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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신기한 그림 세상 ㅣ I need 시리즈 13
조이 리처드슨 지음, 샬롯 보크 그림, 노성두 옮김 / 다림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흔히 사람들은 미술책과 그림책을 혼동하여 쓰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4,5,6 학년을 위한 미술책을 내놓아도
'그림책;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그림이 많다는 이유로 높은 학년용으로 선택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이정도
아이들에게 읽힐만한 미술이야기 책이 찾기 어렵다. 다림출판사에서 나온 <그림 속 신기한 그림세상>은 그래서
매우 반가운 책이다.
웬디수녀 이후 최고의 재미있는 설명
<수련 연못 > 모네
저자인 조이 리처드슨의 친절한 설명은 웬디 수녀 이후 최고의 미술 해설로 꼽고 싶다. 이 두사람의 공통된 미덕은
'사람들은 무엇에 궁금해 할까?'와 '이 그림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가?'등과 같은 미술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이들을 충분히 고려한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설명은 요점중심이고 간결하다. 예를 들면 종교미술에 등장하는 여러
상징물에 대한 설명은 이렇다.
어떤 사람과 만나는 약속을 했는데 그 사람의 얼굴을 모를 때가 있다.
그러면 장미꽃을 들고 있거나 빨간 목도리를 하기로 약속하면, 얼굴을 몰라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종교 미술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는데, 누가 누구인지 알아보게 하려고 주인공의 삶에서 특징이 될
만한 물건을 갖다 붙이곤 했다. 이름표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이런 표식을 우리는 '상징물'이라고 부른다 .
그림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4B 연필이 나온 것은 불과 200년 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옛날 화가들은 어떻게 밑그림을 만들었을까. 그 답은 이렇다.
본 뜨기 그림에 구멍을 내고 숯가루를 뿌린다. 숯가루가 남은 흔적을 따라 그림을 완성했다. 화학 물감이 나오기 전 화
가들은 일일이 안료를 만들어서 썼다. 안료를 구하는 방법은 다양했다. 울트라마린(진한 청색)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나는
라피스줄리를 갈아서 만든다. 같은 무게의 금보다 비쌌다고 한다. 녹청색은 구리에 초산을 반응시켜 얻었다. 예를 들어
구리동전에다 식초를 떨으뜨리면 쉽게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이와같이 옛그림의 제작방식에 대해서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 하나 하나가 재미있고,
책을 다 읽고 나면 미술에 대한 많은 지식이 쌓인다.
한권에 끝내는 초등미술사
'일주일 만에 완성하는', '한권에 마스터 하는' 타이틀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을 보니 이 책 한권이면
초등 고학년이나 중1,2 정도 되는 아이들에게 충분히 미술에 대한 지식을 전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든다. 미술사
를 대표한 명작이 소개되었고, 미술이 발전되고 진화해온 과정을 설명하였다. (물론 서양미술을 전제로) 물론 이 책을
3번 정도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최근 어린이미술책의 종류가 많이 나왔다. 메이저 출판사에서 나온 베스트 셀러 책들 가운데는 '교과서에 나오는'이라든
가 '논술에 도움되는'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어쨌거나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강조하는 책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책 가운데 제대로 된 책은 별로 없다. 좋은 미술책 감별법은 오히려 '교과서'라든가 '학습'을 빼고 고르면 그만큼 실패할
확율이 적을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우리에게 알려진 사람도 아니고(외국인 이니까) 다림 출판사도 메이저가 아니다. 그런데 번역자가 노성두라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과연 노성두의 이름값을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p.s
다림 출판사는 한빛문고 시리즈를 낸 출판사이다. 청소년을 위한 문학전집 가운데 가장 실속있고 좋은 편집을 보여준 책
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좋은 출판사라고 방점을 찍게 된다. 청소년을 위한, 논술대비 문학전집 가운데는, 유명작가의 단편
을 여러 권으로 나눠 장사수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출판사도 있었다. 반면, 다림의 문학전집은 편집이 훌륭하고 정직했다는
기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