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 가이드 2 : 작물 재배 편 - 도시농부에게 적합한 작물별 재배와 갈무리의 모든 것! 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 가이드 2
유다경 글 그림 사진 / 시골생활(도솔)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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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씨앗을 흙에 심고 물을 주었더니

얼마 후 고추가 주렁주렁 열렸다.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서 말린 후 빻아서 김장 김치를 담을 때 썼다'

 

 


......처럼 농사가 손쉬우면 얼마나 좋을까!

 

 

과거와 달리 포털에서 조금만 검색하면

어느 정도 농사 노하우가 줄줄이 쏟아진다.

지식이란 것이 요즘 세상처럼 습득하기 좋을 때가 있을까.

마치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커피를 타 주는 일회용 자판기처럼!

 

올빼미님은 도심 근교에서 12년째 농사를 짓고 계신 도시농부이다.

블로그에서 제법 알려진 유명 도시농부들이

텃밭 농사를 지으면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가르침을 받았다고 입을 모으는

족집게 선생님 같은 분이다.

 

특히 올해 네이버 파워 블로그 선정 시 순수 정보성 블로그가 아닌 경우

연임(?)에 실패한 경우가 굉장히 많았는데

올빼미님의 블로그 '올빼미 화원'의 경우 5년째 굳건히 파워 블로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http://manwha21.blog.me/

 

도시농부 2년차인 나도 올빼미님의 블로그며 책을 보면서

농사지을 때 막히는 부분을 해결하고 있다.

  

믿고 볼 수 있는 올빼미님의 책, '텃밭 가이드2'는

도시농부를 꿈꾸는 이들이 막막할 때 찾아보기 좋은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텃밭 가이드 시리즈의 2권이다.

도시 텃밭의 농사 기법에 대한 총망라가 1권이었다면

2권과 출간 예정인 3권은 각각 작물 별로 재배 방법이 아주 자세하게 나와 있는 책이다.

 

 

 

 

일단 텃밭 가이드2를 살펴보면-

 

각 코너의 첫 번째 부분에는 작물의 사진과 함께 요약이 나온다.

재배 난이도, 해충 피해 정도, 추천도.

직파, 육묘파종, 수확기 등이 띠막대표로 나와 있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작물의 특성이 비교적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쌈채소의 종류와

쌈채소를 기르는 밭을 만드는 방법.

사실 이 밭 만들기가 처음 시작하는 도시농부들에게는

일정 규격을 임대하는 형식이라서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인식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주말농장에서는 어찌 보면 그 땅 자체가 상품이기에

모든 밭에 기본적인 조치는 해서 임대한다.

내가 이 밭을 임대하기 전에 이 밭을 사용했던 사람이 어떤 작물을 심었고 어떻게 밭을 관리했는지 알 수 없고

작물마다 잘 자라기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작물의 특성에 맞게끔

밭을 만드는 것이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밭 만들기(흙)이 기본 중에 기본이 아닐까 생각된다.

 

올빼미님은 척박한 땅을 직접 경험과 실패를 통해 옥토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기에

작물마다 그 노하우가 잘 설명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육묘, 직파와 옮겨 심기.

재배 및 장마.

하반기 재배 및 생리장해.

병충해, 수확과 갈무리.

 

  

이렇게 쌈채소 하나만 보더라도 14 페이지에 걸쳐 자세하게 나와 있다.

대다수 아주 마음에 들지만 초보 농부라서 아주 약간 아쉬웠던 점은 

모든 작물의 씨앗 확대 사진도 함께 넣어주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섹션도 세부적인 디테일은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폼으로 이루어져 있다.

 

텃밭 가이드 2권의 목차는

뿌리채소, 잎채소... 이런 식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고

쌈채소, 반찬 식물, 김치 작물, 향신 채소 작물, 1m 지주 작물, 2m 지주 작물, 식량 작물, 유용 작물, 기타 작물 등

단순 분류가 아닌 보다 실용적인 느낌으로 분류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전과처럼 두툼한 느낌의 책인데

내용이 많아도 군더더기가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고

하나 버릴 것 없이 내용이 꽉 찬 느낌이다.

 

한 해만 농사 지어보고 계속할지 말지 결정하겠다~

하는 사람에겐 어찌 보면 적합하지 않은 책이다.

왜냐하면 양도 방대하고 책 가격도 일반적인 단행본과 다르게 비싼 편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늘 소개하는 텃밭 가이드2는 각 작물의 기르는 방법에 중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농사짓는 방법적인 면을 전체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텃밭 가이드 1권과 함께 보아야 한다.

 

도시텃밭이라는 것이 생각 보다 쉬울 수도

생각 보다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1년 정도 봄, 여름, 가을, 초겨울까지 농사를 지어보고

여러 가지 면을 고려했을 때 내년에도 할 수 있겠다 싶으면

고민하지 말고 텃밭 가이드1, 2권을 사서 겨우내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나 역시 작년에 망친 작물들 위주로 책을 살펴보았는데

올해는 풍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실패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실용서인 텃밭 가이드2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에세이 형식의 서문이었다.

더운 여름날 어린아이들 데리고 툴툴대는 남편을 설득해 가며 텃밭 농사를 짓는 이유를 이제야 명확히 알게 되었다.

 

아래 올빼미님의 서문은

내가 텃밭 농사를 짓는 이유이며

텃밭 농사 한번 해볼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시작해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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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 자신을 통해 이 시대 수많은 도시인들의 갈증을 알게 됐고,

그 갈증을 해소하는 데 텃밭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농사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저는 농부가 되려는 뜻이 없고 앞으로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농사를 지으면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얻습니다.

도시농부의 농사는 농사를 잘 짓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농사를 통해서 자신을 찾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중략)

 

다수확이 목적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을 깨우고 각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중략)

 

저는 사실 먹을 것이나 요리에 관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농사 초반에는 오직 기르는 것만 신경 썼습니다.

그런데 농사를 짓는 목적이 나의 내적 성숙이라면

그 과정을 통해 얻은 수확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 하는 것이 잘못이 아닌가 하는 깨달음이 왔습니다.(중략)

 

이 세계가 단순히 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삶을 더 정성 들이고 섬세하게 사는 훈련의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씻고 다듬고 여러 가지로 변형하기 위해 수고하는 그 시간은 내가 나를 다듬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도시농부의 농사는 밭에서 농사짓는 것과 갈무리하는 것이 다 합쳐져서 완성되는 것입니다.(중략)

 

이 모든 기록을 정리하면서 몸을 쓸 줄도 모르고,

오직 정신세계에만 몰두하고,

현실세계에 발붙이지 못하고 살던 한 도시인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농사를 지으면서 우리가 디디고 선 이 땅을 처음으로 직시하게 되고,

그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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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ook 신경옥이 사는 법 - <작은 집이 좋아>에서 못다 한 이야기 F.book 시리즈
신경옥 지음 / 포북(for book)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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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앤 내추럴 하면 떠오르는 인테리어 작가, 신경옥님의 새 책이 나왔다.

내가 좋아하는 포북의 '좋아' 시리즈들 중에서도

참 소중히 아끼는 책 '작은집이 좋아'를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긴 작가님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인테리어 작가?

보통은 앞의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나는 이 분을 인테리어 작가라고 부르고 싶다.
Simple is the best!
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내추럴이 최선이고 최고이다!
라는 생각을 심어준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는 인테리어 작가!

 

인테리어 작가의 집은 대체 얼마나 예쁜지 한번 보자!

하고 두 눈 똑바로 뜨고 훔쳐본 신경옥님의 집.

사실 앞선 작은 집이 좋아!에서 봤던 터라 큰 차이는 없지만

다시금 새롭게 정리해서 보니

속속들이 활용해보고 싶은 요소들이 많다.^^

 

이 책에는 신경옥 작가의 집과 옷 그리고 자녀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사는 법이라고 하기엔 좀 카테고리가 적은 느낌이다.

그러나 시집갈 나이의 딸이 있는 중년의 작가이기에

그 사는 법을 백과사전 마냥 죽 늘어놓다가는

뭐, 신경옥이 사는 법1, 2, 3, 4....

끝도 없을 것이 분명하니 그저 신경옥이 사는 법들 중 핵심 엑기스만 뽑아 모은 책이다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책 신경옥이 사는 법은

딱 신경옥이 사는 법이라고만 이해하기보단

여자가 사는 법

혹은

어떤 여자가 특별한 자기만의 가치관 대로 살아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 중 하나-

 

'제발 공부 좀 그만해라' 고 말하는 엄마 신경옥에 대한 딸의 이야기이다.

 

정말 신선한 사고방식이었다.

 

그런데 돌이켜 보니 내 어머니도 비슷했던 것 같다.

 

학교 가기 싫어서 농땡이 치고 싶은 날엔

'그래~ 그래~ 가지 말고 오늘은 푹 잠이나 자!'

하고 친히 선생님께 전화를 걸어 아프다거나 할머니 댁에 가야 해서 학교를 하루 못 나간다고 둘러대 주셨던 어머니.(^^::)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나는

그 다음날이면 '왜 하루 더 쉬지?' 하는 어머니를 뿌리치고(?)

학교엘 갔다, 서둘러서.

 

어머니 덕분에 나는 단 한 번도 개근상을 타진 못 했지만

극성스럽지 않은 어머니 덕에

모든 일은 스스로 알아서 찾고 해결하는 성향을 갖게 되었다.

 

집을 꾸미는 것에,

자식을 기름에,

생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정답이나 정석이란 것이 있을까.

 

자신의 선택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 것.

비록 그 선택이 평범하지 않더라도

자기만의 신념을 갖고 살아가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남들 하는 대로 똑같이 하려고 애쓰면 반드시 행복해질까?

남들과 좀 다르게 살면 불행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일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해주었던 책 '신경옥이 사는 법'

 

이 책은 집 잘 꾸미고 유명한 중년 여성의 책이라는 편견을 한 장 접어두고

무념무상으로 읽어나가다 보면

오래 살아온 한 여성의 철학이 느껴지는 그런 책이다.

 
그리고 f.book-
 
워낙 유명하고 좋아하는 시리즈인 포북의 '좋아' 시리즈를 기획한 에프북에서
작년에 야심 차게 시작한 비정기 간행물.
 
이제 두 권 째 만나고 보니
확실히 잡지의 성격은 아니고...
 
f.book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내심 한국형 컴홈 잡지가 되어주길 바랐었다.
 
한국형 컴홈 잡지 같지 않은 것이 참 아쉬우면서도 또 뜻 모를 기대감도 있다.
 
지난 첫 호에서는 '서른 넘어 옷 입기'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펼쳤었는데
이번 호의 주제이자 소재는 '신경옥'
 
약간 뭐랄까-
포북의 좋아 시리즈의 자기 복제물 같기도 하다.
 
제목이 '신경옥이 사는 법'이 아닌
'이상한 엄마여서 좋아'(??)나
'평범한 엄마가 아니어도 좋아'(??)
와 같은 좋아 시리즈의 신간이었어도
그렇게 어색하지 않았을 법한
포맷과 느낌이었다.
 
이 점은 f.book의 특징이고 장점이자
또 한 편으로는 약간의 맹점이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감히.
 
그래도 f.book의 창간호와 2호를 모두 읽었고
앞으로 출간될 3호, 4호 모두 애정 하며 읽어볼 독자이기에
어떤 점들은 점점 더 농익어 가고
또 어떤 점들은 조금씩 바뀌어 가는...
그런 변화 과정들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며...
 
애정 하는 f.book의 두 번째 독후감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아 참!
깜박할 뻔했는데... (ㅋ)

 

 

 

그래서 신경옥이 사는 법이 뭐냐면_

 

 

--------------------------------------------------------------

 

 

 

달리고 있는 사람에게 더 빨리 달리라고 해서는
안 되는 법입니다.
‘조금만 쉬어가는 게 어떨까?’
하고 물 한 잔 건네는 게 도리인 것 같습니다.
눈뜨면 달려 나가는 남편,
전쟁터로 나가는 병사처럼 학교를 향해 가는 아이들, 자꾸 기력이 약해지는 부모님...
그들 모두는 지금 달리고 있는 중입니다.
조금 부족하고, 완성되지 않은 삶이어도
그들은 모두 최선을 다해서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여자로 사는 당신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애쓰지 마십시오.
충분히 달려왔고, 지금도 그렇게 열심히
달리고 있다는 것이.....
제 눈에는 다 보이는 군요.

 

 

-신경옥이 사는 법 中-

 

--------------------------------------------------------------

 

 

신경옥 작가의 이 글을 읽었을 때(말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뭔가 왈칵하고 올라왔다.

 

세월을 온전히 살아본 인생 선배만이 해줄 수 있는

가짜 아닌 진짜 조언이라는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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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자수 수업 - 계절을 수놓는 시간 꽃 자수 수업 시리즈
이연희 지음 / 나무수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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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하고 수수하고 일상이 평온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어여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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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자수 수업 - 계절을 수놓는 시간 꽃 자수 수업 시리즈
이연희 지음 / 나무수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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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디. 어.

나왔다.

 

 (아직은 엉터리지만)나의 자수 선생님이신 수수님의 첫 자수 책.

 

2010년-

첫아이 낳고 산후우울증이 너무나 심해서

하루 종일 젖먹이 아이 기르면서도 틈틈이 했던 수놓기.

 

하얀 천과 가지각색의 실로 그려내는 그림들.

그 수많은 시간들이 가져다준 소소한 행복감을 아직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요즘은 넘쳐나는 것이 자수 실용서이고

간단히 검색만 해도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정보들이 넘쳐나지만.

 

내가 처음 수를 놓기 시작한 2010년에는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자료가 딱히 없는 탓에

수입 일서를 펼쳐놓고 남편에게 번역을 부탁해서 독학하며 익혔더랬다.

 

그 당시 얼마나 자료가 부족했냐면,

내가 자수 연습을 좀 많이 해서 실용서를 출간하면 대박(?) 날 것 같다는 생각마저 했을 정도였으니!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다. ^^;;)

 

여하튼 그 무렵 내게 한 줄기 빛이 되어준 블로그가 있었으니-

수수님!

바로 수수님의 블로그를 보며 기초부터 시작하고 익혔더랬다.

 

자수나 뜨개질이나 바느질 등...

이런 취미들이 독학할 때 가장 막막한 게 뭐냐면

책을 보고 습득해도 꼭 한 두 개 씩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생기는데

그럴 때면,

아... 이래서 다들 돈 주고 선생님께 배우는구나-

라는 생각-

 

그렇지만 젖먹이 아이에, 형편도, 시간도...

정식 수강을 하는 것이 내게는 참 사치였더랬다.

 

그때 나를 이끌어주신 분이 바로 수수 선생님.

 

단 한 번도 뵌 적 없고

수수님이 나를 기억하실는지 못 하실는지도 확신할 수 없지만.

 

여하튼 수수님의 블로그는 내가 맨 처음 혹은 두 번째? 정도로 구독한 블로그였다. ^^

 

 

1~2년 전부터 폭발적으로 자수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내심 수수님도 책 내실만 한데 왜??

하며 궁금했더랬다.

 

적어도 내게는 수수님이 자수 세계에서의 원조나 다름없었기에!

 

핸드메이드를 하다 보면

나 부터도 생각이 많아진다.

내가 만든 것들, 내가 쓴 글귀, 무심코 남긴 댓글...

 

그런 것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것들은 나와 닮아 있다.

나의 모습을 대변해주고 나의 성격과 성향을 비춰주는 거울과 같다.

 

타인에게서 그런 점들을 발견했을 때-

나 자신을 돌이켜보면은.

나는 얼마나 진정성 있게 하고 있는가-

에 대한 자문을 하게 된다.

 

 

내가 수수님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수님의 라이프 스타일,

패션,

가구나 인테리어,

글...

 

그 어느 것도 수수님의 자수와 이질적인 것이 없다.

 

하나같이 은은하고 수수하다.

가짜가 아니고 좋아하는 척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것이 한 번도 만나본 적 없어도 그냥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수수님의 자수를 보고 있으면

수수님의 블로그에 가면

수수님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평온해지는 느낌.

차분해지는 느낌.

 

전혀 튀지 않는데 그런 느낌들이 차~암....

 

 

중독성이 있다.^^

 

 

 

 책 출간 소식을 전해 듣고 언제 나오려나~

기다리고 기다렸다 출간되자마자 얼른 사서 펼쳐본 선생님의 책. 

아...

좋다-

 

 

 

 

 

조바심 내지 마세요-

마음을 비우는 시간-

 

수수님의 자수 철학.

 

비단 자수뿐만 아니라 바느질이나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나...

모든 핸드메이드가 다 그러한 것 같다.

 

 

 

 

 

수수님의 은은한 자수와 함께

고즈넉한 소품들 구경하는 것이 이 책을 보는 재미 중 하나.

 

 

 

이 책은 우리나라 산과 들에 무심히 피어 있는 들꽃을 수놓은 책이다.

봄, 여름, 가을에 피는 갖가지 야생화들.

 

나는 보통 장미나 수국, 히아신스 등과 같은 꽃이 크고 색이 화려한... 꽃을 좋아하는 편이라

처음 수수님의 자수를 통해 접했던 우리 꽃들이 심심하게 느껴졌었다.

 

차를 마셔도 초콜릿이나 캐러멜 시럽이 잔뜩 든 커피를 마시지 녹차는 맹숭맹숭해서 잘 안 마셨는데,

그런데 한 해 두 해 시간이 가고 보니 이제는 취향도 점점 변해간다.

 

그냥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연적인 것, 수수한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고

더 가치있게 느껴진다.

 
수수님의 자수는 전통 자수를 기초로 한다.

수수님 역시 독학으로 자수를 익히셔서 초창기 국내에 자료가 별로 없는 탓에

한국 전통 자수 책을 보고 많이 공부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보통은 아우트라인 스티치, 새틴 스티치, 롱 앤 숏 스티치 등으로 표현되는 기법들이

이 책에는 이음수, 자련수 등의 용어 되어 있다.

 

 

개나리만큼 흔한 봄꽃이 있을까.

지금 창밖의 들에는 이 개나리들이 몸을 풀기 위해 한껏 멋을 내고 있겠지.

너무 흔해서 그 아름다움을 차마 모르고 사는 개나리꽃이

봄꽃으로 가장 먼저 소개되어 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이 책에서 참 좋았던 부분이 자수 도안 부분이었다.

그냥 라인으로만 되어 있는 일반 도안과는 달리 실제 크기 그대로 어여쁜 일러스트로 되어 있다.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인 듯~^^*

 
여름꽃으로 무얼 소개할까 생각하다가

채송화를 보고 바로 콜! 했다.

어릴 적 담장 밑에는 어느 곳에나 채송화가 피어있었다.

정말 흔했다.

그래서 채송화가 얼마나 예쁜지를 몰랐었다.

작년 여름 운전면허학원을 다니면서 길가에 한가득 피어있는 채송화를 보았는데

아... 얼마나 반갑고 예쁘던지.

어린 시절도 떠오르고...

색연필로 채색한 듯한 야리야리한 일러스트는 정말 마음에 쏙 든다.

 

 

 

아마도...

들꽃 중 가장 좋아하는 꽃이지 싶은 벌개미취.

이사 오기 전 살던 동네에서 선릉 산책을 자주 했었는데

길목마다 이 벌개미취가 정말 한가득 피어 있었다.

해질 무렵이면 약간 형광스럽게(?) 빛나던 연보랏빛-

늘 어려웠던 자련수도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예전에 자련수 놓을 때 각도 맞추기 어려워서 혼자 고생했었는데

그때도 수수님께 여쭤봤더니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

 

이 자련수 하나면 꽃이나 잎 모두 어떤 도안이든지 다 놓을 수 있다.

복잡하고 다양한 자수 기법들-

굳이 필요치 않다. ^^

 

수수 선생님의 첫 책, 꽃자수 수업 

은은하고 수수해서 더 정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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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 콩콩... 콩콩...

마치 내게는 두근두근 거리는 심장박동처럼 느껴지는_

 

행복한 핸드메이더 콩콩님의 첫 책이 나왔다.

그동안 '리넨이 좋아!'처럼 미술로 따지면 기획전 같은 책을 내기도 하셨는데

이번에는 개인전처럼 혼자 책을 내셨다.

 

믿고 사보는 책? ㅎㅎ

그간 콩콩님의 블로그를 들락날락하면서 꿈에 그리던 데크룸, 아름다운 핸드메이드 작품들 봐왔던 터라

서울에서 시골로 내려가 사시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이 녹아있을 이 책을 만나볼 기대감은 말할 수 없이 컸다.

 

일단 뜸들이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 관계로!

 

이 책 정말 소장 가치 있다!

라는 결론부터 훅 내질러놓고~

 

 

 

이 책을 기획하신 코티지님께서 손수 한 필 한 필 그려서 만드셨다는 예쁜 그리고 빈티지한 꽃 표지.

하드커버 책 좋아하는 내겐 소장가치 쭉쭉 올라가는 북디자인이다.^^*

 

 

 

어느 한적하고 소박한 시골길.

365일 수없이 많고 평범한 나날들 중 어느 하루일 뿐인데도

이렇게 멋스럽다.

이야기가 있다.

 

이래서 자연이 좋다.

 

 

이 책을 처음 사서 혼자 아이들 재워놓고 새벽에 맥주 한 잔 하면서 읽어보는데,

여기 이 파릇파릇 봄의 기운이 내려앉은, 보기에도 따뜻하고 평온해 보이는-

마당 한편에 무심히 널어놓은 새하얀 빨래를 보면서

주책맞게도 울컥했더랬다...

 

당장 한 시간만 달려가도 마주할 수 있는 풍경이고

더 가까운 곳에도 이런 곳을 만날 수 있을 텐데.

 

내게 평화로운 시골은 사막의 신기루처럼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미지의 차원인 듯도 하다.

그래서 울컥했다 보다.

 

8년 전 서울에서 이곳 이천의 시골로 내려가시면서

콩콩님도 뜻 모를 설렘과 걱정이 교차하셨겠지.

 

나도 언젠가는 용기 내어 볼 수 있기를-

 

 

 

 

자두꽃을 양산 삼아 초록 풀을 융단 삼아

시시각각 자태를 바꾸는 따스한 봄햇살을 음악 삼아...

 

 

매일 매일, 계절 계절 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되는

시골 낭만 생활.

 

 

콩콩님을 처음 알게 된 환상적인 데크룸.

핸드메이더들 치고 이런 작업실 안 가져보고 싶은 사람 있을까?

(데크룸은 콩콩님댁 낭만 시골집의 거실이기도 하다.) 

뭐 어떤 미사여구를 갖다 붙인대도 표현되지 않는,

핸드메이더들에게만 있는 뉴런 어디쯤인가의 공통분모로 인해~

 

그녀가 좋은 것은 뭐든 다 좋다.

이거 좋아?

라고 묻지 않아도 그냥 대답부터 할 수 있는...

 

취향이 비슷한 우리-

 

콩콩님의 부군이신 꽁지님은 티니맘식 표현으로 한다면

'레알 도예인'이시다.

 

묵직한 소울이 느껴지는 깊이가 있는 그릇들.

아마도 콩콩님이나 꽁지님은 서로가 서로에게 무한 영감을 주고 받는 소울 메이트이실 듯~

 

개인적으로 이렇게 예술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부부가 참 부럽다.

 

 

콩콩님의 아름다운 도자기 샵_ 가마가 텅 빈 날.

 

이 겨울이 가고 따스한 봄볕이 길 위를 데워주는 계절이 올 때 쯤-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

한 겨울에 봄을 기다리며 설렐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세상을 보는 마음의 속도가 여유로워졌다는 것이 아닐런지.

 

나도 응달에 쌓인 하얀 눈을 보며 한 걸음 또 성큼 다가와 있을 봄을 기다리게 되었다...

 

 

행복한 사람 콩콩님의 살구 향내 폴폴 나는 어여쁜 책, '시골 낭만 생활'

 

책을 읽으며 내내 자연을, 핸드메이드를, 여유를, 행복을...


함께 음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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