의 단편
을 여러 권으로 나눠 장사수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출판사도 있었다. 반면, 다림의 문학전집은 편집이 훌륭하고 정직했다는
기억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네 - 빛을 그린 화가, 개정판 내가 처음 만난 예술가 5
신동준 옮김, 네스토르 살라 그림, 실비 지라르데 글 / 길벗어린이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른들에게 미술품은 대개 두가지로 와닿을 것이다.  
"멋지다!" 하며 그 그림 앞에 한없이 서있고 싶어질 것이다. 그리고 혹은 누군가에겐, 작품의  어메이징한 가격이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고. 그렇다면 경험의 수치가 순백인 우리 아이들에게 명작은 어떻게 와 닿을까? 기묘한
형태, 색깔, 크기 등등 하나의 시각적 형태로 와닿을 것이다. 입간판이나, 모네의 작품이나, 친구의 그림이나 똑
같은 시각적 형태로 와닿을 것이다. 그런만큼 아이들에게 '미술을 설명하는 일'은 좀더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어린이 미술책 저자들의 아이디어는 볼 때 마다 놀랍고 '어메이징' 하다.

어린이 미술책의 큰 미덕이라면  아이들에게 감동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른들의 미술책 처럼 '시대적 중요성'
'시대를 변화시킨' '인류의 문화사적 가치'에 연연해 하지 않고, 그림 그 자체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의 세계로 안내한다.


퀴즈를 내 볼까요?

이책은 즐거운 놀이미술책이다. 아이들은 퀴즈를 좋아한다는 점을 적용했고, 그림 속에 퀴즈를 담아보았다. 책에 보면
모네의 대표작인 <일본여인>이 나온다.

                                                                  모네, <일본여인> 

이 책에서 이 그림은 재미있는 퀴즈가 적용된다. 그림을 살짝 비틀어 두개의  그림을 배치하고
' 아래 그림을 보면 오른쪽 그림과 다른 곳이 일곱군데 있어요. 한번 찾아보세요.'라고 질문을 던져놓았다.
(사실 난 한참을 들여다 보았는데, 4군데 밖에 찾지 못했다) 
아마도 아이들은 다른그림 일곱군데를 찾으며 '모네'를 기억하고 '일본여인'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언젠가 인지능력이 길러진다면 프랑스 화가 모네가 왜 일본여인을 그렸는지를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미술은, 명작은, 이렇게 천천히 놀이처럼 길들여져 가면 된다. 어른들 우리의 기호 역시 천천히 놀이처럼
취미처럼 찾아와 지식이 되었듯.

모네의 <점심>은 또 어떻게 즐겁게 '놀이'로 변형되었을까? 
그림 속에는 모자가 3가지가 나온다. 이책의 저자는 익살스럽게 이렇게 질문한다.
" 아래 모자들 가운데 그림 속에 나오는 모자들을 찾아보세요"


퀴즈를 풀면서 알아가는 인상파 미술

루앙대성당은 인상파 미술을 설명하는 상징적인 작품이다. 인상파 화가가 중요시 했던 것 가운데 하나는
'빛'이다. 빛의 정도에 따라 사물은 달라보이며, 자연의 미세한 움직임과 변화를 담으려 했다.
모네는 루앙대성당 연작을 4작품 남겼다. 같은 위치에서 그린 이 그림은 시간에 따라 루앙대성당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다른 점의 핵심은 빛의 정도다.

이 책에서는 어떻게 접근했을까? 물론 퀴즈다. 퀴즈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모네는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루앙대성당의 모습을 여러차례 나누어 그렸어요.
모네가 오른쪽 그림들을 각각 몇시쯤 그렸을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

가. 아침 여섯시, 해가 막 떠오르자, 성당이 푸르스름한 빛에 싸여있어요.
나. 해가 지고 안개가 내리자, 성당이 어둠에 잠겨가네요.
다. 오후 두시, 햇빛이 성당을 환히 비추는 것 같아요.
라. 아침 일곱시, 해가 떠올라 빛나기 시작했어요. 아휴, 아른 아른 눈부시네요.

모네의 이해, 인상파의 이해가 몇개의 퀴즈를 통해 요약 정리된다. 전달도 간명하다.
한페이지 한페이지, 아이들을 미술의 세계로 이끄는 상냥한 마음이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린이 미술관 1
어멘더 렌쇼 지음, 이명옥 옮김 / 사계절 / 200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엄마들은 바란다.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는 아이이기도 원하지만, 
그에 더 나아가 감성적이고 예술을 이해하는 멋진 사람으로 자라주기를.
우리아이가 예술적 감성이 뛰어난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란다면, 자주 미술관에 데려가주라는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 좋은 책을 가까이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좋다.

재미있는 제목, 아이들의 눈높이 설명 

<어린이 미술관>은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잘 설명한 책 가운데 하나다. 특히 돋보이는 것이
미술의 재구성이다. 명작이라고 부르는 많은 작품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해설한다. 미술사적
의미에 집착하지 않고,포인트를 잡아서 아이들의 언어로 설명하는 미덕이 돋보인다. 도판이 커서
시원시원하고 한페이지가 펼쳐지면 그림하나, 이야기 하나로 구성되어 있어서 보기에 무척 편하다.
그림 한편마다 이야기 한편, 그리고 재미있는 제목이 인상적이다.

예를 들면 잭슨 폴록의 뿌리기 기법의 추상화제목은 <철썩>이다. 한바탕 우연의 효과를 부린 물감뿌리기의
그림에 걸맞는 익살스런 제목이 아닐까. 모나리자의 그림을 얘기할 때 붙여진 제목은 < 신비 >다. 
<노랑>은 고호의 해바라기 그림이야기의 제목이고, 데이비드 호크니의 <커다란 물보라>의 그림 이야기에 붙여진
제목은 <첨벙>이다.

아르망에게 붙여진 이름은 <잡동사니>다. 어른인 내가 봐도 아르망의 작품은 이게 예술일까? 하는 의아스러움이
있다. 그런 아르망의 세계를 하나로 명쾌한 설명은 바로 '잡동사니'다. 세상의 모든 사물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르망은 말하고 있다. 아이들은 '잡동사니'가 예술의 떠다른 얼굴임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묻는다.
"여러분이라면 수집한 물건들로 무얼하겠습니까?" 
그렇다면 여기서 퀴즈하나. 달리의 <기억의 지속>을 중심으로 한 그림이야기의 제목은 <까망베르 치즈시계들>이다.
왜 그럴까?

훌륭한 작품 선정
  
그의 재미있는 해설을 따라 걸으면, 오래전 익숙했던 그림들에게 새로운 정취를 느끼게 된다. 지식이 높은 미술사가
들에게서도 듣지 못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미술은 어떻게 느껴질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한편 오랫동안 크리스티에서 일했던 저자는, 그 역량을 발휘하여 좀처럼 접하지 못했던  그림을 어디에선가 찾아내어
보여주고 있다. 이 또한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수확이다. 

잘 만든 어린이 미술책을 보면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도판이 시원시원해서 휴식하기에도 좋다.
어른들의 미술책은 도판이 작고 도판과 설명이 일치하지 않아 앞페이지 뒤페이지 뒤척여가며 읽을 때가 많다. 하지만
이책은 그런 불편을 덜어준다.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그림을 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미술책들은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사면, 청소년도 어른들도 평생 오래 오래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값을 하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 미술사 박물관
클라우디오 메를로 지음, 노성두 옮김 / 사계절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사랑하는 미술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조각과 건축, 그림을 바라보면 이 작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궁금해집니다.
화가 혼자서 작업했을까? 얼마나 걸렸을까? 어떤 장비와 기구를 동원했을까?
이 그림이 만들어졌을 때 당시 사람들은 뭐라고 했을까? 
책 <세계미술사 박물관>은 그런 궁금증을 해결해 줍니다. 시간을 타고 흘러가
그 시대 사람들의 눈으로 미술의 현장을 보여주고 있죠.

생생한 미술의 현장, 몇가지 장면을 볼까요?
#1.책의 36쪽 ;  에도판화가 파리에 오는 장면
한 남자가 도자기를 포장했던 일본의 에도판화를 보고 놀라고 있습니다.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보면서 감탄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는 한달음에 달려나가 일본판화의 아름다움을
알렸을 것입니다. 흔히 미술사에는 '인상파화가들은 도자기 포장에 쓰인 일본판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와같은 개념위주의 표현보다는 이 한장의 '생생한'장면이 에도판화와 인상파 미술의
관계를 설명하는 역사적 설명이 될 것입니다.   

#2.책의 49쪽 ; 프레스코를 그리는 현장
우리는 완성된 프레스코 화를 많이 봤습니다. 프레스코화가 회반죽이 굳기전에 그림을 그린 것이라는 것
은 알고 있습니다만,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됐는지는 모릅니다. 책의 49쪽에는 여러명의 인부들이 비계(계단처럼
만들어 건축현장에 쓰이는 장치)에 올라서서 프레스코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이는 회반죽을 바르고
있고, 견습도제가 바닥미장작업을 합니다. 벽화화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는 색을 위부터 칠해서
내려온다'는 상세한 팁도 있군요. 프레스코 작업 현장이 생생하게 들어옵니다. 

#3.책의 119쪽; 피카소의 아틀리에
피카소의 아틀리에, 벽면 한가득 대형 작품 <게르니카>가 있습니다.
피카소의 아틀리에에는 나치군들이 방문하여 피카소와 설전을 벌입니다.
당시는 나치가 파리를 점령했던 당시슾입니다. 파리주재 독일대사 아베츠는 피카소 아틀리에를 찾아
<게르니카>를 보고 이렇게 묻습니다. "이거 당신이 이렇게 그런 거요?" 피카소는 이렇게대꾸했습니다.
"아니, 그렇게 만든 건 당신네들이지."  
스페인 내전 기간에 독일 나치는 스페인 파시스트들과 손을 잡았습니다. 바스크 지방의 게르니카가 폭격을 당했고,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갔습니다. 당시 피카소는 파리 전시회에 마련된 스페인 부스에 전시할 그림을 구상하다
폭격소식을 들었습니다. <게르니카>는 이렇게 탄생한 작품입니다. 보통 <게르니카>는 이러 이러한 그림이다... 라는
긴 설명이 붙습니다. 하지만 그것 보다는 아틀리에에서 설전을 벌이는 피카소와 독일관리라니, 정말 생생합니다.
게르니카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의 장점은 이외에도 많습니다. 미술에 관한 간략한 백과사전 같기도 합니다. 동양과 서양에 걸쳐 여러 분야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텍스트 위주가 아니어서 흥미롭습니다 뿐만아니라  미술사에서 소외되었던 건축물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건축물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흥미롭습니다. 
 

 이책은 이렇게 활용해 봅시다

1. 저학년 어린이들에겐 엄마와 함께 읽습니다 
2. 고학년 어린이들은 스스로 탐구하며 읽습니다 
3. 중학교 학생에 이르기까지 유용한 책입니다 
4. 고등학생 비문학 부분 꽤 어렵습니다. 이 책을 열번쯤 읽고 완전 내것으로 만든다면,  세계문화사, 미술사에대한
  기본 문턱은 넘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미술사에 대해 알고 싶지만, 곰브리치 미술사 책까지 읽기는 버겁다는 이들에게, 이제 막 미술에
  눈을 뜬 어른들에게 권합니다. 

책은 꼭 어려운 것을 택할 필요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어린이 책이 주는 유용성은 큽니다.
간결하게 설명되어있고, 중요한 것을 잘 전달해줍니다. 그런면에서 어린이 책 작가란
이 시대의 문화사에 큰 깃발을 꽂는 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 잘 만든 한권의 어린이 책이 열 권의 인문학책 못지 않다'는 것이 평소의 생각입니다.
이 책 역시 그러합니다. 출판사가 사계절이라는 점도, 번역자가 노성두 선생이라는 점도
이 책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